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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29 20:55:38
  • 최종수정2017.09.12 09:57:48

편집자

밥의 사전적 정의는 쌀, 보리 등의 곡식을 씻어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밥은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이 무언가를 씹을 수 있을 때부터 먹기 시작해 더 이상 씹을 수 없게 될 때까지 평생을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갓 지은 '밥'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때 한술 크게 떠 입에 넣어본 사람이라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 많게는 하루 세끼씩, 일생을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첨가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뿐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 아닐까.

충청북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최고 품질의 쌀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밥을 짓는 업소를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하고 있다. 2017년 현재까지 도내 103개소의 밥맛 좋은 집이 선정된 상태다. 그들이 밥맛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음식들과의 색다른 궁합을 만들어내는지 밥맛 좋은 집 대장정을 시작해본다.
밥맛 좋은 집 - 18.옥천 옥천읍 '옛장터 숯불갈비'
[충북일보] 부부가 옥천 이원면에 정착하게 된 건 30여 년 전 치킨 집을 열면서였다. 친구를 만나러 이원면에 들렀던 조성현 대표가 닭을 시켜먹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변변한 프랜차이즈가 없었던 동네에서 기회를 엿본 조 대표는 이원면 치킨 시장을 선점했다.

부부가 조리와 배달을 모두 도맡아한 7년 동안 시골의 특성을 오롯이 반영해 가게를 운영했다.

차량을 이용한 배달을 내세워 동네 주민들의 기사 역할을 도맡았다. 닭을 사면 사람도 함께 옮겨주는 방식 때문에 퇴근 시간이면 가게 앞으로 긴 줄이 이어지기 일쑤였다.

논으로 배달을 가면 농번기 바쁜 일손을 거드는 것은 물론 깜빡 잊은 제사 용품 준비까지 부탁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김미화 대표가 갓 지어 퍼담은 공깃밥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렇게 온몸을 던져 일하던 부부에게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가든'은 같은 요식업종이지만 어쩐지 고급스러워 보이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카운터에 앉아만 있게 해주겠다는 남편의 달콤한 유혹에 '옛장터 숯불갈비'를 개업한지도 어느덧 22년이다.

김미화 대표는 "카운터에 앉아있던 건 초창기 3개월뿐" 이라며 웃었다. 갈비도 치킨과 다르지 않았다. 주인이 직접 일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었다.

이미 부부의 영업방식에 감동받았던 손님들은 조금 멀어진 가게도 흔쾌히 찾아와줬다.

넘쳐나는 손님에 비해 손에 쥐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부부는 직접 주방과 홀에 뛰어 들었다.

22년간 변함없는 기본 반찬들은 물론 김치와 된장까지 김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통갈비를 가져와 직접 갈비를 손질하고 양념에 재는 일부터 가게 뒤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길러내는 일까지 부부의 몫이다.

가지, 오이, 호박과 상추 등이 자라는 텃밭은 새벽부터 부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때문에 환경이나 시세에 따라 급변하는 식재료 물가의 영향은 덜 받는 편이다.

농사지은 고추,고구마,배추 등을 사용해 직접 만드는 반찬.

처음에는 다양성을 위해 반찬에도 변화를 줬다. 하지만 손님들은 '먹던 반찬'을 찾으며 서운해 했다. 그런 손님들을 위해 몇 가지를 제외한 밑반찬들의 역사는 가게와 함께 22년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 정서를 중시하는 부부는 당연히 쌀도 지역 농협 쌀을 이용한다. 고기를 아무리 맛있게 먹어도 밥으로 잘 마무리해야 좋은 식사로 기억하는 자신들의 입맛을 적극 반영했다. 손님들이 사양해도 된장찌개와 밥을 한 번씩은 권하는 이유다.

압력 밥솥으로 고슬 하게 지어낸 밥을 한술 먹고나면 비벼먹을 고추장을 달라는 손님들도 부지기수다.

주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부부의 성정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부에게 돌아왔다. 치킨 집에서부터 이어진 단골들과의 인연은 물론, 8년 전쯤 무심코 건넨 화채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땀을 흘리며 길을 묻는 노신사에게 건넨 복숭아화채 한 대접이 한 산악 전문 월간잡지에 가게 소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튿날부터 전국의 산악인들에게 전화 문의가 쇄도하더니 인근 등산코스를 찾는 산악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등산복을 차려입은 손님들은 현재도 주기적으로 가게를 찾는다. 한 산악회는 벌써 8년째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차량 통행이 적은 외곽 도로에 있음에도 '옥천 옛장터 숯불갈비'가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한 건 숯불의 온기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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