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마이리틀샵 - 가족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 청주 사창동 '세뚜리동죽칼국수' 전재형 대표 "어머닌 홀로 6남매를 키우셨어요. 반평생 식당일만 하셨죠. 익숙해진다는 게 참 무서워요. 그 희생조차 당연하게 여겨지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식당일을 마치시고 제게 입을 여셨어요. '도저히 힘들어서 못 하겠다'면서...(울먹) 죽을 거 같았어요. 그동안 외면한 어머니의 고생이 그 말 한마디에 담겨있는 듯했으니까요. 다짐했어요. 어머니의 남은 인생을 보상해 드려야겠다고. 그때였어요. 구체적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청주 내덕동 '후다닭치킨' 장기완 대표 "이 가게는 어머니의 희생이 녹아있는 곳이에요. 제 사업을 위해 당신의 식당을 포기하셨거든요. 사실 '난 절대 어머니처럼 장사하진 않겠다'라는 말로 어머니의 맘을 움직였어요. 그래서 맘이 늘 무거워요. 삶의 터전에 대한 어머니의 자존심을 건드린 거니까요. '하루 종일 가게에서 손님만 기다리다 집으로 돌아와 힘들어하는 어머닐 보는 게 너무 힘들다'는 말이 속내였지만." 청주 복대동 '우드플레이' 김재호 대표 "어릴 적 제 모든 장난감은 나무 재질이었어요. 놀이터는 아버지 작업장이었고요. 아버지가 목수셨거든요. 하지만 나무가 늘 좋았던 건 아니었어요. 체벌 받을 때면 회초릴 아버지의 작업장에서 직접 골랐었기 때문이죠. 처음엔 꾀를 냈어요. 무른 재질의 나무를 골라간 거죠.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어요. 맞을 땐 모든 나무가 한결같거든요.(웃음)" 청주 수동 '주주' 조아라 대표 "아직도 부모님은 제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인형을 버리지 않으셨어요. 추억이 물건으로 간직될 수 있다는 걸 소중히 생각하신 거죠. 저를 향한 부모님의 마음을 손님에게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이곳에 와 '나도 옛날에 이런 거 있었는데'라는 혼잣말이 나올 수 있도록." 청주 운천동 '아띠헤어' 남호진 대표 "가게를 오픈하고 7년이 지날 때 쯤 아버지가 처음으로 이발을 부탁하셨어요. 기묘했어요. 당신의 자식들이 미용을 해왔어도 아버진 오로지 동네 이발소만 고집하셨거든요. 하지만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아버지의 머리를 깎아주시는 이발사의 가위질의 특별함을요. 현대미용의 기술과 시스템으로 넘볼 수 없는 정서적인 가치가 담겨져 있었던 거죠." 청주 북문로 '비스트로1989' 조항조 대표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어머니의 권유로 요리를 시작했어요. 공부 못하는 아들이 창피했을 법도 한데 한 번도 불평 하신 적이 없으셨어요. 그저 공부를 싫어하는 아들의 진로에 대해서만 고민하셨죠. 그러다 맞벌이 부모 밑에서 손수 끼니를 챙기는 여동생을 보고 '이거다' 싶으셨대요. 고마웠죠.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청주 모충동 '형제쭈꾸미' 박장원 대표 "친형과 동업을 하고 있어요. 손님이 없을 땐 형과 다툴 일이 전혀 없지만, 바쁘면 다툼도 잦아지더라고요. 가끔은 미친 듯이 싸우기도 해요. 그럴 땐 항상 '역시 일은 가족이랑 하는 게 아니야'라는 생각 뿐이죠. 하지만 또 다음 날이면 언제그랬냐는 듯 형을 찾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어요. 가족이란 건 이런 것 같아요.(웃음)" 청주 산남동 '앤드류신' 최윤정 대표 "큰 딸이 늦은 밤까지 온라인 백일장을 준비하더라고요. 딸이 잠든 새 백일장을 읽고 몰래 살짝 고쳐 제출했죠. 다음날 딸이 노발대발 했어요. 왜 고쳤냐면서. 더 이상 그 글은 내 글이 아니라면서. 그리고 며칠 후 그 글이 상까지 받게 된 거예요. 딸 아이가 집에 상장을 들고 왔는데 이름을 고쳐놨더라고요. 본인 이름을 지우고 제 이름을 써 놓은 거죠. 그러곤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엄마 상 받은 거 축하해'라고요.(웃음)" 청주 비하동 '캠핑카즈-알빙코리아' 김광식 대표 "아내를 만나면서 캠핑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어요. 아내는 캠핑을 싫어하거든요. 제 캠핑생활 암흑기가 시작된 거죠. 우울했던 그 시기의 구원자는 다름 아닌 제 아이들이었어요. 아이들 핑계로 캠핑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거든요. 아이가 몇이냐고요· 아직 멀었어요. 셋밖에 안됩니다. (웃음)" 청주 주성동 '감성고기' 변재훈 대표 "공기놀이, 소꿉장난, 고무줄 같은 여자 아이들이 하는 놀이는 모두 섭렵했어요. 형제들 중 여자들이 많았거든요. 누나를 무조건 언니로 불렀죠. 사춘기 때 즈음, 그런 내가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인식했어요. 형을 형으로, 누나를 누나로 부르기 시작했죠.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는지 몰라요. (웃음)" /사진=김지훈 기자·글=김희란 기자
마이리틀샵 - 142. 청주 서문동 '비스트로1989' 조항조 대표 [충북일보] “한국 사람들만 ‘빨리 빨리’를 외친다는건 그야말로 편견이에요. 서울에서 일할 땐 한번도 서두르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프렌치 레스토랑이라는 특성상 그럴 수도 있지만 그때의 쉐프님은 항상 섬세하고 완벽한 접시를 주문하셨어요. 천천히 해도 되니 실수하지 말라는 거였죠. 하지만 호주에서 일했던 레스토랑은 달랐어요. 워낙 바쁜 식당이다보니 늘 ‘빨리 빨리’를 외치는 사람들뿐이었거든요. 주방도 홀도 모두가 빠른 것을 원했죠. 결국 한번에 프라이팬 4개를 돌리는 정도까지 마스터하고 돌아올 수 있었어요.” “저와 함께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셨던 어머니의 권유로 요리를 시작했어요. ‘선생님 아들’이었거든요. 맞벌이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다보니 여동생과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을 눈여겨보셨대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공부 못하는 아들이 창피하셨을 법도 한데 한번도 내색하신 적은 없어요. 공부를 강요하신 적도 없고요. 그저 공부를 싫어하는 아들의 진로는 뭐가 있을까 고민해주셨던거죠. ” “호주에서 돌아와 미래를 고민하던 시기에 시장에서 창업한 청년들을 다룬 프로를 보게됐어요. 신선한 충격이었죠. 바로 다음날 외할아버지가 장사하셨던 서문시장을 찾았어요. 창업을 한다면 그 곳에서 하고 싶었거든요. 빈자리가 없어 포기하고 돌아섰을 때 지금의 가게 자리가 눈에 띄었어요. 시내와 가깝지만 한적한, 그리고 원하던 시장 입구에 위치한 이 곳이 마음에 쏙 들었죠. 그 프로를 보고 꼭 3개월만에 가게 문을 열게 됐어요. ” “단일 메뉴로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고 가장 잘하는 걸 선택한 저만의 고집이었죠. 계절별로 하나의 파스타와 스테이크, 샐러드를 시도했어요. 몇 번 찾아오신 단골 분들이 아직도 메뉴가 안 바뀐거냐고 불편한 기색을 보일 때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가장 자신있었던 굴매생이 파스타로 힘든 겨울을 보낸 뒤에야 보편적인 메뉴를 시작했어요. 그제서야 컴플레인이 없어지더라고요. (좌절) 그래도 다음 겨울엔 다시 굴매생이 파스타를 추가 할꺼예요. (웃음) 정말 맛있거든요. ” “군대에 갈 때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해보고자 일반병으로 지원했어요. 요리라는 틀에 갇히고 싶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결국 취사병으로 차출됐을 때 절 뽑으신 분이 참 밉더라고요. 그런데 한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해내면서 차츰 요리에 흥미가 생겼어요. 쉬는 시간에 쉬는 대신 밑간을 하고 요리 준비를 해두면 바로 피드백이 왔거든요. ‘야 오늘 맛있다’ ‘다른 날과 다르다’는 반응이 올 수 록 제 쉬는 시간은 줄어들었어요. 준비한 만큼 맛있어지는게 재미있었거든요. 제대할 때 쯤엔 저를 차출해서 미웠던 그 분이 은인같이 느껴졌죠.” “작은 커피숍들이 많이 생긴게 참 반가워요. 예전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특이하고 예쁜 가게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기분에 따라 다른 가게를 찾아가면 다양한 커피맛을 느낄 수 있어요. 단순히 커피 한잔이 아니라 여가에 대한 선택권이 넓어진 것 같아 좋아요. 음식점들도 그런 작은 가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메뉴에 상관없이 작은 가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가 있잖아요. ” /김희란기자 2016.8.3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충북일보]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충북대학교병원 교수 1명이 사직을 선언했다. 이는 의정 갈등으로 인해 사직하는 첫 사례다. 충북대병원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는 29일 의대 구관 첨단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7일 충북대 의대 기자회견을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힌 후, 오는 5월 1일을 사직 희망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다음 달 10일 마지막 외래진료를 끝으로 사직서 수리와 상관없이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의대 2천 명 증원안과 필수의료패키지는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근거도 없고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며 "사직서 제출 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의대 정원 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싸움을 이어가며 노력했지만, 이제는 버틸 힘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22일 고창섭 총장은 의대 교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니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 정도는 돼야겠다고 싶어 200명 의대 증원안을 냈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정말 의대 정원이 200명이 된다면 그 학생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다"고 한탄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들에 대해서도 사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국 마늘 재배면적이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충북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마늘·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3천291㏊로 2023년(2만4천700㏊)보다 5.7%(1천410㏊)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마늘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마늘과 달리 가격이 오른 양파는 기대 심리가 상승하며 재배면적도 늘었다.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1만8천628㏊로 2023년(1만7천282㏊)보다 7.8%(1천347㏊) 증가했다. 충북은 마늘·양파 재배면적 모두 증가했다. 충북 마늘 재배면적은 765㏊로 1년 전(669㏊)보다 14.2%(95㏊) 증가했고 양파 재배면적은 74㏊에서 137㏊로 84.9%(63㏊) 증가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카미스)를 분석한 결과 29일 기준 마늘 1㎏(상품) 가격은 9천854원으로 전년 대비 18.86% 하락했고 양파 1㎏(상품) 가격은 2천830원으로 21.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