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저는 일류라는 말에는 호감을 느끼고, 일등이라는 말에는 호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것은 일등이라는 말이 한 사람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패자가 됨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2등도 소용없습니다. 그야말로 승자독식이지요.

그에 비해 일류란 말은 비슷한 수준이면 복수도 가능하기 때문에 승자독식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저와 학교 동문인 오세용 박사가 주장한 말입니다.

그는 반도체분야의 전문가로 서울공대를 거쳐 세계제일의 공대라는 미국 MIT에서 국비장학생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세계적인 IT회사인 IBM에서 근무하다 귀국하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최고경영인으로 일을 했었습니다.

그가 2016년 저술한 '반도체 제조 일류화 경영'에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고경영인으로 일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하여 회사를 세계 일류회사로 만드는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일등은 어떤 방면에서 첫째를 의미하므로 하나일 수밖에 없으나, 일류는 최고 수준을 의미하므로 다수가 될 수 있어 얼마든지 달성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청주가 일류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도시 규모로 보면 우리 청주가 서울과 같은 대도시와 비교가 될까요?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청주가 일등이라고 내세우는 것에는 규모, 즉 양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류도시란 말은 청주도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사람들에게 고향이 청주라고 하면 '아, 양반동네에서 왔네(여기서 양반은 점잖다는 의미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 청주는 교육도시로 알려졌었습니다. 인구대비 학생수가 많았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상당히 뿌듯한 자부심이 올라왔지요. 지금은 이런 교육도시 이미지는 없어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인구도 급격히 늘어나고, 국토 중심부에 위치하여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부정적 이미지가 늘어나 걱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일류도시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주는 오랜 역사가 있는 전통도시, 1호로 지정된 법정 문화도시, 오송의 BT와 오창의 방사광 가속기가 있는 첨단산업의 선도도시, 고속전철 경부선과 호남선이 분기하는 오송역과 300만 여객을 운송하는 청주비행장이 있는 교통도시와 함께 2014년 헌정사상 최초 주민자율통합을 이룬 통합 청주시 10년차에 들어가는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구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3개 시가 합친 창원시 다음으로 많으며, 면적은 서울시의 1.6배에 이르는 960㎢에 달합니다.

1993년 6월 7일, 당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00여 명의 임원진을 불러모아 회의를 가졌었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10시간 넘게 열변을 토하면서 품질 최우선의 '질(質)' 경영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때 배석한 비서실장이 '양(量)'도 중요하다고 건의를 하자 티스푼을 던지면서 호령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내 재산 늘리려 하는게 아니다. 명예, 성취감 때문이다. 세계 일류기업에 들어가야겠다는 신념이다. 나는 여기에 내 목숨, 내 이름을 다 걸겠다."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삼성의 신경영이 시작되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IT왕국을 이룬 것입니다.

일류도시로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만 우리 청주시는 규모면에서, 지리적 위치면에서 결코 열악하지 않습니다. 역사문화가 튼실하고, 미래산업이 기대되는 지역입니다. 이런 양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질적인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이룬다면 일류도시로 가는 길은 꿈이 아닙니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경찰의날 특집 인터뷰 - 윤희근 경찰청장

[충북일보] 충북 청주 출신 윤희근 23대 경찰청장은 신비스러운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 이전만 해도 여러 간부 경찰 중 한명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총경)실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게 불과 5년 전 일이다. 이제는 내년 4월 총선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취임 1년을 맞았다. 더욱이 21일이 경찰의 날이다. 소회는. "경찰청장으로서 두 번째 맞는 경찰의 날인데, 작년과 달리 지난 1년간 많은 일이 있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그간 국민체감약속 1·2호로 '악성사기', '마약범죄' 척결을 천명하여 국민을 근심케 했던 범죄를 신속히 해결하고,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같은 관행적 불법행위에 원칙에 따른 엄정한 대응으로 법질서를 확립하는 등 각 분야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만들어졌다. 내부적으로는 △공안직 수준 기본급 △복수직급제 등 숙원과제를 해결하며 여느 선진국과 같이 경찰 업무의 특수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다만 이태원 참사, 흉기난동 등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안타까운 사건들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게 된 일흔여덟 번째 경찰의 날인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