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그리고 4·15총선의 최대 이슈가 됐다. 여야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다. 엇갈릴 수 있는 정치적 운명을 걱정하고 있다. 정치가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 한 번도 경험 못한 대한민국 '세월호'는 어느 새 불안전 시대의 상징이 됐다. 안전을 말할 때 흔히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가른다. 그런데 세월호 이전과 이후 정말 달라진 건가. 세상에 안전 교훈을 남겨주긴 한 걸까. 위기극복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도록 힘을 준건가.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많은 걸 멈추게 하고 있다. 이미 최대 리스크로 등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한동안 총선에 눈이 멀고 귀가 먹었다. 고통 받는 국민과 따로 놀았다. 지금까지도 아무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다. 코로나19는 사람만 상하게 하는 게 아니다.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측이 힘들 정도로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산업현장마다 생산차질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항공·여행업계는 이미 폭파 직전이다. 유통업계는 침몰하고 있다. 진짜 실력은 위기 때 드러난다. 그런데 정치 실력은 변한 게 없다. 이상할 정도로 과거와
[충북일보] 속리산이 물 차오른 풀잎처럼 환하다. 한 밤의 칠흑을 벗어난 아름다움이다. 매화 개화 소식이 봄바람에 묻어온다. 멀리서 다가온 마파람에도 묻어난다. 혹한의 겨울 뒤 반드시 찾아온 봄이다. 바위산 하얀 뼈대가 그대로 드러난다. 옷 벗은 관목의 머리가 터질 듯 부푼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겨울 보내고 봄 부르는 소리가 난다. 타닥타닥 쇠죽불 땔 때 내는 소리다. 갈색 겨울 낙엽이 하늘을 바라본다. 옅은 한숨이 낙엽 아래로 스며든다. 구름떼가 산을 뒤덮을 기세로 온다. 고되고 모진 세월이 호수에 깔린다. 골 타고 오른 봄바람이 숨을 죽인다. 대청호 쪽빛이 너무 짙어 되레 검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4·15총선 D-49. 코로나19가 국정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정치권은 속수무책이다. 각 정당의 모든 정치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한 마디로 '코로나19=블랙홀'이다. *** 정치 존재이유는 국민 지키기 코로나19가 총선 판도마저 뒤흔들고 있다. 정국을 강타하면서 총선의 최대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향후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 같다. 그 힘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여야를 긴장시키고 있다. 총선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정치권은 공천 면접이나 행사를 연기하고 있다. 당연히 각 정당의 정치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가장 먼저 대면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이 가장 난감해 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집회와 연설회도 자제하고 있다. 국회에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여야 간 추경 논의도 적극적이다. 초당적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코로나 특위' 설치에도 모처럼 뜻을 함께했다. 비상사태를 고려한 좋은 결정이다. 비상시국에 맞게 적절히 잘 한 선택이다. 선거운동도 비상체제로 해야 한다. 정치권이 국민들을 다독여야 한다. 지금 코로나19 극복보다 더 중요한 건 없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금원산 유안청 폭포 얼음이 녹는다. 겨울 보내고 봄 부르는 소리를 낸다. 폭포 위로 햇볕이 찬란히 산란한다. 새들의 노래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보일 듯 말 듯 천상의 소리로 바뀐다. 신비로운 하늘 음악회가 펼쳐진다. 겨울 산이 기지개켜며 봄을 꿈꾼다. 바람이 그린 풍경에 여백을 담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말간 자연에 깃들어 꼬박 하루를 보낸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가랑가랑하다. 붉은 햇살이 바람 따라 하얗게 부서진다. 사람이 만들어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풍경을 따라가 시간이 남긴 흔적을 본다. 회갈색 숲의 미소가 정정하고 단정하다. 사람과 자연, 세월이 고즈넉이 쉬어간다. 2월 금원·기백산 봄맞이 산행이 귀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정당이 국익이 아니라 당파적 이익을 앞세우면 비난받는다. 기득권에 집착하면 몰락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순서는 똑같다. *** 독한 비평이 민주주의 약 여당의 편협함과 오만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제하의 칼럼 관련 고발·취하가 대표적이다. 임 교수 칼럼은 사실(fact)을 기본으로 하는 기사가 아니다. 그렇다고 허위사실을 담은 것도 아니다. 칼럼리스트의 주의와 주장을 담고 있다. 불만이 있으면 당 차원의 반박 논평이면 충분했다. 반대 의견의 칼럼 기고도 방법이다. 칼럼은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시사 문제나 사회풍속 등을 촌평한다. 때론 뉴스의 핵심을 풍자하거나 꼬집기도 한다. 문제점을 파헤쳐 독자에게 공감과 흥미를 준다. 사설과 달리 필자를 드러내고 의견을 펼친다. 자유로운 의견개진이다. 임 교수 칼럼 문제가 확산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칼럼의 중립성 문제와 별개다. 권력의 힘을 빌린 표현의 자유 억압으로 귀결된다. 표현의 자유를 왜곡한 민주당의 인식에 대한 분노다. 일련의 과정들이 그렇게 비쳐졌다. 민주당은 특정신문의 비판 칼럼에 재갈을 물리려 했다. 실수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충북일보] 금원산의 계곡 사이를 오르내린다. 처녀림이 두루마리처럼 펼쳐진다. 원시적 삶의 순수한 풍경이 보인다. 골을 탄 바람이 능선을 따라 오른다. 파란 하늘이 마루금을 따라 달린다. 따뜻해진 봄기운이 차곡차곡 쌓인다. 연초록빛 희망이 모여 꽃을 준비한다. 바람이 잦아질 무렵 해가 떨어진다. 땀방울로 앞선 이의 숨소릴 느낀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파란 풍경이 고즈넉이 내려앉는다. 산 까치 노래 소리마저 삼켜버린다. 소나무가 침묵으로 무겁게 서 있다. 겨울 바위산에서 꼿꼿하게 버틴다. 눈과 얼음을 견디고 반듯하게 선다. 휩쓸리지 않고 푸른 색깔을 지킨다. 바람소리가 하얀 구름과 어울린다. 희양산이 떨지 않고 도도히 흐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험지 출마를 선택했다. 새보수당의 유승민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보수 재건을 위한 자기희생의 모습들이다. 양당 신설 합당을 위한 고육책(苦肉策)이기도하다. ***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보수 통합은 진보와 균형을 위해 꼭 필요하다. 유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통합의 단초가 되고 있다. 망망대해로 나선 희망의 배가 됐다. 어렵게 시작된 보수 통합 시도가 총선용 연대로 그쳐선 안 된다. 어설픈 통합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몸집만 불려선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한국당부터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지도자급 인사와 중진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이 결단한 자기희생에 동참해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보수 야당을 다시 세우는 길이다. 국정의 동반자로 탈바꿈이기도 하다. 보수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득권이다. 그동안 저마다 상대에게만 희생과 양보를 요구했다. 이젠 좀 달라야 한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이 몸소 자기희생을 실천했다. 먼저 내려놓고 비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더 이상 늦출 명분도 이유도 없다.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 그런데 보수 야당은 오늘도 무력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입춘 지나니 봄 오는 소리 들린다. 영하권 날씨에도 봄이 꿈틀댄다. 칼바람과 함께 와 징소리를 낸다. 잠든 산야를 깨워 맥동하게 한다. 겨우내 움츠린 봄의 꿈을 키운다. 철없는 진달래가 봄을 재촉한다. 청주의 한파주의보가 무색하다. 봄 오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숲길이 완만하고 부드럽게 흐른다. 하얀 물결이 낮고 눈부시게 빛난다. 거대한 나무들이 파도소리를 낸다.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곧추선다. 펜 화가의 그림처럼 날카롭게 인다. 하얀 꽃을 피워 나무바다를 지킨다. 잔설과 어우러져 천혜의 은빛이다. 자작나무가 어느새 흰 눈을 닮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우한(武漢) 발 우환(憂患)이 걱정스럽다. 감염 속도가 재앙 수준이다. 중국을 넘어 전 세계 국경을 넘고 있다. ***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 감염병이 전 세계에 창궐(猖獗)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점점 세력을 키우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우선 오늘(4일)부터는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 중국에서 한국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도 제한할 예정이다. 관광목적의 단기비자 발급은 아예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 전역의 여행경보도 '여행 자제'에서 '철수 권고' 단계로 상향키로 했다.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은 아예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인류의 탄생과 함께 한다. 물론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하지만 대개 감염병과 같은 재앙과 궤를 같이 한다. 신종코로나 역시 다르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점점 더 피해를 키우고 있다. 바이러스의 경고는 언제나 가혹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그랬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국내에도 많은 피해를 입혔다. 우한폐렴으
[충북일보] 수직의 숲 세상에 인걸이 찾아든다. 자작나무 무리가 하얗게 솟구친다. 햇빛이 나무 기둥 사이로 들이민다. 제 몸 태워 차고 맑은 향기를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목이다. 고요한 숲 냄새가 움막 안에 퍼진다. 지친 폐로 들어온 공기가 상쾌하다. 원대리 자작나무 하얀 숲속 나라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설 명절 연휴 끝 날 백화산으로 간다. 미세먼지 불안함 떨쳐내고 나선다. 경사가 완만하고 거리가 적당하다. 낙엽 푹신하고 인적 드문 숲길이다. 숲속 안 공원은 인적 없이 호젓하다. 흐릿한 미세먼지가 석양을 감춘다. 짧은 시간 고적한 풍경에 흡수된다. 나무에 걸린 훌라후프가 고요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4·15총선 예비후보들의 공약(公約)들이 또 쏟아지고 있다. 진정성과 신뢰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그저 지켜지길 바랄 뿐이다. 공약은 원래 장밋빛이어야 맞는 걸까. 결코 아니다. *** 장밋빛 공약에 또 속지 말자 4·15총선 예비후보들의 홍보가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목 좋은 건물마다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크기도 건물을 덮을 정도로 엄청나다. 나름 화려한 공약으로 그럴싸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장밋빛' 공약이다. 유권자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포퓰리즘(populism)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끔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의 공약도 있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SNS 상에선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활개치고 있다. 물론 관심을 끄는 공약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몇몇 생활형 공약들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공약이 대다수다. 수천 억 원 이상 예산이 수반되는 규모의 공약도 있다. 노골적인 공수표 남발 같다. 청주지역 예비후보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유권자 마음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보이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섬과 섬, 바다로 이어진 무슬목이 예쁘다. 섬의 천이가 살며시 흔적으로 드러난다. 섬 사이로 파란 물결이 일렁이며 흐른다. 부서지는 포말에서 음악소리가 나온다. 오고 가는 밀물과 썰물의 고운 이동이다. 잔잔한 파도 소리 따라 감정이입이 쉽다. 겨울 바다가 사람들을 품으며 다독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체육계에 민간회장 시대가 열렸다. 이익(利益)은 한 사람을 움직이고, 대의(大義)는 무리를 움직이게 한다. 재정지원은 이익이고, 탈정치화는 대의다. 두 명분이 조화롭게 어울릴지 궁금하다. *** 체육의 탈정치화 선언해야 지난 10일 초대 민간 충북도체육회장 선거에서 윤현우 후보가 당선됐다. 윤 회장은 당선 소감에서 "정치로부터 독립해 자율성을 갖고 운영하는 첫 무대이기 때문에 해결 과제도 많다"고 말했다. 체육인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도 강조했다. 충북체육인들은 체육에 대한 전문성보다 실리를 선택했다. 쌓여 있는 현안 해결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충북도체육회의 재정 독립과 법인화다. 충북도와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 역시 중요하다. 재정적 안정은 체육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의무화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지자체가 출자·출연한 재단법인으로 전환이 필수조건이다. 윤 회장은 민간 회장 선출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두 말 할 것 없이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이다. 취지를 살려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재정적
[충북일보] 인공 불빛이 생명 에너지를 내뿜는다. 까만 밤바다가 불빛 따라 너울거린다. 석양이 지고 나니 도시 불빛이 비춘다. 까만 밤에 해안길이 어렴풋 드러난다. 하얀 입김이 바람처럼 머물다 간다. 맑은 기운이 깨끗하게 몸으로 스민다. 밀물과 썰물이 교대로 물갈이를 한다. 고통의 끝에 서서 아름다움을 반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빨간 망개나무 열매가 겨울 숲을 달군다. 나뭇잎 떨어져 쓸쓸한 숲을 빛나게 한다. 색깔 하나로 겨울 숲에 활기를 띠게 한다. 겨울에도 변함없이 오감을 만족시킨다. 바람이 대지를 만나 포근한 소리를 낸다. 관목과 덩굴식물이 서로 감싸 공존한다. 남도의 숲이 내는 알싸한 향이 감미롭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 등 전국이 정치로 새해를 시작한다. 도심 요지 건물은 총선 예비후보들의 홍보탑이 됐다. 각종 현수막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지역 신문과 방송엔 정가 소식이 가득하다. *** 지역 소멸 막아야 나라가 산다 4·15총선이 90여 일 앞이다. 그러나 지역은 우울하다. 지역 소멸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역 선거구 지도는 소멸의 축소판이다. 수도권은 촘촘하고 지역은 듬성듬성하다. 서울의 한 구(區)에는 3개 선거구도 있다. 경기도 한 시(市)엔 5개도 있다. 지역은 3~5개 시·군을 합쳐야 겨우 1개 선거구가 만들어진다. 충북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주를 제외하곤 몇 개 시·군을 합쳐야 겨우 한 선거구가 된다. 인구의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공동화를 선거구만큼 상징하는 지도는 없다. 사람과 의원의 수도권 집중은 정책 편중을 낳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양극화를 부채질 한다. 그러다 보니 자치(自治)에서마저 차이를 드러낸다. 수도권 지자체들은 엄청난 돈을 뿌린다. 반면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자본 유치에 목을 맨다. 서울시나 경기도는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 현금 지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충북은 농민수당 도입도 쉽게
[충북일보] 좌구산이 숨소리에 차츰 발을 맞춘다. 땀과 호흡의 전쟁이 한동안 이어진다. 산정에 다가갈수록 오르막이 심하다. 계속된 비알이 고도감을 일깨운다. 힘들게 가니 비로소 조금씩 보여준다. 자연 그대로 강인한 날것을 드러낸다. 거센 얼굴로 철학적 언사를 쏟아낸다. 세상만사 굽은 건 다 펴면서 살라 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새해 첫 칼럼의 주제어로 '복기(復棋)를 선택한다. 잘못을 반성하고 같은 잘못을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기 위함이다. *** 잘못을 인정하는 정치해야 새해벽두부터 바둑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바둑을 전혀 모른다. 바둑 얘기를 하는 건 '복기'란 단어에서 '정치(政治)'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기자라는 직업상 정치를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쓰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자꾸 쓸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작금의 정치 현실이 그만큼 우울하다. 20대 국회는 수많은 날을 허비했다. 여야 협치의 사진 한 장을 남기지 못했다. 바둑엔 열 가지 계명이 있다. 이른바 위기십결(圍期十訣)로 불린다. 그 중 첫 번째가 '부득탐승'(不得貪勝)이다.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버리라"는 얘기를 가장 먼저 완곡하게 하고 있다. 과정을 중시하라는 교훈이기도 하다. 위기십결의 요체는 버림과 절제, 비움과 아낌이다. 요란하면 실패한다. 고요함을 유지해야 실천할 수 있다. 자신을 바로 보고 겸손해야 한다. 우쭐하거나 교만하면 할 수 없다. 정치에 적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부득탐승과 같은 이치다.
[충북일보] 좌구산의 청청한 소나무가 너그럽다. 널찍한 품으로 드넓은 도심을 품는다. 한동안 발 밑 폭신한 촉감을 따라간다. 오르락내리락 심장이 자꾸 붉어진다. 얼음처럼 찬 공기에 열기가 휩싸인다. 오르막이 서서히 고개를 낮추며 간다. 소박하고 순박한 생명들이 잘도 노닌다. 선배 산객이 빨간 물 짙게 환히 웃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뒷걸음질 치던 노을이 밖으로 밀려난다. 수평선에서 스러질 즈음 바다가 물든다. 자디잘게 부서지던 노을빛에 장관이다. 노을이 지핀 불씨를 물고 걸음을 옮긴다. 바다 수면이 은박지처럼 반짝거린다. 방파제 등대가 일제히 저녁 불을 댕긴다. 파도가 연신 밀려와 철썩철썩 부서진다. 작은 포구에서 그리움이 무르익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