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좌구산의 청청한 소나무가 너그럽다. 널찍한 품으로 드넓은 도심을 품는다. 한동안 발 밑 폭신한 촉감을 따라간다. 오르락내리락 심장이 자꾸 붉어진다. 얼음처럼 찬 공기에 열기가 휩싸인다. 오르막이 서서히 고개를 낮추며 간다. 소박하고 순박한 생명들이 잘도 노닌다. 선배 산객이 빨간 물 짙게 환히 웃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뒷걸음질 치던 노을이 밖으로 밀려난다. 수평선에서 스러질 즈음 바다가 물든다. 자디잘게 부서지던 노을빛에 장관이다. 노을이 지핀 불씨를 물고 걸음을 옮긴다. 바다 수면이 은박지처럼 반짝거린다. 방파제 등대가 일제히 저녁 불을 댕긴다. 파도가 연신 밀려와 철썩철썩 부서진다. 작은 포구에서 그리움이 무르익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동·식물 국회'는 그동안 대한민국 국회의 대표적 일반명사였다. '아수라장'은 20대 국회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답답' '참담' '울분'은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소감이다. *** 최악의 동·식물 국회 오명 참 한심한 20대 국회다. 국민을 절망시키기 위해 태어난 국회 같다. 법안 발의는 역대 가장 많다. 하지만 법안 처리율은 가장 낮다. 19대 국회에 이어 최악의 '식물 국회' 오명을 물려받게 됐다. '동물 국회'까지 재연됐다.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충돌은 엄청났다. 몸싸움과 욕설이 난무했다. '조국사태' 등 대형 이슈는 대화와 타협, 협치를 불가능하게 했다. 마지막까지 달라진 게 없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결국 중도 사퇴했다. 하지만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로 대변되는 '광장 정치'를 등장시켰다. '여의도 정치' 실종의 서막이었다. 국회 본연의 핵심 업무는 늘 뒤로 밀렸다. 예산안 심의와 민생법안 처리가 대표적이다. 20대 국회는 2019년 막판까지 어수선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끝까지 여야를 가르고 있다. 극명하게 편이 갈라져 매우 심상찮다
[충북일보] 파도가 멀리 그려내는 문양이 부드럽다. 아득히 밀려나 겹겹의 주름을 만든다. 썰물의 고운 갯벌위로 세월이 쌓인다. 자은도 앞바다에 붉은 해가 떨어진다. 햇빛을 받은 잔파도가 윤슬로 빛난다. 풍력발전기가 붉은 빛에 더 황홀하다. '무한의 다리'는 더 매혹적 풍경이 된다. 아쉬운 한 해가 밀려왔다 또 밀려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숨겨두고 싶은 쪽빛 바다 산책길이다. 기습을 당하듯 파란 풍경과 마주한다. 차가움이 주는 겨울 청량감이 다르다. 손대지 않은 날것의 풍경이 다가온다. 귀로 듣는 풍경화가 예쁘고 아름답다. 북풍한설에도 제 색깔을 굳게 지킨다. 폭발적인 힘이 가슴에서 요동을 친다. 내일 떠오를 찬란한 태양을 기대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가 마침내 도입됐다. 신문업계의 10년 요구가 열매를 맺었다. 유리지갑 샐러리맨들에게는 솔깃한 유혹이다. 하지만 한 번 등 돌린 독자들이 얼마나 돌아올지 의문이다. *** 일단 마련된 활성화 돌파구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 뉴스'가 강세인 시대다. 신문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미디어 강자다. 그런 신문이 위기에 놓인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 법안이 통과됐다. 신문 시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가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신문 구독료에 대해 도서 구입비 및 공연 관람비와 동일한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문업계가 정치권에 10년 동안 줄기차게 요구한 결과다. 신문 구독자도 이제 구독료에 대해 소득공제 받을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사용과 똑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정부와 국회가 신문의 공공재적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이 법의 적용은 2021년부터다. 신문은 도서 등과 유사한 지식정보 매체다. 한 마디로 사회적 공공재다.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충북일보] 시간이 쉼 없이 흐른다. 한 해가 또 저물고 있다. 눈발 날리는 12월이다. 문득 바다가 궁금해진다.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바다가 보고 싶어진다. 한 해 동안 수고한 몸과 마음을 파도 소리로 토닥이고 싶다. 2018년 12월 21일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경북 포항의 호미곶 해안둘레길을 찾는다. 바다를 벗 삼아 걷는 길이다. 파도와 시간이 빚어놓은 기암들이 멋지다. 해안 따라 병풍을 펼쳐놓은 아름답다. 클마 회원들이 바닷가 방향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얼마 가지 않아 일월대(바다쉼터)를 만난다. 영일만을 한눈에 조망한다. 겨울바다 풍경이 거침없다. 멀리 포항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바다가 마음을 빼앗아간다. 수많은 햇빛과 바람, 파도가 스쳐간다. 빛과 소리와 냄새가 한 데 섞인다. 해안 따라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절벽을 따라 해식애가 하얗게 이어진다. 구멍 뚫린 해식구가 신비로움을 더한다. 바람을 벗 삼아 치유와 명상의 길을 걷는다. 집집마다·과메기가·마당·빨랫줄에 널려 있다. 영락없이 남쪽 바다 어촌의 평화로운·풍경이다. 낯선 포구의 가정집 줄에 걸린 명태마저 풍경이 된다. 햇빛과 바람, 파도와 사람들이 스쳐
[충북일보] 억새 일렁이니 무심천이 움쩍거린다. 하얀 꽃 억새가 노닥노닥 겨울과 논다. 지나는 바람에도 억새꽃이 떨어진다. 찬란한 햇살 따라 하염없이 날아간다. 하얀 꽃잎 날리며 무심천과 이별한다. 서로 몸 부대며 맺을 결실을 약속한다. 억새 물결 위로 겨울이 졸린 듯 눕는다.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밭이 평화롭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건너편 비로봉이 침묵으로 지켜본다. 잿빛 산자락 사이로 초록 잎이 보인다. 소담스러운 겨울산하 풍취로 다가온다. 소나무가 흰 눈을 만나 아름다워진다. 뽀드득 사뿐 내리는 눈을 받아 품는다. 혹독한 눈보라에도 고유색을 지킨다. 푸른 계절과 사뭇 다른 위엄을 풍긴다. 소백설송 하얀 향기가 온 산을 덮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 해가 갈 즈음 내놓은 교수사회의 일갈(一喝)이 거세다. 2019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뽑혔다. 상대를 죽이면 함께 죽는다는 뜻이다. 분열된 사회를 반영하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 교수사회의 거센 일갈 21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하루 전이다. 여야 상생의 비전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의 분열과 갈등은 변치 않는 현상이 됐다. 교수사회가 내놓은 사자성어가 작금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웅변하고 있다. 물론 공명조(共命鳥)는 현실에는 없는 상상의 새다.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몸 하나에 머리가 둘인 새다.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하나는 밤에 일어나곤 했다. 몸은 하나인데 머리가 두 개로 각각 성질이 달랐다. 서로 시기하고 미워했다. 어느 날 한 머리가 맛있는 과일을 혼자 먹었다. 화가 난 다른 머리가 한 머리를 죽일 생각을 했다. 다른 머리가 한 머리 과일에 독을 탔다. 한 머리가 독이 든 과일을 먹어버렸다. 독이 온몸으로 퍼졌다. 그런데 한 몸의 두 머리가 함께 죽었다. 공명지조는 목숨의 공유를 망각한 화(禍)를 가르친다. 한국 정치의 현재 상황을 알리는 강력한 메타포다. 어느 한쪽
[충북일보] 산수비경의 호미곶 풍경에 닿는다. 범의 꼬리를 잡고 신나게 질주한다. 애끓는 그리움으로 바다를 만난다. 어선들이 정박한 포구가 평화롭다. 멸치 말리는 아낙의 손길이 바쁘다. 줄지어 매달린 과메기도 진경이다. 마냥 신나는 시간여행을 계속한다. 여행의 끝에서 범의 기운을 찾는다. 파도소리 숨과 하루 종일 함께 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짙푸른 바다 풍경을 몸소 따라간다. 빛은 차고 공기는 깨질 듯 투명하다. 파도소리가 지질대며 뒤따라온다. 암회색 기암들이 병풍을 치고 간다. 절벽을 따라 해국들이 총총 웃는다. 해안선을 빛내는 다른 주연들이다. 파도를 따라 옛 추억이 흘러나온다. 맑은 하늘 위로 파란 미소가 지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보에 대한 뉴스 통제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신문과 방송 등 소수의 미디어 권력에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일반 대중으로 이동하고 있다. 저널리즘도 계속 진화 중이다. *** 강한 지역언론이 필요하다 지역언론의 존재이유는 지역정보를 다루는데 있다. 단순하지만 아주 분명한 명제다. 당연히 지역에서 일어난 지역민들의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 이들의 삶과 존재적 이야기를 다루는 게 지역 언론 역할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지역에 기반을 둔 강한 지역언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류한호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언론의 과제와 대안'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류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언론의 역할'을 제시했다.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전달했다. 지역언론이 지역혁신의 핵심 주체(거버넌스 중심)임을 강조했다. 류 교수는 "강한 지역언론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강한 지역사회 형성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한 지역언론이 되기 위해선 기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푸른 바다 한 가운데 큰 손이 있다. 한 손은 육지 광장에서 마주한다. 바다엔 왼손, 육지엔 오른손이다. 서로 함께 살자는 상생의 손이다. 처음 해가 뜨는 나라의 상징이다. 사람의 줄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셀카봉 인증샷 행렬이 계속된다. 시간이 지나도 명소 값을 치른다. 바람도 호미곶 겨울풍경이 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낙엽이 바람에 흔들리며 춤을 춘다. 가벼운 바람에도 맥없이 떨어진다. 낙엽이 겨울비 되어 툭툭 흩어진다. 노랗고 붉게 물든 단풍잎이 쏟아진다. 비바람 앞에서 연신 추풍낙엽이다. 내려앉은 낙엽에 햇살이 산란한다. 제 몸 내주며 겨울과 마주하려 한다. 길 위의 슬픈 노래가 다시 이어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안타까운 사고의 위험은 언제나 우리의 삶 가까이 있다. 그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가장 크게 깨달을 때는 이미 안전이 깨졌을 때다. 각종 참사 때마다 증명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안전의 역설이다. *** 무개념과 무책임의 결과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부터 이야기 한다. 안전관리는 늘 어렵다. 아무리 방비해도 사고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이상 없던 현장이 하루아침에 아수라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인재(人災')에 우연적인 사고는 없다. 하나의 큰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같은 원인의 비교적 작은 사고가 존재한다. 작은 사고 29건과 사소한 이상 징후가 300건이다. 이른바 1:29:300 법칙으로 불리는 하인리히 법칙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대형사고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지 않는다. 이전의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면서 차츰차츰 완성된다. 큰 재해는 결코 '우연적'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소한 걸 방치한 '필연적' 결과란 주장이다. 세종~청주공항 연결도로가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리게 했다. 해명보단 구체적인 대책과 방안이 필요하다. 응급으로 처리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해명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산 아래 표충사 경내 단풍이 아름답다. 노란 낙엽 하나가 찬란하게 느껴진다. 떨어져도 점점 더 색이 곱고 진해진다. 바람이 보내준 노을이 낭만을 더 한다. 가을이 가니 산사의 사랑도 깊어진다. 마지막 단풍이 가을을 다시 기약한다. 파란 하늘과 맞닿을 확신을 보장한다. 오붓이 서로의 교감으로 낸 결론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단풍과 억새, 폭포가 함께 어울린다. 늦가을이 그리는 풍경에 흠뻑 젖는다. 접근 어려운 협곡에 층층폭포가 있다. 깊은 산속에 숨은 신비로운 성소 같다. 까마득한 물줄기가 층으로 떨어진다. 찰랑찰랑 물빛 부서져 무지개로 핀다. 울긋불긋 단풍잎과 어우러져 예쁘다. 협곡 따라 폭포 따라 세월을 따라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숱한 선거를 경험하는 세상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사와 시장·군수, 농협조합장까지 선거로 뽑는다. 민의 반영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정에선 여전히 부정적인 면이 많다. *** 정치적 휘둘림서 벗어나야 첫 민간체육회장 선거일정이 공식화 됐다. 전국에는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체육회가 있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2020년 1월15일까지 선거를 통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충북도를 비롯한 도내 각 시·군도 마찬가지다. 충북도체육회장 선거일은 2020년 1월10일이다. 각 시·군도 일정을 정해 공고했다. 선거 출마 체육관련 단체 임직원은 선거 6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충북에서도 조만간 후보등록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천타천 출마 예정자들이 부상하고 있다. 출마자들은 무엇을 위해 출마하려는지 분명히 판단해야 한다. 후보 등록 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혹 개인의 영달을 위한 건 아닌지 구분해야 한다. 정치적이라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지역체육회장은 그 동안 지자체장이 겸임해 왔다. 인사와 예산 등을 무기로 체육회를 좌지우지 했다. 선거 캠프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도 했다. 이번 초대 민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억새가 황금빛으로 빛나며 도드라진다. 붉은 해가 구름에서 나오자 꽃이 된다. 역광 받은 억새밭이 금빛으로 불탄다. 바람이 불자 억새무리가 군무를 한다. 넘실거리다가 너울거리길 반복한다. 해와 구름 위치 따라 춤사위를 바꾼다. 이른 아침과 해질 무렵, 한낮이 다르다. 가슴 속 가득했던 설렘을 풀어 넣는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목포라는 이름에서 바다 냄새가 난다. 바다로 가는 길 위에서 가을을 느낀다. 늦가을 붉은 단풍의 화염이 끝나간다. 단풍 유효기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울긋불긋 정취 느낄 시간이 별로 없다. 외진 오솔길 낙엽이 융단처럼 깔린다. 숲속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흐른다. 고하도 만추경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대한민국에 정치가 있는가. 최근의 국회 상황만 보면 정치는 없다. 그저 양극의 주장만 있다. 여야가 있는가. 이것도 없다. 그저 싸움과 다툼만 있다. 국회의원은 많은데 국회가 없다. 정치가 없다. *** 때로는 과감하게 나서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세연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속내야 어찌됐든 두 사람의 불출마 파장은 아주 크다. 여야 정치권은 속뜻까지 헤아려 잘 챙겨야 한다. 정치 세대교체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내년 총선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다행히 그때까지는 국민의 시간이다. 정치권은 정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책임도 져야 한다. 나라가 두 쪽 난 건 정치의 실패다. 조국사태를 곱씹어봐야 한다. 여야 대표에 60~70대·정치인들의 등장이 비판받을·일은·아니다. 충분한·경험과·연륜은 정치의 필요 덕목이다.·하지만 여야 모두 세대교체에·얼마나 노력을·기울였는지는 점검해 봐야 한다. 국민 갈등의 골은 여야 정치력에 부재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민주'가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자유한국당에 '자유'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걸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만학천봉 아래 나무 데크길을 걸어간다. 벼랑 선반에 매달린 길이 아슬아슬하다. 한쪽으론 깎아지른 절벽이 버티고 선다. 반대편 한쪽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강이다. 데크 아래 성긴 구멍으로 강물이 보인다. 내려다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무념으로 걷고 걸어야 편해지는 길이다. 산도 물도 아닌 물속 나를 보는 시간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여행은 타이밍이다. 계절이 바뀔 때면 더 그렇다. 2019년이 한 달 보름도 남지 않았다. 한 해를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 허전한 마음이 곰비임비 가슴 한편으로 넘나든다.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자주 끼어든다. 지치고 지루한 일상 탈피를 꿈꾼다. 오래 숨고픈 욕망이 가슴 저 밑에서 밀려나온다. 만추(晩秋)의 서정이다. 2019년 11월16일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전남 목포 고하도를 찾는다. 몇 해 전 만해도 페리를 타고 건너야 했던 섬이다. 목포대교가 남해바다 푸른 하늘을 하얀 선으로 가른다. 오전 10시 고하리 마을주차장에 내린다. 버스길이 끝나니 곧바로 걷는 길이다. 마을 복지회관 앞이 '용오름 둘레숲길'의 시작점이다. '용머리'까지 2.8km다, 왕복 5.6km, 2시간30분쯤 걸린다. 용꼬리에서 용머리를 향해 걷는 길이다. 당초 계획과 달리 주차장 오른 쪽으로 들머리를 정한다. 얼마 가지 않아 선착장이 보인다. 목포대교가 완공되기 전까지 섬의 관문이었다. 사람을 실고 드나들던 선박이 하루 종일 분주했다. 지금은 낚시객들만 보일 뿐 한적하다. 이충무공 유적비 앞에 선다. 울창한 해송 숲이 놀랍다. 두 팔을 벌려도 안을 수 없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사람 냄새 짙은 붉은 땅 단양에 닿는다. 단양강 암벽 따라 잔도가 길게 나간다. 짜릿한 공포와 스릴을 몸으로 느낀다. 깎아내린 절벽에 빨간 단풍이 내린다. 한 줌 햇살에 나뭇잎이 노랗게 빛난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냄새가 향기롭다. 저 멀리 내려놓은 행복을 다시 찾는다. 삶의 희로애락 담고 있는 생명길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환자 상당수가 신분증을 필수로 지참해야한다는 것을 몰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평일이라 내원 환자가 적어 우려했던 것만큼 큰 불편은 없었지만 주말은 걱정됩니다." 병원·의원 등 의료기관 진료 접수 시 반드시 신분증·의료보험증 등으로 신분 확인을 해야 하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 시행 첫날인 20일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의원 간호사 김씨는 "제도 시행을 잘 모르는 분들이 꽤 많았다. 특히 평일 의원을 찾는 환자는 노인층이 많아 변경 사항을 빠르게 알기 어려워 한다"며 "다행히 제도 취지를 설명하면 환자 다수가 납득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본보가 청주지역 의료 현장을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혼란은 없었다.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부터 동네 병·의원까지 안내데스크 등 눈에 띄는 곳에 "진료 전 신분증을 꼭 제시해달라"는 내용을 포스터와 안내문 등으로 게시하고 있었고, 개별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미리 신분증 지참을 당부한 덕분으로 보인다. 다만 만반의 준비에도 시행 첫날인 만큼 잡음이 없진 않았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한 내과 원무과 직원은 "신분증을 깜빡 잊은 다수의 환자의 스마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지나간 대경기 불황을 돌아봐도 지금처럼 현장의 일이 없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길어진 고금리 상황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위기 등의 악조건은 충북도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기간 산업으로 해당 산업의 장기화되는 침체는 내수시장과 경기 부양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금융 조달의 어려움과 인건·자재비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건설 경기 위기 요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도내 건설 경기는 올해 건설자재 원가 상승·출하량 감소, 공공·민간 발주 위축, 건설 관련 사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충북 건설 수주는 전년 동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 건설수주 감소세는 최근 5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2023년 1분기 -38.8% △2분기 -51.5% △3분기 -47.3% △4분기 -27.8% △2024년 1분기 -63.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