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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새 CI 연상' 소로리 볍씨, 풀리지 않는 쟁점

1만5천년전 빙하 끝자락, 벼생육 가능한가
현대과학이 '손으로 훑은 벼'까지 판별하나

  • 웹출고시간2015.06.08 19:22:43
  • 최종수정2015.06.09 09:57:11
[충북일보] 청주시의 새로운 상징물(CI)를 둘러싸고 청주시와 시의회, 시의회 여야간, 여기에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면서 다자간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승훈 청주시장이 최근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기존 청주시 CI(왼쪽), 새 CI

ⓒ 충북일보 DB
일반 시민들의 눈에 청주시의 새로운 상징물은 볍씨를 연상케 하고 있다. 청주시도 얼마전 "소로리 볍씨와 청원생명쌀 등을 '생명의 씨앗'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988년 옥산면 소로리에서 발굴된 소로리 볍씨는 학문적으로 몇 가지 쟁점을 뛰어넘어야 할 과제를 아직도 지니고 있다. 현재 소로리 볍씨는 대략 1만5천~1만3천년의 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점은 과연 이 시기에 동북아시아, 좁게는 청주 소로리에 과연 벼 생육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느냐는 점이다. 지질·기후 학자들에 의하면 대략 현생인류인 호모종이 출현한 이래로 지구상에는 4번의 빙하기가 찾아왔고, 1만5천~1만3천년 전은 마지막 빙하기(뷔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는 시기였다.

소로리볍씨

기후학상 뷔름기는 대략 5만~1만전까지를 의미하고, 따라서 당시 지구기후는 극한, 한냉, 온냉, 온난 중 한냉으로 분류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벼는 성격이 매우 까다로운 작물로 물을 많이 필요로 하고 기온이 높아야 발육·성장한다.

이와 관련 "볍씨는 저온에서도 발아할 수 있다"는 견해가 일부 존재하고 있으나, 발아가 결실까지 보장한다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시 충북대 발굴팀은 또 소로리 볍씨를 자연과 재배벼의 중간 단계, 즉 자연 상태의 벼를 선택적으로 채취한 '순화벼'라고 밝히고 있다.

발굴팀은 그 근거로 벼의 줄기 부분과 낱알을 연결하는 소지경에서 자연탈립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만큼, 인위적인 채취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현대과학이 발달하였다고 해도 '1만5천년 전의 가을날'을 완벽하게 관찰할 수 있는 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설사 1만5천년 전의 볍씨라 해도 그것이 문화흔적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그 가치와 의미는 크게 감소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반도 벼농사는 청동기시대 남부지방부터 시작됐으나 그것이 완전 정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심지어 백제 시기의 발굴조사에서는 경작의 어려움 때문에 여전히 쭉정이 볍씨가 많이 출토되고 있다. 또 남평조씨가 쓴 병자일기를 보면 충주의 경우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까지도 이앙법(모내기) 벼농사가 실행되지 않았다.

때문에 논에 볍씨를 직파하면서 적어도 1년에 4~5번 김매기를 해야 했고, 조선시대 김매기 농요는 그래서 발달했다.

소로리 볍씨가 이 같은 의문점들을 해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주 상징물이 되는 것은 지속적인 논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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