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숲길로 발들이자 풀빛 세상이다. 고요하고 푸르게 숨을 들이 쉰다. 맑은 하늘이 내려와 녹음이 된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색을 만든다. 자연이 빚어낸 빛나는 결실이다. 계절마다 다른 살아 있는 액자다. 스스로 가꿔가는 작은 천국이다.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새 한 마리가 분위기를 조율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역사는 되풀이 된다." 오류(誤謬)란 말을 나날이 되뇐다. 연목구어(緣木求魚)와 후필재앙(後必災殃)을 떠올린다. 각성(覺醒) 되지 않은 사람과 조직, 나라가 줄지어 간다. 불행한 운명이 이어진다. *** 혁신의 주체는 결국 공무원 시간이 참 빠르다. 지난 1년 한범덕 청주시장에 대한 평가는 만족스럽지 않다. 좋게 보면 민선7기 방향타를 잡는 기초과정이었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비교적 순항 중이다. 지방세 수입 1조원 돌파 등 성과도 있었다. 소통을 위한 청주1번가 운영과 주민과의 대화는 호평을 받았다. 공유오피스 '비채나움'은 행정 공간 혁신사례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도시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등은 삐걱 소리를 냈다. 개발을 둘러싼 일부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년 내내 한 시장을 괴롭힌 도시공원 일몰제였다. 한 시장은 '공원 최대 보전, 개발 최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불가피한 선택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당부하고 있다. 한 시장의 선택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청주시민을 위안 소신 있는 선택이라면 되레 응원하고 싶다.
[충북일보] 녹음 우거진 숲 사이로 원시가 흐른다. 물소리가 암반의 높낮이 따라 바뀐다. 부드럽게 커졌다가 사납게 작아진다. 길이 촉촉한 청록색 이끼로 가득 찬다. 무한한 생명력으로 기쁨을 토해낸다. 들숨 날숨 따라 폐부 깊숙이 시원하다. 초록 품에 안겨 온종일 푸른 숨을 쉰다. 길 떠나온 이유를 분명하게 깨닫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하늘이 맑고 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여름 초화류가 화단을 빼곡 채운다. 아파트 베란다가 백일홍에 물든다. 나름 자태 드러내며 한낮을 달군다. 신선한 바람에 붉은 향이 묻어난다. 한 여름 지내는 꽃무리 중 으뜸이다. 그리움 담은 붉은 꽃이 오래 머문다. 유월 넘어 오래도록 도심을 품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을 냈다. 지난달 30일 1분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월경했다. 넘지 말라고 그어놓은 '금단의 선'을 넘었다. 정전협정 66년의 벽을 깨는 순간이었다. *** 역설의 성취 이룰 수 있다 넘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넘지 못할 선(線)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과 극이 통한다는 역설을 현실화 했다. 전쟁과 평화가 위태롭게 공존하는 공간에서 증명했다. 한계를 뛰어넘는 리더십이 만든 '역설의 성취'였다. 선을 넘자 새로운 역사가 펼쳐졌다. 역설의 성취는 남북관계에만 있는 게 아니다. 비핵화처럼 묵직한 주제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국내 문제에도, 충북의 현안에서도 나올 수 있다. 충북의 명문고 설립 문제가 제자리걸음이다. 본격화 된 논의에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과 전인교육에 대한 가치 조율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일단 두 기관은 충북의 명문고 설립에 동의했다. 어떤 명문고를 어떻게 언제 만드느냐만 남은 셈이다. 중요한 건 한 가지다.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원칙을 지키고 정당성에 집중하면 된다. 단 한 번 만나서 해
[충북일보] 시간이 유월 끝자락으로 달린다. 사방에 푸른 기운이 한 가득이다. 들녘이 풀빛으로 더 짙어져 간다. 여름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비와 어울려 노니 좀 더 풍요롭다. 검붉은 복분자 열매가 탐스럽다. 한 움큼 단내가 입속 한 가득이다. 풍요로움이 오래 그곳에 머문다. 비온 날 숲속 길 뒤태가 소담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하늘 풍경이 점차 경이롭게 바뀐다. 멀리 버드나무 풍채가 고즈넉하다. 하늘빛 저수지와 제대로 어울린다. 저수지 주변을 산들바람이 감싼다. 상큼한 풀빛 향내가 수풀에 닿는다. 이마에 흐른 땀이 바람에 식어간다. 복잡한 생각이 뜻밖에 단순해진다. 다시 눈부신 삶을 기대하며 머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까마득했던 날을 되돌아본다. 30년도 더 지났다. 그때 잠깐 나는 대학 시간강사였다. 이 대학 저 대학 떠돌며 속칭 '보따리 장사'를 했다. 자부심과 비애를 함께 느낀 시절이었다. *** 이름만 좋은 법 돼서야 대학 강사들의 비애는 계속되고 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시간당 강사료가 조금 오른 거 빼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개정 강사법이 오는 8월1일부터 시행된다. 그런데 대학과 시간강사들의 입장이 아주 다르다. 대학들은 강사 수를 줄이려 하고 있다. 강사법이 시행되면 시간강사 채용 방식이 대학 측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돈의 셈법'으로만 따지면 강사법은 일단 대학에 손해를 끼친다. 4년제 사립대학에서 이런 셈법이 더 심하다. 전국의 사립대들은 진작부터 시간강사를 줄여 왔다. 그 바람에 지난 7년 동안 시간강사 수는 전국적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따지면 6만226명에서 3만7천829명으로 줄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대학교육연구소가 전국의 사립대학 152교(일반 150교, 산업 2교)에 대해 대학알리미 '2011~2018년 전체 교원 대비 전임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충북일보] 유월의 포항운하가 아름답게 맥동한다. 유람선 한 척이 형산강 뱃길을 이어간다. 바다가 끌어당기듯 힘차게 속력을 낸다. 유연한 선으로 송도 해도 죽도를 흐른다. 시름겹던 뱃길이 활력 있게 되살아난다. 죽음과도 같았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죽도시장은 그 옛날 파시처럼 활기차다. 포항제철소는 한 결 같이 눈앞을 감싼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운제산 구름 따라 오어지를 거닌다. 저수지 숲길이 햇볕을 잡아당긴다. 순도 높은 순결함이 사방에 퍼진다. 관어정에 이르니 점점 더 신비롭다. 청량한 물빛에 신령한 기운이 돈다. 원효와 혜공의 물고기들이 노닌다. 심산유곡 한 가운데 길을 내고 간다. 고승원력이 외진 두멧길을 밝힌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주 52시간 근로제가 심각하다. 산업현장 곳곳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제조업계의 초과근로시간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버스업계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입법보완 등 대책은 없다. *** 첫 단추 제대로 꿰야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지 만 1년이 다 돼 간다. 기대와 달리 '저녁이 있는 삶'은 저 멀리 있다. 근로자와 기업 모두 불만을 터트린다. 근로자는 줄어든 소득에 아우성이다. 기업은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을 하소연 한다. 주 52시간제 의무 시행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해당 사업장 중에서 아직 준비가 안 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급작스런 근로시간 단축은 많은 걸 바꿔 놨다. 근로자들은 오후 6시면 '칼퇴근'한다. R&D(연구개발) 분야 종사자들조차 어김없다. 모든 걸 덜하면서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지 의문이다. 기업의 탄식이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산업현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건설업계에선 특히 더 그렇다. 근로시간 축소는 곧 공기 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충북일보] 오어지 둘레길의 여름이 싱그럽다. 저수지를 거쳐 온 바람이 시원하다. 더위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복잡한 생각이 홀가분해진다. 풀빛 숲길이 사색의 길이다. 오어지 둘레길엔 푸른 마력이 있다. 사시사철 다르지만 이즈음 색감이 뛰어나다. 우선 풍광이 빼어나다. 원시림으로 덮여 햇볕이 잘 닿지 않는다. 각종 활엽·침엽수림이 우거진다. 뙤약볕이 이글거려도 딴 세상이다. 2019년 6월15일 오전 10시 날씨가 좀 흐리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오어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오어지 둘레길 들머리가 몇 걸음 앞이다. 전체 길이 118.8m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원효교다. 오어사를 뒤로 하고 다리를 건넌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수목이 우거진 평탄한 길이다. 오어지 물이 반쯤 빠져 있다. 저수지 사면에 흘러내린 흙 주름이 수려하다. 멍석길이 나온다. 폭신한 느낌을 준다. 무엇으로 만든 건지는 모르겠다. 파인애플이나 대마 껍질 같다. 빽빽이 들어찬 나뭇가지 사이로 저수지가 보인다. 저 아래 시퍼런 물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오어지가 물속에 길게 드러눕는다. 굴참나무가 짙은 풀빛을 한다. 소나무도 함께 어우러진다. 덕분에 상쾌한 그늘을 드리운
[충북일보] 여름날 밝은 햇살이 숲으로 퍼진다. 은은한 숲 향이 코끝으로 들어온다. 싱그러움 가득 품은 숲과 호흡한다. 궁극의 풀빛이 세상을 부드럽게 한다. 바람과 물 어우러져 생명을 키운다. 숲의 온도가 사람 체온을 닮아간다. 서늘한 공기에 따뜻하게 화답한다. 여름 볕에 고통이 살짝 녹아내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여름 풍경이 천천히 스며든다. 짙은 풀빛 위에 하얗게 빛난다. 풀빛 머금은 구름으로 초대다. 무성한 가지가 바위를 숨긴다. 숲 그림자가 다시 숲을 만든다. 절벽 아래로 신비한 계곡이다. 날선 바람이 바위를 조각한다. 아름다움 뒤로 위험이 숨는다. 산, 자연이 빚고 사람이 그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국 축구의 반전 드라마가 감동적이다. 종료 1분 전 버저비터 동점. 연장 전반 역전. 연장 종료 30초 전 동점 골 허용, 승부차기 2명 실축 후 재역전…. 이런 드라마가 또 있을까. *** 무조건 등원해야 살수 있다. 국내 정치는 한국 축구와 영 딴판이다. 명분 없이 헛발질만 하고 있다. 장외로 나간 자유한국당의 등원 기미는 여전히 없다. 전반전 후반전이 다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도대체 반전 없는 드라마다. 한국당은 여전히 국회 밖에 있다. 좋은 말로 장외투쟁 중이다. 하지만 장외투쟁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권력이 무소불위로 횡포를 부릴 때 야당의 투쟁방법이다. 등원거부 등 극한투쟁이 국민에게 위로를 주던 시절 얘기다. 지금은 억압사회가 아니다. 정권이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지도 못한다. 장외투쟁이 식상한 이유다. 게다가 등원거부는 직무유기다. 하지만 처벌할 법이 없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다음 선거에서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불문곡직 등원해야 한다. 오래 가면 갈수록 스스로 목을 죄는 형국에 빠지게 된다. 자칫 장외에서 얻은 것 마저 잃을 수 있다. 딜레마에서 빨리 빠져나와
[충북일보] 밤골에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숨은벽 능선이 산수화를 닮아 간다. 하얀 바위와 푸른 나무가 진경이다. 왼쪽으로 인수봉이 우뚝하게 선다. 오른 쪽엔 백운대가 기상을 뽐낸다. 깎아지른 대슬랩이 하늘로 솟는다. 고개 쳐든 만경대가 용등을 닮는다. 수많은 신비와 아름다움을 감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막말의 전성시대다. 자유한국당 주요 당직자들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돌아가면서 악다구니와 쌍소리를 지르고 있다. 막말 바이러스에라도 감염 된 것 같다. *** 정치는 막말로 하는 게 아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31일 사고를 쳤다. '김정은 우위설'을 폈다.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급기야 '김정은 치켜세우기'라는 무리수까지 둔 셈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당의 상습적인 막말은 월례 행사 수준이 됐다. 지난 2월엔 5·18 망언으로 광주시민들을 자극했다. 4월엔 세월호 망언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5월엔 '달창' 발언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들끓게 했다. 한국당은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다. 지지율 확장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 한국당 지지율은 한때 민주당을 턱밑까지 쫒았다. 하지만 최근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끊이지 않고 터진 막말 때문이다. 막말은 정치권에서 사려져야 할 구태였다. 하지만 유령처럼 살아남아 정치권에 출몰하고 있다. 예든 지금이든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소통을 가로막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충북일보] 침·활엽수림이 우거져 공존한다. 숲 그늘에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햇볕이 쉽게 닿지 않는 공간이다. 초여름 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주변 풍경이 사색에 잠기게 한다. 홀로 길 끝에 서니 홀가분해진다. 잠시 원효와 혜공을 만난 듯하다. 오어지 둘레길 풍광이 빼어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이곳저곳 온통 풀빛이니 분명 여름이다. 사부작 걸음으로 어느새 능선에 닿는다. 거대한 사모바위가 눈앞으로 다가온다. 옛 벼슬아치들의 사모(紗帽)를 꼭 닮는다. 바위 밑 북한 무장공비 아지트가 새롭다. 124군부대 무장 게릴라를 떠올린다. 고된 삶의 순례처럼 북한산을 따라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여기는 정상,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1977년 9월15일 산악인 고상돈(高相敦)이 남긴 말이다. 한국인 최초의 에베레스트(8848m) 등정 성공 소식이었다. 하지만 40년째 그의 말을 듣지 못하고 있다. *** 진정한 '충북인'으로 대우해야 고상돈은 청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 전매청 청주연초제조창에 근무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청주대 2년을 수료했다. 1965년 충북산악회에 가입했다. 산악인으로서 첫 출발이었다. 겨울등반을 특히 잘했다. 그는 세계 최고봉을 등정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한국을 세계에서 여덟 번째 에베레스트 등정 국가로 만들었다. 포스트·몬순 기간 등정 세계 세 번째라는 기록도 세웠다. 한국산악인의 자랑이자 자존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명성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호사다마(好事多魔) 화불단행(禍不單行)이었다. 그는 1979년 알래스카 최고봉 매킨리(6191m)원정대장을 맡았다. 5월 29일 무리 없이 정상도 밟았다. 하지만 등정 성공 후 하산하다 추락사했다. 충북의 세계적 영웅은 그렇게 갑자기 사라졌다.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 2년도 안 돼 영원히 산에 머물고 있다. 함께 했던 2명의 대원
[충북일보] 비봉능선이 한 눈에 들어와 웃는다. 맘 졸이며 오르니 세상이 발아래다. 기묘한 바위 사이로 조망이 터진다. 아찔한 암릉길이 하얗게 엎어진다. 용의 허리가 돌에 누워 있는 듯하다. 족두리봉이 문수봉에 예를 갖춘다. 승가봉과 비봉, 향로봉이 바로 선다. 너른 공터엔 사모바위가 절묘하다. /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여름이 찾아오던 날 엄니를 떠올린다. 엄니들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이 핀다. 일하러 가는 길, 놀이 가는 길이 환하다. 꽃향기가 좋아 하나 둘 절로 따라간다. 풀빛 잎 옆으로 작은 톱니가 앙증맞다. 빗방울 맺힌 가장자리가 더 향기롭다. 회색빛 도시인 마음을 곱게 채색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24일까지 사흘 남았다. 청주시내버스 총파업 조정기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완의 조건부 철회가 완전한 타결로 매듭지을지 궁금하다. 준공영제 도입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 업체 투명경영 담보돼야 가능 지난 15일 청주의 시내버스는 멈추지 않았다. 물론 완전 타결이 아닌 미완의 조건부 철회였다. 버스노조가 총파업 개시 시간을 열흘 연장했기 때문이다. 청주시내버스 파업은 일단 위기를 넘겼다. 노조는 지금도 꾸준히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임금협상보다 청주시에 더 집중하는 듯하다. 준공영제 시행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행 여부에 따라 파업시기를 다시 결정할 참이다. 노조는 청주시에 준공영제 시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적정운송원가 조기 합의도 촉구했다. 청주시의 도입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시행엔 버스노사가 인식을 함께했다. 충북도의 적극적인 지원책도 요청했다. 준공영제는 청주 시내버스 파업 대란을 막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요금인상과 함께 막판 히든 카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시민 부담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둘 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충북일보]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내버려뒀더니 보물이 됐다. 자연의 힘으로 되살아났다. 한빛원자력발전소가 1981년 전남 영광에 들어서게 됐다. 냉각수 공급을 위해 운곡저수지 건설도 함께 시작됐다. 그 바람에 운곡리와 용계리가 수몰 운명을 겪었다. 사람들이 떠나고 경작지는 버려졌다. 꽉 막힌 대지와 논밭에 물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물이 들어오자 생태가 살아났다. 각종 생물들이 찾아들었다. 버려진 경작지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다. 지난 2011년 4월,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30년만이다. 운곡습지엔 860여 종의 생물이 산다. 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과 삵이 갈대숲을 활보한다. 호젓한 숲길 곳곳엔 원시 비경이 숨어 있다, 상상하기 어려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자연 순환의 힘을 증명하고 있다. 5월, 여행하기 참 좋은 시간이다. 이즈음 풀빛생태관광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2019년 5월19일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고창 운곡습지를 찾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 덕에 사위가 깨끗하고 맑다. 미세먼지가 없어지니 상쾌함이 살아난다. 오전 10시부터 타박타박 생태탐방로를 걷는다. 친환경주자창 탐방안내소
[충북일보] 운곡습지 5월 풍경은 풀빛정원이다. 분홍 사라진 자리에 풀빛만 가득하다. 그래도 생태둠벙은 노란 꽃 세상이다. 노랑꽃창포가 나비처럼 날아다닌다. 맑고 우아한 심정을 정숙히 드러낸다. 고요한 수면 아래선 물고기가 노닌다. 머잖아 검은물잠자리가 찾을 것 같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환자 상당수가 신분증을 필수로 지참해야한다는 것을 몰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평일이라 내원 환자가 적어 우려했던 것만큼 큰 불편은 없었지만 주말은 걱정됩니다." 병원·의원 등 의료기관 진료 접수 시 반드시 신분증·의료보험증 등으로 신분 확인을 해야 하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 시행 첫날인 20일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의원 간호사 김씨는 "제도 시행을 잘 모르는 분들이 꽤 많았다. 특히 평일 의원을 찾는 환자는 노인층이 많아 변경 사항을 빠르게 알기 어려워 한다"며 "다행히 제도 취지를 설명하면 환자 다수가 납득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본보가 청주지역 의료 현장을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혼란은 없었다.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부터 동네 병·의원까지 안내데스크 등 눈에 띄는 곳에 "진료 전 신분증을 꼭 제시해달라"는 내용을 포스터와 안내문 등으로 게시하고 있었고, 개별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미리 신분증 지참을 당부한 덕분으로 보인다. 다만 만반의 준비에도 시행 첫날인 만큼 잡음이 없진 않았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한 내과 원무과 직원은 "신분증을 깜빡 잊은 다수의 환자의 스마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지나간 대경기 불황을 돌아봐도 지금처럼 현장의 일이 없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길어진 고금리 상황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위기 등의 악조건은 충북도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기간 산업으로 해당 산업의 장기화되는 침체는 내수시장과 경기 부양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금융 조달의 어려움과 인건·자재비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건설 경기 위기 요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도내 건설 경기는 올해 건설자재 원가 상승·출하량 감소, 공공·민간 발주 위축, 건설 관련 사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충북 건설 수주는 전년 동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 건설수주 감소세는 최근 5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2023년 1분기 -38.8% △2분기 -51.5% △3분기 -47.3% △4분기 -27.8% △2024년 1분기 -63.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