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로또(LOTO)

유홍종

안전건설부장(안전보건공단 충북북부지사)

산업현장에서는 수많은 기계들을 사용하고 있다. 기계작업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큰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동작 자체가 위험하다.

기계의 동작은 회전동작과 직선동작으로 구분되는데 회전부에는 물리거나 말려들어갈 위험이 있고, 직선동작은 운동부와 고정부 사이에 위험점이 있다.

이런 위험점은 발생형태에 따라 물림, 말림, 협착, 끼임, 절단으로 구분된다.

위험으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위험장소나 위험부위에 작업자가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호장치를 설치하거나 출입통제, 작업 중지, 보호구 착용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작업 중 갑자기 기계가 정지하거나 이상상태가 발생하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수리, 보수, 정비작업과 검사, 청소 등의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작업을 비정형 작업이라 한다.

최근 몇 년간 제조업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 중에서 비정형작업 중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작업은 생산 공정 내에서 매일 규정된 공정에 따라 지정된 작업자가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작업을 하지만, 비정형작업은 불특정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다보니 안전 작업절차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을 서두르게 된다.

비정형작업의 끼임 사망사고는 컨베이어, 혼합기, 성형기, 프레스, 산업용 로봇에서 많이 발생한다.

주로 전원을 끄지 않고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특히 식품 혼합기는 날개의 회전속도가 빠르지 않다보니 위험하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런데 전원을 끄고 대형 분쇄기나 파쇄기의 내부에 들어가 수리를 하고 있는데 동료 작업자가 기계를 작동시켜 회전부에 끼여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는 대형기계의 내부에 있는 작업자를 밖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다.

따라서 관련법에는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면 다른 사람이 그 기계를 운전하지 못하도록 기계의 전원장치에 잠금장치를 하고 그 열쇠를 별도 관리하거나 조작금지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정형작업을 할 때는 작업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의 목적과 순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그 내용을 공유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잘 정리한 것이 'LOTO 시스템'이다.

LOTO는 Lock Out과 Tag Out을 말한다.

Lock Out은 작업대상 기계의 전원을 차단하고 잠금장치를 하는 것이며 Tag Out은 대상 기계의 전원이 차단됐음을 표시하는 것이다.

LOTO 시스템은 정확하고 명확한 전원차단과 잠금장치, 표지판 설치 등의 절차를 문서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작업자가 모든 에너지원을 빠짐없이 확인하고 관리하며 비정형작업에 대해 순서대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은 LOTO 장치의 체결 및 제거 순서를 확정하고 담당자를 선임해야 한다. LOTO를 시행할 때는 안전관리자나 기계관리자, 작업자, 협력업체 등 모든 작업관련자가 함께 작업절차와 방법 등을 결정해 혼선을 방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LOTO를 시행한 후 작업 대상기계, 장치 모두가 정확하게 전원이 차단됐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내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많은 사업장에서 위험성평가를 통해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비정형작업의 위험성 인지와 대응은 아직 미흡하다.

제조업 끼임 사망사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정형작업 사고 예방을 위해 LOTO 시스템 구축이 가장 경제적이고 적절한 대응이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