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정치를 소재로 칼럼을 쓴다. 싫지만 또 쓴다. 평소 꺼리는 주제지만 요즘 들어 자주 쓴다. '조국사태' 등 혼란스러운 정국의 영향이 가장 크다. 신물 나는 정치권의 아이러니가 한몫했다. *** 성찰과 쇄신이 필수조건 기자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 중 하나가 정치다. 그런데 싫어할 때가 더 많다. 정책 대결은 없고 정쟁만 가득한 그 판을 정말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없다면 무시하고 싶다. 칼럼 소재에서도 후순위로 미루고 싶다. 하지만 지난주에 이어 정치 관련 칼럼을 또 쓴다. 물론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되레 쓸 이유가 더 분명하다. '조국사태'를 지나면서 정치에서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오늘은 진영 얘기를 접고 자유한국당 얘기 좀 하려고 한다. 일찌감치 한국당의 소멸을 예측했던 사람들이 많다. 최순실로 상징되는 세력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은 직후엔 심각했다. 한국 정치에서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그 정도로 희망을 걸 수 없던 정당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을 겨룰 정도가 됐다. 물론 조국사태가 한몫했다. 그래도 이성적으로는 도무지 설명하기 힘든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햇볕에 자란 갈대가 여울에 흔들린다. 바람에 서로 몸을 부대끼며 속삭인다. 어느 틈에 억새가 끼어들어 상관한다. 마침내 서로 어우러져 몸을 비벼댄다. 도란도란 가을 사랑을 하나 더 만든다. 갈대 너울과 억새 춤이 은빛으로 곱다. 떠가는 흰 구름과 어우러져 신비롭다. 저녁노을 무심천이 금빛으로 빛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은빛 억새가 오후 햇살에 넘실거린다. 솜털처럼 부드러운 꽃잎이 몽실댄다. 단풍 꽃이 불을 지르며 계속 남하한다. 울긋불긋 가을이 절정으로 가고 있다. 화려한 색 잔치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산하가 온통 계절이 그려낸 수채화다. 찬란한 가을빛 속으로 걸어들어 간다. 고하도가 점점 갈색으로 옷을 바꾼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라." 북한의 전 절대권력 김정일이 남긴 유훈이다. 현재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은의 아버지가 남긴 말이다. 북한의 진심은 여기서 읽을 수 있다. *** 현실 정확히 파악해 대비해야 북한 핵 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된지는 오래다. 북한은 지금도 여전히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미사일 발사 실험을 11차례나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도 강행했다. 모두 12차례, 점점 고도화 하고 있다. 반대로 대한민국 군사력은 위축되고 있다. 한미 동맹은 상당히 이완된 상태다. 9·19군사합의에도 많은 문제가 보인다. 외교적으론 점점 고립되고 있다. 안보 상황이 6·25전쟁 이후 가장 좋지 않다. 국민 안보의식마저 퇴색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마저 감싸는 듯한 분위기다. 북한은 지난달 31일에도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 국군은 비행거리 370㎞, 고도 90㎞로 탐지했다. 청주 공군기지도 북한의 방사포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북한 관영매체는 대놓고 '기습적으로 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지금 북한이 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대상은 대한민국 외엔 없다. 군사분계선 부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여유롭게 걸으며 한낮 사색을 즐긴다. 바람에 스쳐가듯 단풍 숲을 걸어간다. 가을햇살 잘 받아 알맞게 물들어간다. 떨어진 낙엽 밟으며 가을로 빠져든다. 꽤 긴 등산로가 소박한 단풍꽃길이다. 수채화 같은 단풍 꽃이 촘촘하게 핀다. 바닥에 피어 나뭇잎 단풍보다 더 곱다. 우암산이 청주의 쉼터 역할을 다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울긋불긋 가을이 점점 무르익어 간다. 단풍 꽃이 불을 지르며 아래로 향한다. 산허리 감싸며 붉은 색깔을 감춘다. 가을이 화려한 색의 잔치를 준비한다. 바람이 예쁜 색을 머금고 조용히 간다. 눈부신 계절을 시샘하는 바람이 분다. 그물에 걸리지 않고 온통 산을 메운다. 다섯 색이 가을 빛깔로 안성맞춤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권력은 민심의 향배에 따라 부침한다. 민심을 모으고, 민심에 바짝 다가서야 한다. 무엇보다 민심에 부합하는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조국사태로 국민들은 아직도 두 패다. 민심의 봉합이 걱정이다. *** 중도층이 유권자의 절반 대한민국의 시간은 두 달 넘게 천하삼분지계였다. '조국의 시간' '검찰의 시간' '대통령의 시간'이었다. 서로 넘을 수 없는 불신의 벽을 만들었다. 경계의 벽을 단단히 쳤다. 단절의 의식세계로 딴 세상을 꿈꿨다. 서로 절반의 세상을 없애버렸다. 피아(彼我)의 경계를 명확히 가려 세상을 축소했다. 이제 아니다. 더 이상 그러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시간'은 합리적이어야 한다. 양측의 주장이 만나 열고 닫아야 한다. 수축된 의식을 확장해야 한다. 합리적인 통일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오롯이 국민의 시간이다.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불신과 분열을 적극적 공세로 몰아내야 한다. 대신 신뢰와 포용의 DNA를 믿어야 한다. 마르틴 루터 킹 목사는 말했다. "당신의 용기가 나라를 살린다." 국민의 용기를 말함이다.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인들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다. 선한 다수의 침묵에서 비롯된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가을단풍이 꽃보다 아름답게 핀다. 북한산 빛이 화려강산에 어울린다. 붉게 물든 산길이 아름답고 예쁘다. 노란 물감이 계곡을 따라서 흐른다.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진 수채화다. 산객도 함께 붉은 숨 한가득 마신다. 만산홍엽이 부른 연심이 오래 간다. 행복한 감상에 빠진 금빛 시월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널찍한 카페 앞으로 물이 모인다. 어느새 물 흐름이 느릿느릿하다. 길에 한층 깊어진 고요가 깃든다. 푸른 물빛이 영롱하게 펼쳐진다. 북한강에 비친 하늘 반영이 밝다. 작은 물결들이 새 풍경을 만든다. 시원한 숨결이 바람을 차고 간다. 구름 뒤로 숨은 햇살이 신비롭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때(timing)는 얻기 어렵고(難得者時), 기회(chance)는 놓치기 쉽다(易失者機)" 조선 중종 때 조광조가 한 말이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 쇠는 달궈졌을 때 쳐야 한다. *** 좌우에 멋진 풍경은 없었다 가을 하늘이 높아만 간다. 지상의 정치는 자꾸만 난분분하다. 하늘의 구름마차는 잘도 달려간다. 땅 위의 정치는 진영논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저주와 혐오, 비방과 조롱으로 아수라장이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조국사태는 정치의 무책임이 만든 혼돈이었다.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갈등하고 반목할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 둘로 쪼개져 서로 싸울 사안이 아니었다. 정치권 스스로 엄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권은 갈등 조정자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여론을 수렴하기는커녕 앞장서 분열과 대립을 증폭시켰다. 아집의 정치로 국론을 분열시켰다. 상식까지 무너트려 가치체계를 혼란스럽게 했다. 국가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 여권은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 스타일을 보는 듯했다.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폐단을 보여줬다. 특권과 특혜, 반칙이 통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습자지에 먹물 스미듯 안개가 밀려온다. 물안개가 두 강에서 몸을 일으킨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좌우로 길을 낸다. 원근 화법으로 안개 자욱한 수묵화 한 장을 그려낸다. 이즈음 아침마다 두물머리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느림보 강물 둘이 하나로 흐른다. 낮게 더 낮게 유유히 흘러간다. 두 물이 함께 상선약수의 미덕을 실천하며 간다. 하늘의 구름을 비추고, 들과 산, 온갖 사물을 담아낸다. 두물머리가 선물하는 미덕이다. 2019년 10월19일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를 찾는다. 고민 없이 물래길 1코스를 걷기로 한다. 물소리길로 불리는 길이다. 기존의 산책로를 연장해 만들었다. 클마 회원들이 양수역 주차장에서 내린다. 잠깐 준비운동을 마친 뒤 발걸음을 내딛는다. 주차장 오른쪽으로 데크길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간다. 길 왼쪽으로 커다란 저수지 같은 게 있다. 용늪이다. 용이 살았다는 전설의 장소다. 용늪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한여름의 화려한 연꽃 군락은 보이지 않는다. 연꽃들은 지금 목을 부러트린 채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 갈대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용늪을 나오면 6번 국도를 만난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연노랑 빛이 저수지 위에서 춤춘다. 눈부신 윤슬이 수면 위로 일렁인다. 연한 빛이 점점 황금물결로 바뀐다. 저수지 길에 잔잔한 선율이 흐른다. 사람들이 순례처럼 걸어들어 간다. 추억이 고요 속에 묵묵히 흘러간다. 힐링 하는 작은 산티아고 길이 된다. 명암지가 기적의 둘레길로 바뀐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대내외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글로벌 분업체계는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동력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체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기업은 국내보다 해외에 투자하려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는 기여하지 않고 있다. 제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한국은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으로 제조업 강국이 됐다.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기술(IT) 강국이 됐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부가가치 높은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은 한계점에 도달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수출 품목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아우성이다. 충북의 현실은 더 우울하다. 젊은 층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은 엄연한 현실이다. 청년들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일자리 측면에서 제대로 된 삶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노인층의 비중만 점점
[충북일보] 자연이 빚은 예술 속으로 들어간다. 붉어진 나뭇잎에 찬 이슬이 맺힌다. 옅은 갈색 나뭇잎이 숲을 채색한다. 가을볕에 나무 그늘이 곁을 내준다. 단조롭던 숲속 길이 마법을 부린다. 풍경 하나에 마법 하나가 들어찬다. 마법의 성들이 기묘하게 펼쳐진다. 마분봉의 기세가 계절을 압도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중략) 진실은 땅 속에 묻더라도 그대로 보존되고 그 속에 무서운 폭발력을 간직 한다…(중략)" 에밀 졸라가 100년 전 '여명'이라는 신문에 실은 기고문 내용이다. 프랑스를 뒤흔든 격문으로 기록된다. *** 공정과 정의가 전제돼야 '나는 고발한다'는 1898년 1월13일 에밀 졸라가 신문에 공개한 글이다.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해 군부(軍部)를 비판한 내용이다. '나는 고발한다' 의미의 J'accuse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나는 여기서 드레퓌스 사건의 내용을 새삼 알리려는 게 아니다. 재판 전개 과정을 말하려 함도 아니다. 졸라의 변호를 강조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다. 단지 진실의 엄중함을 말하기 위함이다. 진실에 접근하려 애쓴 한 사람에 대한 상찬이다. 시계(視界) 제로 정국이다. 정치가 어디로 흘러갈지 가늠하기 어렵다. 조국사태를 사이에 두고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두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서로 다른 진실을 주장하고 있다. 두 편으로 갈린 진실게임에 민생만 고단해지고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깊은 상처는 대개 같은 자리에서 생겨난다. 한 번에 덧나지 않게 꼼꼼히 치료해야 한다. 진실도 다르지 않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대청호반길에 상사화가 널려 핀다. 중턱 넘은 가을바람이 선선히 분다. 마침내 붉은 꽃으로 붉게 타오른다. 불그스름한 석양빛을 닮아 더 곱다. 예쁜 여인의 속눈썹처럼 활짝 핀다. 꽃이 필 시기 줄기에는 잎이 없다. 잎이 날 때면 꽃잎이 사라지고 만다. 만나지 못하는 슬픔이 늘 가득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문산길 풍경이 아침 윤슬로 일렁인다. 햇빛에 반짝이는 잔물결이 아름답다. 느린 걸음과 어울리는 대청호반이다. 걷고 보기만 해도 특별해 지는 길이다. 천천히 산책 하듯이 걷기에 그만이다. 물 위에 뜬 다리는 새로운 경치가 된다. 이국적인 그림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흙냄새 물 냄새로 가을이 되살아난다. 가을비로 대청호 세상이 촉촉해 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광화문과 서초동이 번갈아 소란스럽다. 평범한 아우성이 아니다. 아주 시끄럽다. 정치가 흔들리는 소리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조국사태'의 비명이다. 그래도 국회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 국회 스스로 대의정치 해야 참지 못한 민심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두 갈래로 나뉘어 서로 광장을 점령했다. 두 개의 이슈가 충돌하고 있다. 세(勢) 대결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적대감이 한가득 흐른다. 서울의 두 광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치권은 아직도 혼란한 정국을 정치로 풀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민심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쟁에만 힘을 결집하고 있다. 그 사이 '조국사퇴'와 '검찰개혁'이 맞부딪혀 피투성이가 됐다. 국민들의 실망은 절망으로 치닫고 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좌든 우든, 보수든 진보든 다르지 않다. 정치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포기했다. 대의정치를 포기하고 광장의 군중 뒤로 숨었다. 스스로 정치를 무력화 했다. '조국 사퇴'와 '검찰 개혁' 관련 집회가 번갈아 열리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점점 더 판이 커질 태세다. 여야는 광장의 불을 끄려 하지 않고 있다. 되레 불길이 더 활활 타오르길 바라
[충북일보] 문득 서늘한 바람 불더니 가을이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 떠간다. 고추잠자리가 떼 지어 들녘에 난다. 금빛 게으른 노을이 '해설피' 퍼진다. 두물경이 황홀하게 두 눈을 잡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비감을 더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적한 풍경이다. 찬찬히 듣고 보고 읽으며 걸어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조국사태가 계속 확전국면이다. 여야 난타전을 넘어선 지 오래다. 진영 대 진영의 싸움이 됐다. 집단 프레임으로 싸움의 무기가 재설정됐다. '조국 사퇴'와 '검찰 개혁'으로 정해졌다. *** 정당의 생명은 대의에 있다 국민들은 불공정과 위선을 사회적 악으로 여기며 살았다. 반칙한 사람을 벌 받게 하는 게 정의라고 믿었다. 그런데 조국사태로 가치관의 혼란을 겪었다. 당연하게 여겼던 신념 체계를 부정당했다. 비교적 명확한 모순(矛盾) 때문이다. 남의 기회를 가로채는 건 반칙이다. 있을 수 없는 비겁함이다. 비상식적인 짓이다. 국민 분노 이유는 딱 거기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상대는 여전히 당당하다. '내가 틀렸나' 헷갈리기까지 한다. 온 국민들을 혼돈과 의심 속으로 밀어 넣었다. 싸움의 출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내편과 네 편만 있는 지루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 진보와 보수, 좌우로 갈라진 싸움판이다. 싸움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곧 어둡고 긴 터널로 들어갈 것 같다. 조국사태에는 찬반을 둘러싼 전선(戰線)만 있다, 피아(彼我)만 남아 싸움을 하는 것 같다. 조국 장관이나 윤석열 총장 중 누구든 치명상을
[충북일보] 북한강과 남한강 물이 소리 없이 만난다. 양강의 물길이 살아나는 듯 일렁거린다. 아침 해가 엷은 광선으로 천천히 비춘다. 느티나무 잎이 진녹색 화석으로 빛난다. 새들의 가슴 털에 햇빛이 닿아 반짝인다. 두 물 풍경이 왁시글왁시글 아우성이다. 오래전 사라진 방랑의 피가 꿈틀거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분다. 파란 하늘은 더 파랗게 물들어 공활하다. 도열한 소나무가 말간 동요를 불러준다. 대관령 숲속 세상이 어느 순간 붉어진다. 계절의 경계를 허물며 고유색을 지킨다. 바람결에 영롱히 빛나며 꿈을 꾸게 한다. 동화 속 그림처럼 현실 너머를 알려준다. 어디에 서든 지금껏 보지 못한 풍경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부터 임명까지 논란의 연속이다. 지금까지도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조국사태'란 말은 이미 일반 명사화 됐다. 정치적 '논란'이 사회적 '사태'로 변한 사례다. *** 선과 악의 이분법만 있다 조국사태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현상이다.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상식의 파괴다. 실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같다. 하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서 일어난 분명한 사건이다. 조 장관은 지금도 수많은 의혹에 휩싸여 있다. 화려한 구호나 추상적 명분 뒤에 감춰진 사적 탐욕을 의심받고 있다. 현실에서 일어난 아주 비현실적인 일들 때문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역감정'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득세한 적이 있다. 망국병(亡國病)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제 '진영논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좌와 우로 편이 갈려 내 편, 네 편을 나누고 있다. 상대를 향해 분노와 적개심을 표출하고 있다. 지금의 진영논리는 지역감정보다 더 위험해 지고 있다. 조국사태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좌우의 진영논리가 극명하게 다르다. 선(善)과 악(惡)으로
[충북일보] 길 위의 산간마을이 워낙 깊고 외지다. 울창한 숲 사이로 맑은 물이 흘러간다. 물이 뿜어내는 기운에 소름이 돋는다. 숲속 나무와 풀빛의 빛깔이 짙어진다. 계곡으로 뻗은 단풍나무 색도 진하다. 산간 오지에서 가을이 쏟아져 내린다. 시간에 따라 시인과 화가를 배출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무더위를 이겨낸 100년 소나무숲이 가을을 맞는다. 수려한 경관과 청정한 자연을 자랑한다.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색의 계절과 잘 어울린다. 똑같은 길과 숲이라도 계절마다 다르다. 갈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대관령 소나무숲은 여전히 독야청청 초록이다. 형형색색 단풍과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은 어디에도 없다. 북적이지 않고 고즈넉하다. 2019년 9월21일 토요일, 날씨가 흐리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소식이다. 오전 7시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청주를 출발한다. 비가 오락가락 한다. 오전 10시 강원도 대관령 소나무숲길 어흘리 주차장에 닿는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는다. 준비를 마친 클마 회원들이 어흘리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숲으로 걸어들어 간다. 이내 웅장한 폭포를 만난다. 삼포암 폭포다. 아래위로 3개의 폭포가 기막히다. 치마골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이곳에서 3번 떨어진다. 폭포 3개가 차례로 떨어진다. 폭포 옆으로 난 길로 클마 회원들이 걸어간다. 한참을 걸어 길 끝에 다다른다. 줄지은 나무들이 다시 길을 인도한다. 시간과 함께 깊어진 맛이 흐른다. 발 밑 촉감이 푹신하다. 때론 잘 만들어진 데크가 편안하다.
[충북일보] 조그마한 글씨로 '미인계'라고 새겨진 널찍한 주물팬 위에 푸짐한 닭요리가 담겨 나온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성 제품 대신 조리 도구부터 주문 제작한 것은 음식을 내놓는 순간부터 손님들의 먹는 시간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 요리를 완성해서 내놓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마지막 양념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다. 2022년 9월 청주 산남동에서 처음 문을 연 미인계는 여러 요식업계에서 수년간 일해온 이상호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미인계는 맛 미(味)와 닭 계(鷄)를 활용한 이름이다. 정성스러운 맛을 담은 닭 요리 전문점이라는 뜻으로 이 대표가 고심 끝에 결정한 상호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맛있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찾아 소, 돼지, 닭 등을 활용해 안 해본 요리가 없을 만큼 메뉴 선정에 주의를 기울였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밖에서 사 먹는 것이 아깝지 않은, 대중적이지만 만족도 높은 요리를 찾았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주재료는 닭으로 결정했다. 닭으로 주제를 정한 뒤에도 어려웠던 것은 특별한 양념이다. 매콤달콤한 양념 그 자체로는 호불호 없는 기준을 금방 찾을 수 있었지만 자칫 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지나간 대경기 불황을 돌아봐도 지금처럼 현장의 일이 없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길어진 고금리 상황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위기 등의 악조건은 충북도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기간 산업으로 해당 산업의 장기화되는 침체는 내수시장과 경기 부양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금융 조달의 어려움과 인건·자재비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건설 경기 위기 요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도내 건설 경기는 올해 건설자재 원가 상승·출하량 감소, 공공·민간 발주 위축, 건설 관련 사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충북 건설 수주는 전년 동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 건설수주 감소세는 최근 5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2023년 1분기 -38.8% △2분기 -51.5% △3분기 -47.3% △4분기 -27.8% △2024년 1분기 -63.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