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18.옥천 옥천읍 '옛장터 숯불갈비' [충북일보] 부부가 옥천 이원면에 정착하게 된 건 30여 년 전 치킨 집을 열면서였다. 친구를 만나러 이원면에 들렀던 조성현 대표가 닭을 시켜먹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변변한 프랜차이즈가 없었던 동네에서 기회를 엿본 조 대표는 이원면 치킨 시장을 선점했다. 부부가 조리와 배달을 모두 도맡아한 7년 동안 시골의 특성을 오롯이 반영해 가게를 운영했다. 차량을 이용한 배달을 내세워 동네 주민들의 기사 역할을 도맡았다. 닭을 사면 사람도 함께 옮겨주는 방식 때문에 퇴근 시간이면 가게 앞으로 긴 줄이 이어지기 일쑤였다. 논으로 배달을 가면 농번기 바쁜 일손을 거드는 것은 물론 깜빡 잊은 제사 용품 준비까지 부탁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그렇게 온몸을 던져 일하던 부부에게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가든'은 같은 요식업종이지만 어쩐지 고급스러워 보이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카운터에 앉아만 있게 해주겠다는 남편의 달콤한 유혹에 '옛장터 숯불갈비'를 개업한지도 어느덧 22년이다. 김미화 대표는 "카운터에 앉아있던 건 초창기 3개월뿐" 이라며 웃었다. 갈비도 치킨과 다르지 않았다. 주인이 직접 일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었다. 이미 부부의 영업방식에 감동받았던 손님들은 조금 멀어진 가게도 흔쾌히 찾아와줬다. 넘쳐나는 손님에 비해 손에 쥐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부부는 직접 주방과 홀에 뛰어 들었다. 22년간 변함없는 기본 반찬들은 물론 김치와 된장까지 김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통갈비를 가져와 직접 갈비를 손질하고 양념에 재는 일부터 가게 뒤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길러내는 일까지 부부의 몫이다. 가지, 오이, 호박과 상추 등이 자라는 텃밭은 새벽부터 부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때문에 환경이나 시세에 따라 급변하는 식재료 물가의 영향은 덜 받는 편이다. 처음에는 다양성을 위해 반찬에도 변화를 줬다. 하지만 손님들은 '먹던 반찬'을 찾으며 서운해 했다. 그런 손님들을 위해 몇 가지를 제외한 밑반찬들의 역사는 가게와 함께 22년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 정서를 중시하는 부부는 당연히 쌀도 지역 농협 쌀을 이용한다. 고기를 아무리 맛있게 먹어도 밥으로 잘 마무리해야 좋은 식사로 기억하는 자신들의 입맛을 적극 반영했다. 손님들이 사양해도 된장찌개와 밥을 한 번씩은 권하는 이유다. 압력 밥솥으로 고슬 하게 지어낸 밥을 한술 먹고나면 비벼먹을 고추장을 달라는 손님들도 부지기수다. 주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부부의 성정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부에게 돌아왔다. 치킨 집에서부터 이어진 단골들과의 인연은 물론, 8년 전쯤 무심코 건넨 화채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땀을 흘리며 길을 묻는 노신사에게 건넨 복숭아화채 한 대접이 한 산악 전문 월간잡지에 가게 소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튿날부터 전국의 산악인들에게 전화 문의가 쇄도하더니 인근 등산코스를 찾는 산악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등산복을 차려입은 손님들은 현재도 주기적으로 가게를 찾는다. 한 산악회는 벌써 8년째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차량 통행이 적은 외곽 도로에 있음에도 '옥천 옛장터 숯불갈비'가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한 건 숯불의 온기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청주시의회의 후반기 원구성에 후보등록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결국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민의힘 김태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주시의회 회의규칙 일부 개정안'을 심사한 뒤 부결시켰다. 당초 운영위 10명의 위원 중 5명이 이 개정안에 공동서명해 상임위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높았지만 최종적으로 진행한 표결에서 반대표가 과반을 넘어섰다. 결국 이 개정안은 상임위의 문 턱을 넘지 못했지만 본회의에서 재차 다뤄질 여지도 있다.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했더라도 지방자치법 81조에 따라 재적 의원 3분의 1인 13명의 서명을 받아 본회의에 직접 안건을 상정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개정안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의원만해도 18명에 달해 가능성도 높다. 당초엔 19명이 공동 발의를 했지만 국민의힘 이상조 의원이 찬성표를 거둬들이면서 18명이 공동 발의하게 됐다. 다음달 2일 열리는 3차 본회의에서 이 개정안이 다시 도마위로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의원이 제안한 후보등록제 방식은 후보등록과 정견발표,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의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저탄소 식생활을 가장 손쉽게 실천하는 방법은 바로 지역 먹거리인 '로컬푸드(Local Food)'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다. 로컬푸드는 침체된 지역농가도 살리고 운송·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이동과 다단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식품을 의미하며 국가나 단체·협회마다 다르게 규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농산물직거래법)'에 따라 '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시·군·구(자치구)에서 생산·가공된 농산물로서 해당 지역에서 유통·판매되는 것을 지역농산물'로 정의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농가 소득증대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측면에서 활성화됐으나 탄소 배출량, 즉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를 구매하고 싶어도 거주하는 지역에서 농식품이 생산되지 않는다면, 판매처가 없다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로컬푸드가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을 꼽을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완주군 면적은 821.3 ㎢로 전북 전체 면적(8천78㎢)의 10.2%를 차지한다. 전북 1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