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얼굴을 가려도 이젠 걸음걸이로 잡습니다

2013.10.17 18:12:14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미국이 골머리를 앓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테러에 대한 공포이다. 더구나 테러범들은 이미 그 얼굴이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테러범들이 선글라스, 긴 수염 등 본인의 얼굴에 대한 변장을 하는 관계로 테러범 검거가 결코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런데 아무리 얼굴을 변장하였어도 숨길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걸음걸이(gait)이다. 따라서 걸음걸이 인식을 통해 테러범 검거가 가능하게 된다. 사실 걸음걸이에 대한 연구는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그 간 주된 연구들이 의료 및 심리학 분야에서 걸음걸이를 통해 사람의 컨디션이나 정신 상태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가 주를 이루어왔다.

그러던 것이 IT기술, 특히 영상 처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범인 검거 및 영상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걸음걸이 인식 연구가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어떤 살인사건이 발생 했을 때 CCTV를 통해 분석한 얼굴 영상의 경우 화질이 열악하여 살해용의자가 누구 인지 파악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를 걸음걸이 분석을 통한다면 영상 화질 및 조명 조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살인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게 된다.

한 예로 올해 초 서울 시내버스 차고에 불을 지른 범인의 모습이 CCTV에 찍혔지만 얼굴만은 찍히지 않았다. 그러나 버스 회사 기사들이 화면 속 걸음걸이를 알아 본 덕분에 이 회사에서 해고된 기사를 범인으로 붙잡았다. 하기사 구두수선공은 신발 굽을 보고 신발 주인의 성격까지 짐작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걷는 모습에서 성격. 기질. 건강을 보아내고 운명까지 알아내려고 한다. 일본의 연구팀은 100명의 걸음걸이를 분석한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한 사람씩 걷게 한 결과 99명을 알아 맞혔다.

아무튼 걸음걸이는 몸무게, 근육 강도, 힘줄과 뼈 길이, 뼈 밀도, 습관 및 질병이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걸음걸이로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걸음걸이와 관련된 인식 기술은 이스라엘 벤처회사가 개발한 익스트림 리얼리티라는 S/W가 있고 삼성전자, NEC 등에 이를 일부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현재까지 걸음걸이에 대한 연구가 폭 넓게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고 또 그에 따른 시장도 아직은 크게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걸음걸이 인식은 사람 개개인의 특성을 이용한다는 점과 사람의 움직임(motion)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그 활용 가치는 향후 대단히 큰 시장을 형성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모자에 마스크만 쓰고 CCTV에 얼굴만 안 찍히면 완전 범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들, 이제 걸음걸이로 인해 잡힌 다는 것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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