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정선수권대회 폐막…충주 알렸지만 내실 놓쳤다

교통·숙박·시설·운영 등은 역대 최고 평가
조직위·충주시간 불협화음

2013.09.01 19:31:58

국제대회 유치의 목적은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둘째 자국민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심어주고, 셋째 자국의 스포츠와 경제발전을 이룬다.

그렇다면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이 3가지 목적을 충족했을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1.5가지는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영국에서 태생된 조정은 유럽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협동심이 필요한 조정은 유럽의 유명 대학이나 클럽에서 엘리트 교육과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만큼 조정은 유럽인들의 자부심이 녹아있는 스포츠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아시아에서는 지난 2005년 일본이 유일하게 세계대회를 유치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충주유치 자체가 충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3세계조정선수권대회 폐막식에서 이시종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이 데니스 오스왈드 국제조정연맹(FISA) 회장에게 대회기를 전달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데니스 오스왈드 국제조정연맹(FISA) 회장도 1일 기자회견에서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성공대회로 추켜세웠다. 그는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최고 수준의 시설"이라며 "그랜드스탠드와 마리나센터 등의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매트 스미스 FISA 사무총장은 교통과 숙박, 시설, 운영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교통과 숙박 등이 중요한데 많은 선수단이 만족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4년 전 폴란드 포즈난에서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충주 개최지 확정이란 소식이 전해졌을 때 "과연 우리가 수준 높은 세계조정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조정은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기에 이 같은 걱정은 더욱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장이 차질 없이 건설되고, 주변 도로 및 숙박시설 등이 신설·정비되면서 인구 22만명의 작은 충주시에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이후 '2017년 전국체전'과 '1회 세계무술올림픽대회' 충주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회 개막과 함께 여기저기에서 미숙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직위와 충주시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은 '조직위원장에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와 집행위원장에 이종배 충주시장간 갈등에서 빚어진 일'이라는 정치색깔론으로 비화됐다. 여기에 너무 지나치게 외국손님들에게만 맞춰진 대회라는 불만까지 터져 나왔다. 음식의 질부터 편의시설 이용까지 외국인들과 차별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는 국내·외 미디어 관계자들까지 느끼는 것이었다.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은 출입부터 엄격한 데다 경기장 내 시설 이용도 자유롭지 않았다. 불만을 제기하면 조직위는 "FISA의 규정에 따른 것"이라며 궁색한 해명으로 일관했다. 상당수 국내 언론사들은 이러한 역차별과 불편 때문에 현지 취재를 하지 않는 일까지 벌어졌다.

더 큰 문제는 1천억원 투자 비용 대비 대회홍보와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고 있다는데 있다.

조직위는 지난달 25일부터 9월1일까지 8일간 10만여명의 관람객들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사흘간 영동군에서 열린 '영동포도축제'에는 무려 16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영동 농·특산물 판매도 14억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10만명 관람객=성공대회'란 등식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앞으로 경기장 활용방안도 큰 숙제로 남았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조정경기장으로 활용된다고 하지만 엄청난 운영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내실을 놓친 대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 여기에 있다. 이번 대회는 앞으로 면밀하게 평가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충북, 더 나아가 대만민국이 스포츠를 통한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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