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대관령 소나무 산마을이 고요하다. 하늘 위로 자연 조각품이 차오른다. 산위로 오를수록 눈이 더 호강한다. 바람 머물다 가는 하늘길이 예쁘다. 소나무 이파리들은 여전히 푸르다. 갈바람에 소름 돋는 진한 초록이다. 아래위로 울울창창 하늘을 가린다. 가끔씩 마중 나온 꽃들은 선물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추석달빛은 아리기만 했다.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눈 맞춤은 오래가지 못했다. 흐뭇했지만 시대의 불화를 치유하지 못했다. 헤어날 수 없는 누추한 현실이 거기 있었다. *** 추석민심 왜곡 말아야 '조국사태'의 본질은 권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삶의 근본 문제에 대한 의문 제기였다. 상식과 정의, 도덕에 관한 물음이었다. 공정과 신뢰의 관계에 대한 탐구였다. 진보(進步)의 가장 중요한 도덕적 태도는 공감이다. 고통 받는 다른 이의 입장에 서 보는 삶이다. 거기서 동정과 연민을 느끼는 마음이다.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자는 외침이다. 스스로 우러난 일종의 염치(廉恥)다. 조국사태엔 공감이 없었다. 공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염치를 모르는 위선이 가득했다. 보편적 정의는커녕 개인적 주장만 있었다. 독재에 맞서 저항했던 정의는 결코 없었다. 그저 진영논리만 있었다. 그토록 싫어했던 기득권의 이율배반이었다. 숨겨진 계급의 드러남은 분노의 촉매제가 됐다. 믿기 싫었던 진보 귀족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민감정은 고조됐다. 공감이 사라지자 분노만 커졌다. 서민과 귀족으로 양극화 한 갈등만 생산했다. 한 달이 그렇게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바람과 구름이 경쟁하듯 쫓고 또 쫓는다. 산을 뒤덮을 기세로 몰려왔다 물러간다. 어느 틈엔가 휘영청 보름달이 떠오른다. 달빛 조명과 풀벌레 음향이 잘 어울린다. 대청호 물이 바위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 밤바람이 호수 풍경을 빛나게 수놓는다. 독수리봉이 육지 속 외진 섬처럼 숨는다. 날이 밝자 거대한 독수리가 날개를 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비가 오더니 하늘이 맑다. 붉은 하늘이 깊어진다. 색의 명암이 천천히 산하를 뒤덮는다. 지구의 공전이 준 선물이다. 가을이 완연하다. *** 필사즉생 필생즉사 각오해야 현대문명이 많은 걸 바꿔놓았다. 가을을 보는 시각도 바꿨다. 다르게 보고 듣게 만들었다. '그냥 시간이 가는 구나'로 느끼게 만들었다. 가을이 점점 결실과 무관한 계절로 바뀌고 있다. 그 옛날 가을은 안정적이었다. 풍요로움을 느끼게 했다. 덜 배고플 거라는 위안을 품고 있었다. 결실과 수확이 주는 든든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명이 발달하며 많이 달라졌다. 가을 역시 그냥 통사적 시간의 개념이 됐다. 하지만 시간은 맞아 받아들이기에 따라 많이 다르다. 사이의 시간이 주는 교훈도 있다. 계절이 전하는 말도 있다. 각기 다른 메시지를 품고 있다. 시간은 거스르지 않고 건너뛰지 않는다. 이즈음 하얀 구절초가 가을꽃으로 핀다. 진한 하얀색 꽃잎이 가을볕에 빛난다. 자연은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시간을 이어간다. 거짓 없이 정직하게 잇는다. 시간의 힘이 무섭다.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도 오고 간다. 정치 상황은 다른 것 같다. 하나도 변하지 않는다. 혼란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비탈 따라 소나무 숲이 완만하다. 금강송이 휘지 않고 곧게 뻗는다. 솔숲교 지나 군락지가 우량하다. 하늘로 뻗어 닿으려는 듯 자란다. 땅과 하늘을 잇는 사다리가 된다. 햇볕 한줌 들지 않아 더 신비롭다. 시원한 바람이 숲길의 주인이다. 진한 솔잎 향이 콧등 위로 흐른다. 동고비 지저귐이 장단을 맞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도무지 알 수 없는 무언의 끝에 닿는다. 굽이치는 물길 풍경이 변화무쌍 하다. 대자연의 들숨과 날숨이 안정적이다. 억겁의 오지 숨은 보석들이 반짝인다. 푸른 젊음을 닮아 기쁘도록 영롱하다. 최고의 역사와 전설 풍경까지 품는다. 수풀 속 구천동이 하얀빛으로 흐른다. 날이 어두워지니 바람이 서늘해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동안 사라졌던 말이 유령처럼 나타났다. 이른바 '빼박캔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빼박=빼도 박도'와 캔트=can't'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조국사태=빼박캔트'란 말로 사용되고 있다. '조국사태'의 역설이다. *** 불공정이 사태 확산시켰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무산됐다. 정확히 말해 2일과 3일 예정된 청문회가 불가능해졌다. 여야가 새로 청문회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청와대는 임명 강행 수순을 밟을 것 같다. 출구 찾기가 점점 어려워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별 관심이 없었다. 조 후보자의 자격과 자녀 문제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다. 문제를 덮고 가려는 여당과 일부 인사들이 되레 의혹을 키웠다. 담장 안쪽 '그들만의 성채'를 보여줬다. 그동안 그들만의 성채는 그저 짐작으로만 존재했던 요채였다. 소문만 무성할 뿐 실체를 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조 후보자로 인해 드러났다. 담장 너머 저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됐다. 실제로 존재하는 그들의 실태를 보게 됐다. 불법의 문제가 아니었다. 단순한 탈법과 합법 차원의 문제도 아니었다. 억울함의 공감대를 확산하는 불공정이었다.
[충북일보] 배롱나무가 절정의 꽃을 떨군다. 꽃잎 속 물기가 차츰 차츰 마른다. 붉은 꽃이 떨어져 화단을 적신다. 여름햇살이 가을바람에 밀린다. 노을이 마중 나와 살포시 웃는다. 창을 타고 저녁 바람이 지나간다. 민소매 팔뚝에 서늘하게 스친다. 맞이할 겨를도 없이 가을이 온다. 가슴 한 쪽이 아련하게 타오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울창한 구천동에 푸른빛이 감돈다. 숲이 모아둔 고요한 흔적이 예쁘다. 풀빛 가득한 찬란한 경이가 흐른다. 잎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앙증맞다. 숨결 하나가 모여 생명을 지켜낸다. 상처를 몽땅 흡수하는 풍경도 있다. 맑은 숲속에 비친 햇살이 아련하다. 바람에 풍경이 더 초록초록 해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앞서 명멸한 권력들이 너무나도 잘 보여줬다. 권력은 기초가 튼튼해야 건강하다. 옳은 것을 드러내고 바로 세워야 한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절실한 시대다. *** 춘풍추상의 자세 견지해야 대한민국의 현재가 어둡다. 미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한일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미 관계에는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쏴 대고 있다. 내부적으론 더 시끄럽다. '조국사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각종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파장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국사태'의 파장은 부정적이다. 정권 차원에서 부담을 느낄 정도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는 조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대학생 등 20대 젊은 층의 등돌림 현상이 변수다. 당내 목소리도 차츰 변하고 있다. 제기된 의혹은 상식적으로 봐도 몇 가지가 의문스럽다. 그 중 딸의 논문 제1저자 등록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기록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고교 1년생이던 2007년 7월23일 단국대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8월 하순 덕유산 무주구천동이 더 깊고 길다. 걷기에 딱 좋은 숲길을 선물한다. 짙푸른 숲 사이로 크고 작은 폭포수가 콰르르 쏟아진다. 초록의 그림자가 고요히 담긴 소(沼)와 담(潭)을 이룬다. 짙은 녹음과 청록 이끼가 가득하다. 안으로 들수록 평온해진다. 청아한 새소리가 숲을 깨운다. 맑은 물소리와 신비롭게 어울린다. 일상의 번잡함이 맑게 헹궈진다. 한 해 중 구천동 숲이 가장 아름다운 때다. 2019년 8월24일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무주구천동을 찾는다. 회원들이 어사길 탐방에 나선다. 주차장을 들머리로 상가를 지나간다. 상가 앞으로 맑은 개울이 흐른다. 계곡을 따라 내달려온 물길이다.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구천동 계곡 입구다. 여기서부터는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계곡의 환경 보전과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통제된다. 클마 회원들이 순한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간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숲길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오른쪽 옆으로 계곡이 흐른다. 운치 또한 말할 게 없다. 숲길로 발을 들이자 온통 풀빛 세상이다. 짙어진 녹음이 늦여름의 성수(盛需)를 알린다. 길 위에 쏟아지는 광선이 숲을 채색한다.
[충북일보] 구천동 물줄기가 줄을 지어 달려간다. 기묘한 바위들이 손을 잡고 도열한다. 하얀 폭포수가 암벽을 흥건히 적신다. 내달리는 33경이 그대로 산수화다. 우렁차게 쏟아지는 모습이 진경이다. 서늘한 바람이 숲속 가운데로 흐른다. 산새들이 작은 몸짓으로 조몰락거린다. 재잘거리는 소리만으로도 풍경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늦은 여름 능소화 전설이 슬프게 흐른다. 사백년 시공 넘어와 슬픈 사랑을 알린다. 주홍빛 서러움으로 피어 심금을 울린다. 피는 곳마다 그리움의 꽃 세상을 만든다. 담쟁이처럼 도심 담벼락을 타고 오른다.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회색 담을 가꾼다. 기품 갖춘 우아한 자태로 희망을 피운다. 청주의 오후가 능소화 향기로 감미롭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제천화재참사 유족들이 울고 있다. 참담함에 가슴을 움켜쥐고 있다. 충북도의 가벼움에 치를 떨고 있다. 배신의 메아리에 만신창이가 됐다. *** 충북도가 한 공적 약속 제천화재 유족 위로금 지급이 난항이다. 충북도가 능력의 한계를 인정했다. 정부에 사태 수습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솔직한 고백이지만 유족에겐 너무 큰 상처다. 유족들은 울분을 토했다. "부당하다"는 내용의 입장문도 냈다. 참사 이후 화재 현장엔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중앙·지방 정부 공무원, 정치인 등도 많았다. 그때마다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 약속이 나왔다. 유족 위로금 지급 약속도 이때 나왔다. 충북도는 지난해 12월 유족 위로금 지급 검토를 약속했다. 관련 조례를 제정해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물론 "유족에게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라"는 당시 국회 국정감사 지적이 나온 이후 태도 변화였다. 그런데 최근 충북도가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얼마 전부터 유족 위로금 지급 약속이 물거품 되는 모양새를 띠기 시작했다. 정부의 특별교부세 지원 불가 방침이 명분이었다.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로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찬기가 오슬오슬 소름 돋게 밀려온다. 박하향이 스미듯 시원하게 퍼져간다. 서늘한 숲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피톤치드 기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차가운 바람이 화선지 먹처럼 번진다. 바람도 햇살도 사람도 잠시 쉬어간다. 속세 뛰어넘는 선사 풍경이 뒤덮는다. 시간 잊고 숨은 대청호 대덕공원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장폴 사르트르는 말했다. "삶은 B(Birth·탄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그리고 선택 앞에서 여전히 흔들리는 존재다. *** 이 지사, 한 시장, 김 교육감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사람은 선택의 과정에서 판단의 오류를 줄이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사람의 이런 노력이 철학과 과학, 문명의 발전을 낳았다. 어떻게 하면 더 슬기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물이다. 사람은 여전히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존재다. 변치 않고 실수를 되풀이한다. 그리고 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는지 후회한다. 다시는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려 애쓴다. 대다수 오류는 정보 부족보다는 분석의 실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의 판단 오류가 예상보다 훨씬 클 때도 있다. 더 아픈 결과로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다. 정치 지도자들의 오류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바로 새기면 달라질 수 있다. 반면교사로 삼으면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다. 사람의 판단은 때때로 비합리적일 때가 많다. 정치가 아니더라도 사회심리학에서 얻어진 많은 연구의 결과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말복에 찾은 강가 공원이 고요하다. 짙푸른 메타세콰이어 숲을 지난다. 숲의 빽빽함이 조금씩 느슨해진다. 한낮 찌는 더위 속에서 정물화 같다. 햇볕 한 줌 들지 않아 신비로워진다. 숲속 그늘 데크에 시원함이 깃든다. 입추 지낸 말복 더위가 살짝 긴장한다. 대청호 로하스길에 바람이 머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어스름 추억이 노을빛을 타고 흐른다. 정북토성 소나무가 노을을 맞이한다. 하늘빛 푸른 벌판에서 고적히 버틴다. 그 옛날 바람에 의지해 가까스로 견딘다. 어둠 오는 언덕 풍경에 기품이 서린다. 휘황한 도시 불빛 대신 놀빛이 춤춘다. 지나간 슬픔 태워 붉은 석양을 만든다. 가슴을 파고드는 아픔이 눈물이 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열흘 동안 기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바람의 말을 타고 '무사귀환(無事歸還)' 메시지가 전해졌다.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반응은 한 가지로 일파만파다. 반감 없는 기쁨의 공감이 계속되고 있다. *** 염원으로 흘린 땀의 대가 5천859명 242시간. 무슨 숫자일까. 조은누리(14)양이 실종된 지난달 23일부터 기적 같은 생환의 지난 8일까지 투입된 수색인원이 애쓴 시간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으로 나눠 더하면 141만7천878시간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30분께 조양 실종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실종 하루 뒤인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본격적인 수색에 들어갔다. 단순 실종이 아닌 강력 범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조양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실종 장소 주변 수색 작업도 어려웠다. 당시 내린 장맛비와 등산로를 뒤덮은 수풀이 최악의 수색조건을 만들었다. 나뭇잎이 워낙 무성해 드론 수색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29일, 수색 일주일이 지났다. 육군 37사단과 32사단 장병과 경찰·소방 구조대 200여 명이 투입됐다. 소방청 구조견 2마리,
[충북일보] 소나무 서 있는 풀언덕에 노을이 흐른다. 놀빛 따라 예쁜 옛날이야기가 펼쳐진다. 멀고 먼 선사시대 생활상이 풀려 나간다. 울타리 밖 논두렁에서 둔덕까지 길다. 석양이 살짝 나뭇가지 사이를 파고든다. 붉은 놀 아래 소나무가 고고하게 빛난다. 소나무 풍경이 아름다워지는 저녁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6월 국회도 빈손이다. 뭐하나 제대로 건진 게 없다. 7월 국회 소집도 불투명하다. 우선 보수야당의 잘못이 크다. 집권여당의 잘못도 만만찮다. 한 마디로 정치의 잘못이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 수구 자세론 희망 없다 21대 국회가 열린 지 3년이 지났다. 그런데 정치로 이룬 게 하나도 없다.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해 싸울 전투복도 입지 않았다. 당연히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그저 출구 없는 강경 대치만 계속했다. 며칠 전 정두언(61) 전 의원이 세상을 버렸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불렸던 터라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깝기만 하다. 그는 보수정권 시절에도 쓴 소리를 할 줄 알았다. 보수와 진보 어느 한 쪽에 치우지지 않으려 애썼다. 현 정부에도 다르지 않았다. 물론 현직 국회의원 신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사 옳고 그름에 초점을 맞추려했다. 그래서 그의 촌철살인 비평마저 합리적으로 비쳐졌다. 정곡을 찌르는 한줄 논평 자체가 메타포가 되곤 했다. 보수와 진보 양측에 합리적인 주장이었다. 그는 국민의 고통을 협의와 협치로 풀어내려 했다. 척박한 정치 토양에서 그마나 희망을 주려했다
[충북일보] 누군가 찍어 건넨 사진 속 풍경이다. 깊숙이 숨겨진 은둔의 냄새가 난다. 풍경에 숨어들어 슬며시 동화한다. 떨어지는 폭포수 아래로 눈이 간다. 여기저기 태고의 신비가 느껴진다. 원시의 새로움이 끝없이 펼쳐진다. 태초의 맥동처럼 천천히 퍼져간다. 가까이 가선 안 될 곳처럼 신성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구천동의 뜨거운 여름날이 멋지다. 모든 풍경이 시원한 진경산수화다. 숲속 문을 여니 오감이 활짝 열린다. 원석처럼 드러나는 자연을 만난다. 초록빛 달큼한 향이 물 따라 퍼진다. 오랜 세월의 상처가 깊이를 만든다. 푸른 설움이 녹색 이끼로 그려진다. 상처가 깊을수록 풍경이 그윽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국군(國軍)의 거짓말이 계속됐다. 동시에 군에 대한 국민신뢰도 사라져갔다. 한숨이 터진다. 이건 군도 아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군 기강 해이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 기강 해이가 부른 화다 국군은 최근 경계에 잇따라 실패했다. 군 지휘관에겐 아무런 병법도 없었다. 투철한 군인정신도 애국심도 없었다. 오로지 거짓만 있었다. 군대의 흥망과 전쟁의 성패를 생각하게 한 일련의 사건이었다. 지난달 12일 밤 9시 북한 어선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왔다. 무려 57시간 동안 동해안을 떠다녔다. 군과 해경은 어선의 동태를 전혀 식별하지 못했다. 삼척항에 접근했을 때까지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 명백한 경계의 실패였다. 국군은 북한 어선의 삼척항 귀순을 놓고 거짓말을 계속했다. '입항'을 '표류'로, '삼척항'을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했다. 모두 거짓이었다. 이 같은 거짓말은 한 달 뒤 다른 군부대에서도 이어졌다. 허위 자수사건의 촌극을 벌였다. 군 지휘관이 경계 실패 책임을 면하려고 꾸민 작전(?)이었다. 하지만 병사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며 허위 자수를 시킨 건 명백한 범죄 행위다. 군 지휘관이 '양치기 소년'에 비유되
[충북일보] 무주구천동 계곡이 철마다 되살아난다. 빛나는 생명들이 고급 수채화를 그린다. 스스로 얼굴을 바꿔 끼는 자연정원이다. 여름날엔 하늘이 내려와 풀빛 세상이다. 초록 향 머금은 계곡길의 녹음이 예쁘다. 가장 값진 색으로 찬란한 풍경을 빚는다. 깊고 오래된 상처가 그윽함을 선물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조그마한 글씨로 '미인계'라고 새겨진 널찍한 주물팬 위에 푸짐한 닭요리가 담겨 나온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성 제품 대신 조리 도구부터 주문 제작한 것은 음식을 내놓는 순간부터 손님들의 먹는 시간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 요리를 완성해서 내놓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마지막 양념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다. 2022년 9월 청주 산남동에서 처음 문을 연 미인계는 여러 요식업계에서 수년간 일해온 이상호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미인계는 맛 미(味)와 닭 계(鷄)를 활용한 이름이다. 정성스러운 맛을 담은 닭 요리 전문점이라는 뜻으로 이 대표가 고심 끝에 결정한 상호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맛있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찾아 소, 돼지, 닭 등을 활용해 안 해본 요리가 없을 만큼 메뉴 선정에 주의를 기울였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밖에서 사 먹는 것이 아깝지 않은, 대중적이지만 만족도 높은 요리를 찾았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주재료는 닭으로 결정했다. 닭으로 주제를 정한 뒤에도 어려웠던 것은 특별한 양념이다. 매콤달콤한 양념 그 자체로는 호불호 없는 기준을 금방 찾을 수 있었지만 자칫 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지나간 대경기 불황을 돌아봐도 지금처럼 현장의 일이 없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길어진 고금리 상황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위기 등의 악조건은 충북도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기간 산업으로 해당 산업의 장기화되는 침체는 내수시장과 경기 부양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금융 조달의 어려움과 인건·자재비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건설 경기 위기 요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도내 건설 경기는 올해 건설자재 원가 상승·출하량 감소, 공공·민간 발주 위축, 건설 관련 사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충북 건설 수주는 전년 동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 건설수주 감소세는 최근 5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2023년 1분기 -38.8% △2분기 -51.5% △3분기 -47.3% △4분기 -27.8% △2024년 1분기 -63.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