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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0.03 15:19:51
  • 최종수정2023.10.03 15:19:51

선우혁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 주임

일반적으로 여가는 일이 없어 남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정의는 일 중심의 사고관이 크게 반영되어 있다. 일과 명확하게 구분되며, 일을 위한 휴식·재충전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일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므로, 여가는 '시간'의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여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러한 여가(자유시간)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특권 계층을 제외하고는 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가의 역사와 한국에서 구현되는 양상을 살펴본다면 여가, 즉 자유시간을 더 잘 쓰게 되지 않을까?

여가의 역사는 근대화로부터 비롯된다. 근대화는 봉건사회로부터 자본주의사회로 이행해 가는 역사적 전개 과정을 의미한다. 크게 기술의 진보와 사회의 진보로 구별된다. 위 두 가지 맥락 중 여가는 사회 진보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서구의 관점에서 사회의 진보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여가의 증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 진보를 통하여 특권 계층뿐만 아니라 일반시민까지도 여가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가는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인이 되기 전의 교육은 전인적 교육이 아니다. 균질한 노동력을 배출하기 위한 교육이라고 보는 편이 더 합당하다. 그리고 사회로 나오면 회사에서 더욱더 엄격한 시간의 통제를 받게 된다. 축적된 교육과 회사생활이 결합되어 일상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은 회사형 인간으로 사회화된다. 회사형 인간은 회사라는 환경에 점점 적응하여 특정 언어, 규범, 가치관 등을 지니게 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주위에서의 여가 소비를 살펴보면 위와 같은 현상이 명료하게 드러난다. 몸값 향상을 위하여 자기계발을 하거나, 마케팅의 영향을 받아 특정 물품을 소비하는 경향이다. '학력 인플레이션'과 '과시형 소비'로 상징할 수 있다. 자유로운 시간마저 우리가 사는 시스템에 의하여 큰 영향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자기 자신에게 자문(自問)을 해볼 시점이다. 나의 소중한 시간이 내면의 성찰을 통하여 잘 사용하고 있는지, 그게 아니라면 단순히 몸값을 올리기 위해 시간을 사용하거나 혹은 남들에게 과시를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이다. 후자라면 스마트폰 따위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어린 학생들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자신의 시간을 남을 위해 소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은 내 의지가 아닌 누군가의 조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기업일 가능성이 크다. 넓은 범위에서 통제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여가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취향을 찾아서 실행하면 되는 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취향을 찾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취미가 있을 수 있다. 여기에서의 취미는 거창한 취미를 말하지 않는다. 취향에 맞는 음악을 꾸준하게 듣는다든지, 과거에 관심이 있었던 피아노를 다시 친다든지, 특정 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현실에서 실천한다든지 등이다. 물론 "나는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즐기고 있다."라는 반대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할 때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통제권을 가질 수 없으므로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현재 주 5일 근무 제도를 통해 여유로운 시간을 많이 얻게 되었다. 이런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얼마 되지 않는 자유시간을 주체적으로 파악하여 삶을 살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자신만의 취향을 찾고 알아가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면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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