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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4.10 15:36:39
  • 최종수정2024.04.10 15:36:39

이정균

시사평론가

총선도 끝났으니 이제 정치적 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정부와 의사 간 대화를 시작할 때다.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사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2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2천 명 증원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정부 측과 원점 재검토 또는 시행 1년 유예 등을 주장하는 의사 단체와 갈등이 깊어져 의료현장 곳곳의 위험상황이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 막다른 벼랑 끝

대형 수련병원에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환자를 떠났으며 의대생들의 수업거부와 휴학 신청, 대형병원 의사들의 업무과중으로 의료현장은 언제 어디서 무슨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살얼음판이 지속됐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지 한참 되었고, 병상 가동률은 뚝 떨어졌다.

정부와 의사 단체 간 대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제대로 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며칠 전 대통령과 전공의 단체 대표와의 양자 대화가 있었는데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갈등을 풀만한 대화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가장 고통받는 대상은 환자와 가족이다. 특히 응급환자와 중증환자는 대형병원이 아니면 적절한 치료와 수술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어서 고통의 정도가 치명적이다. 환자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이기주의를 관철하려 한다는 의사들을 향한 비판이 끊이지 않아도 사태 해결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큰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삼성병원, 신촌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은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매일 적자가 누적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무급휴가 실시에 이어 의사를 제외한 일반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하는 등 악화일로에 섰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한 의대생들의 수업거부도 한 달 가까이 됐다. 학사일정을 더 연기할 경우 의대생들의 집단유급을 피할 수 없어 수업을 재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모두 막다른 벼랑 끝에 몰렸다.

이처럼 의정갈등이 두 달이나 되도록 신뢰에 기반을 둔 대화의 첫 걸음도 떼지 못한 데는 2천 명 중원에 대한 현격한 입장의 차이가 주요 원인이지만 22대 총선에 미칠 정치적 유불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정치적으로는 여야 정당 모두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하고 국민 여론의 절대 다수도 이에 동의하므로 정책의 큰 방향은 잡힌 것이다.

남은 과정은 의사 단체와 대화를 통한 정책 추진인데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이 정부의 문제해결 능력이다. 정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의대 정원 증원 사안처럼 국민적 동의를 전폭적으로 획득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사례가 흔치 않다. 그럼에도 정부가 원칙은 고수했을지 몰라도 대화의 상대인 의사단체와 극한 대립을 자초하여 문제 해결을 더 난감하게 만들었고, 국민들에게는 정부가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대표적 이익단체 가운데 하나인 의사단체는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희대의 어록을 남겼다. 의사들에게 국민의 생명은 존엄할 수도, 돈벌이 수단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다 알지만 굳이 재확인 하고 싶지 않았던 그들의 진심을 일깨워 줬다. 어쨌거나 의정갈등을 이대로 언제까지 끌고 갈 수는 없다. 국민은 정부와 의사 양측에게 실망했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한다.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 정부와 의사 양측에 실망

지난 3월 30일, 우리 지역 충북 보은군 보은한양병원 응급실 당직 의사가 33개월 어린이를 살리려고 벌였던 필사적인 노력과 절규는 의사에 대한 존경심으로 숙연케 한다. 물웅덩이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어린이를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로 맥박이 돌아오게 했으나 다른 대학병원 등 11개 병원이 전원을 받지 않아 사망하고 말았다. "이렇게 (생명이)꺼지는 걸 볼 순 없잖아요" "살려야 하니 좀 도와 주세요" 119 녹취록에 나오는 의사의 절규다.

이런 참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지켜주므로 우리 사회가 돌아간다. 당장 의정 대화를 시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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