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시대 열린다

2013.07.04 17:42:58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나는 아직도 스마트 폰을 사용 안 한다. 2.5세대인 폴더폰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커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럼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을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 이제 곧 이런 시대가 열린다. 이른바 '그래핀'이란 신소재로 말미암아 이것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벌집 구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벌집은 육각형의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벌의 몸이 거의 원통형에 가까운데 벌이 원형의 집을 짓지 않고 육각형 모양의 집을 짓는 이유는 만일 원 모양으로 집을 그려보면 하나의 원은 가장 완벽한 모양이지만 여러 개의 원으로 집을 지을 땐 중간 중간에 팀이 생겨 공간의 낭비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원 모양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공간의 낭비가 없는 것이 바로 육각형 형태이기 때문에 벌은 육각형 모양으로 집을 짓는 것이다.

사실 육각형의 모양을 하는 것은 일반 자연계에서도 상당히 많다. 예로서 눈송이가 그런데 이는 눈 성분은 물이며 눈이란 이런 물 분자가 안정적으로 배열해 얼어붙은 것이다. 이래서 육각수란 이름도 나온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은 가장 안정된 형태를 취한다는 섭리를 알 수 있다. 그래핀도 마찬가지이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평면에서 벌집 구조를 이루는 물질로 연필심으로 쓰이는 흑연인 '그래파이트(graphite)'와 탄소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 '-ene'를 결합하여 만든 용어다. 그래핀은 0.34nm의 두께로 매우 얇고 투명하며 화학적 안전성과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며 특히 신축성이 좋아서 늘이거나 접어도 전기 전도성을 잃지 않기 때문에 '꿈의 나노물질'로 불린다.

이를 이용하면 손목시계 모양의 스마트폰, 접을 수 있는 태블릿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흑연은 탄소를 육각형의 벌집 모양으로 층층이 쌓아올린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핀은 겹겹이 쌓인 흑연의 육각형 벌집 모양 층 중 한 층을 떼어낸 것으로 휘어지고 투명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구리보다 100배 전기가 잘 통하고 강도는 강철의 200배 튼튼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래핀은 이른바 띠 간격(Band gap)이 없어서 상용화하기 어려웠다.

쉽게 말하면 전자소자는 켜고 끌 수 있는 즉 ON-OFF 기능이 있어야 하는 데 그래핀은 그 기능이 없어서 상용화를 못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그래핀의 한계를 보론나이트라이드와의 결합을 통해 해결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따라서 보론나이트라이드를 기판으로 쓰고 그 위에 그래핀을 올리면 그래핀의 한계가 극복되어 접을 수 있는 태블릿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탬블렛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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