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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20 15:55:48
  • 최종수정2023.08.20 15:55:48

송용섭

농업미래학자 교육학박사

올해는 32일간 지속된 장마 기간 중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이 역대 1위로 많았던 한해로 기록됐으며, 한반도 내륙을 관통한 이례적인 태풍 '카눈'으로 인해 산사태와 가옥, 농경지 침수 등 커다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왔다.

장마가 끝이 나고 폭염과 땡볕이 작렬하는 이즈음 1980년대 초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 학내 대자보를 통해 농활대를 편성해 농촌으로 향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름 방학 중 대학생들의 농촌활동을 뜻하는 농활(農活)은 '고양이 손도 빌린다', '부지깽이도 춤춘다'라는 속담처럼 분주한 농번기에 부족한 일손을 돕고 농촌의 실상을 체험하는 실천적 활동이었다.

역사적으로 농활은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농촌 계몽운동과 1930년대 소설 상록수에 나타난 브나로드(Vnarod) 운동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40~1950년대의 침체기를 거쳐 1960년대 초 시작된 향토개척단 운동으로 다시 등장한 농촌봉사활동은 계몽적, 봉사적 성격이 강했다.

유신체제 시기에는 농촌사회의 구조적인 개혁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농촌활동으로 바뀌었는데, 당시 서울대학교 학생단체가 펴낸 '자유언론'지에 농활을 '농촌 현장에 들어가 농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모순의 척결을 지향하는 집단적이며 의식적인 활동'으로 규정한데서 그 성격을 잘 알 수 있다. 당시 이러한 대학생들의 농활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학, 농민단체,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빈번했고, 결국 제5공화국 정부는 1983년부터 농활을 농민 의식화 활동이라 규정하고 억압하는 역경을 겪기도 했으나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은 농활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였다. 이러한 격동의 오랜 역사를 지닌 농활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정치와 사회구조의 변화와 함께 점차 사라져갔다.

다행스럽게도 과거 농촌 계몽운동을 중심으로 이념 지향적인 성격을 지녔던 농활이 최근 들어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 지역사회를 활력화 시키고 도시와 농촌이 소통하는 장으로 부활하고 있다.

농활은 대학생들이 영농 현장에서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 농사가 왜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3~5일 정도 농촌에 머물며 감자, 고추를 비롯한 작물 수확과 마을 환경 정비 등 농촌의 일손을 돕고 자연스럽게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농업·농촌의 가치를 배우며 소통하는 기회를 얻는다.

단지 서투른 농사일만 하기보다는 학생들 자신의 전공을 살려 농촌에 다채로운 재능을 기부하는 농활로도 발전하고 있다. 의대와 한의대, 약학대 학생들은 의료시설이 열악한 농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 봉사하거나, 미대나 디자인계열 학생들은 낡고 무미건조한 마을 외벽에 벽화를 그려주는 활동도 한다.

교대, 사범대 학생들은 농촌 아이들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습법을 전수해줄 뿐만 아니라 건축학과 학생들은 노후주택을 수리하고, 수의대 학생들은 가축을 진료해 주기도 한다. 정부에서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되었으나 실제 방문 실적이 저조한 마을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컨설팅을 통해 체험 콘텐츠를 확충함으로써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농활 사례도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농활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과 같은 관계 기관 등이 나서서 농활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숙식 가능한 시설과 환경을 조성해 주는 지원이 요구된다. 또한 방학뿐 아니라 학기 중에도 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농촌과 연대해 활동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하는 학점제 운용을 확대하는 등 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 대학 재학 중에 청년들이 농업, 농촌에서 자신의 적성과 전공을 살려 새로운 미래의 직업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농활의 부활을 통해 미래 주역인 대학생들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농가에서 직접 땀을 흘리며 먹거리의 소중함과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후 위기, 귀농·귀촌, 치유농업 등 농촌 지역사회를 학습하며 농촌을 활력화 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도록 각계각층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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