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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1.17 15:32:01
  • 최종수정2017.01.17 15:32:01

권혁조

충북대 산학협력 중점 교수

1995년 제작된 톰행크스 주연의 영화 '아폴로 13'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실제 아폴로 13호의 달을 향한 우주비행 중 발생했던 폭발 사고 후, 우주인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NASA 관계자 및 우주인들의 사투를 사실적으로 그렸던 영화인데 나름 항공우주분야에 관심이 있었기에 흥미 있게 보았던 영화로 기억된다. 영화를 보던 도중 문득 이 영화는 미래배경의 공상과학영화가 아닌 수십 년 전인 1970년에 실제 발생했던 사고를 다루고 있는 영화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떠올라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영화이다.

그 뒤로도 항공우주분야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나 보다. 2008년 국내에 출간된 '우주비행 골드핀을 향한 도전(마이크멀레인 저)'이라는 책을 사서 꽤 여러 번 읽었었다. 전투기 조종사를 꿈꾸던 저자가 비록 조종사는 되지 못했지만 미션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우주비행사가 되는 과정 및 3번의 우주비행을 실시하는 과정을 그린 자서전 성격의 책이었는데, 책에 기술된 우주왕복선 및 우주공간에서의 각종 임무를 설명하는 글을 읽으며 공상과학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얼마 전엔 2015년 국내에 출간된 '마션(엔디웨어 저)'이라는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 때문에 화성에 낙오하게 된 우주비행사의 생존 및 귀환을 상당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그린 베스트셀러 소설인데, 이 책을 읽으며 이건 정말 공상과학소설이겠거니 했지만, 요즘 뉴스에 2030년대쯤 화성에 인류를 보내는 계획들이 추진 중이라고 하는 걸 보니 조만간 이 책마저도 과거의 기록처럼 느껴질 때가 다가올 것 같다.

이와 같은 영화 및 책들을 접하며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실적이면서 대중적인 작품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왜 그들이 쓰면 사실적으로 느껴지는데 우리 작품들에서는 그런 사실감이 느껴지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던 것 같다.

얼마 전 미국을 여행하면서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박물관(우드바헤이지센터)에 전시된 우주왕복선 실물을 보면서 그 의문을 조금은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이룩해 본 적이 없는 과학적 성취를 그들은 이미 경험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공원에 퇴역한 전투기들이 전시되어 있듯이 그곳에는 우리가 가져보지 못했던 과학적 성취인 우주왕복선 실물(우주비행사 마이크멀레인이 자신의 첫 번째 우주비행시 실제로 탑승했던 바로 그 디스커버리호)이 이미 전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시스템 하에서 말이다. 우리에겐 공상과학적인 요소였지만 그들에겐 이미 과거의 성취였고 마음만 먹으면 능히 화성에도 인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비쳐졌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했기에 '아폴로 13'과 같은 영화가 흥행하고 '우주비행 골드핀을 향한 도전'과 '마션' 같은 책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돌이켜 보면 이런 대중문화 출현과 발전은 결국 해당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이 큰 밑거름이 되었고 그 발전에서 영감을 얻은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글을 썼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엔디웨어는 유명 컴퓨터 게임인 워크레프트 제작에 참여했던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이고 마이크멀레인은 미국 공군 출신의 전직 우주비행사이다.)

한 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이 해당 분야뿐만이 아니고 이렇듯 관련 없어 보이는 대중문화의 발전에도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새삼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도 나름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더욱 발전해서 다양한 대중문화 영역에 영감을 줌으로써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들을 더 활발히 창출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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