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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17 21:18:39
  • 최종수정2023.04.17 21:18:39
[충북일보] 공무원 사회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직자가 급증하고 있다. 공무원시험 경쟁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앙부처의 경우 자발적 이직자 수가 한해 3천 명에 육박하고 있다. 급격한 공직 이탈 현상이다. 공공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를 통해 받은 '18개 부처 일반직 공무원 의원면직 현황'에 따르면 심각하다. 2021년 18개 부처 전체 의원면직자 수(정년퇴직·징계면직을 제외하고 자발적으로 떠난 경우)는 2천995명이다. 2017년 1천907명에서 4년 새 57.1%(1천88명) 늘어났다. 지방직을 포함할 경우 더하다. 공무원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의 의원면직자는 2017년 9천167명이었다. 하지만 2021년 1만5천720명으로 71.5%나 증가했다. 청주시 소속 9급 공무원들의 의원면직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면직을 신청한 9급 공무원은 27명이다. 2021년 20명보다 7명이나 늘었다. 청주·청원 통합 직후였던 2015년 12명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달간 의원면직 신청 공무원이 6명이나 된다.

젊은 MZ세대 공무원들의 이직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공직사회의 위기감을 심화하는 요인이다. 낮은 보수와 높은 업무강도, 퇴직 이후 연금 불안전성 등이 원인이다. 개선되지 않으면 이탈 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 그런데 현재로선 젊은 층 이탈을 막을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 청주시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시 소속 9급 의원면직자에게 퇴직 사유를 물어봤다. 그 결과 전체 67명 중 31명이 재취업 준비라고 답했다. 공직사회에선 낮은 임금에서 이유를 찾는다. 또 다른 이유는 저녁이 없는 삶을 꼽는다. 종합하면 결국 자기발전에 대한 우려다. 신규 공무원들은 대부분 MZ세대다. 1년에서 3~4년의 공부 끝에 공무원이 됐다. 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경직된 조직 문화에 낮은 임금이었다. 회의감을 느끼기 십상인 환경이다. MZ세대의 이탈 현상은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착화 된 공직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획기적 변화 없인 MZ세대의 탈 공무원 현상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우수 인재 이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무원 조직 특성상 직무에서 자기발전을 추구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퇴근 후라도 자기발전을 꾀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가 그런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공무원 인기는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일단 지원자가 줄었다. 올해 9급 국가공무원 공채 지원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보다 4만 명 넘게 줄었다. 31년 만에 최저 경쟁률이다. 5급 행정고시도 비슷하다. 2000년 이후 지원자가 가장 적다. 물론 9급 공무원 경쟁률이 100대 1에 육박(2011년 93대 1)하던 때도 있었다. 비정상이어도 한참 비정상이었다. 이직 행렬은 더 이어질 듯하다. 한국행정연구원 공직생활실태조사 결과가 잘 증명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이직 의향이 있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공무원이 많았다. 그 중 중앙 부처 및 광역지자체 공무원이 45.2%였다. 1년 전 조사에서는 33.5%였다. 2017년 조사에서는 28.0%였다. 결국 종합하면 박봉과 처우문제가 결정적 요인이다. 올해 5급 이하 공무원의 봉급 인상률은 1.7%다.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구매력 면에서 보면 봉급이 되레 깎인 셈이다. 9급 공무원의 경우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다. 10년 정도 지나면 괜찮다지만 그때까지 견디기가 어렵다고 느낀다. 과중한 업무량에 늘어나는 민원은 공무원들을 지치게 한다. 게다가 젊은 공무원들은 연금 개혁으로 인한 은퇴 후 생활까지 불안해하고 있다.

공무원 조직의 쇄신과 혁신이 필요하다. 젊은 피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공무원 보수체계의 개선도 필요하다. 적어도 물가상승률을 따라가는 정도의 봉급 인상은 있어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데 따른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도 있어야 한다.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정확한 평가와 보상체계가 합리적이다. 특히 MZ세대에게 개인적 가치와 사적 영역 중시는 아주 중요하다. 민간기업에서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젊은이들에게 이직은 기회다. 청주시도 안타까워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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