다 죽었던 필름 회사, 이렇게 살아났다

2015.07.23 10:13:32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한국경제에 나온 글 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제목이 "혁신 되찾은 일본 기업, 더 강해졌다..상식 깨버린 후지필름..'죽은 사업'필름에서 미래를 만들어"란 글인데 한마디로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글이었다.

이 글의 결론은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면서 2012년 세계 최대 필름 회사였던 코닥은 문을 닫았는데 1934년 카메라용 필름을 만들기 시작했던 '후지필름이 살아남은 이유가 무엇인 가'하는 글이다. 글의 초점은 2000년대 들어 필름은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췄고 업체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후지필름은 필름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원천 기술에 대한 깊고 창의적인 연구와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환골탈태'에 성공한 대표적인 일본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4년 한 해만 사내 필름 관련 인원 5000명을 구조조정하며 고모리 후지필름회장은 구조조정과 함께 필름 사업을 더 깊게 분석해 보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고 70년 넘게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해 온 필름 안에는 분명히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은 임직원들이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했다. 마침 열리기 시작한 LCD TV시장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LCD TV 에는 색상을 조정해 주는 부품이 필요한데, 이 속에는 색상을 조정해 주는 TAC(Tri-Acetyl-Cellulose)필름이 반드시 들어가며 그 구조가 카메라용 필름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이에 착안한 고모리회장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05년 1500억엔을 한 번에 투자했고 현재 후지필름은 세계 TAC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또 하나, 필름의 소재에도 주목했다.

필름의 원재료는 콜라겐이다.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콜라겐은 화장품에 많이 쓰인다. 70년 이상 콜라겐합성물을 만든 후지필름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관련 기술을 잘 알았다. 이를 활용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더 나아가 필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20만개 이상의 화학성분을 합성해 본 경험이 있는 관계로 제약회사를 인수하여 에볼라 치료제 등 혁신적인 의약품을 시장에 내 놓아 화장품과 의약품 부문에서 4000억엔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1위였던 코닥 필름이 2012년 파산신청을 했지만 후지필름은 세계의 기업으로 우뚝 서고 있다. 그것도 다 망한 아이템에서 살아 갈 방법을 찾는 노력으로..우리도 후지필름의 이런 면을 벤치마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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