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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간병인제도 총체적 부실 - 청주 A병원 간병팀장 횡포

'제왕' 군림하면서 금품 갈취 등 불법 행위
간병인들 피해 호소… 환자까지 내쫓겨
병원 측 "전혀 몰랐다… 확인해 볼 것"

  • 웹출고시간2012.09.19 20:30: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간병인은 이른바 '사회적 효자손'으로 불린다. 가족 대신 환자를 돌봐주는 중요한 존재다. 하지만 문제도 많다. '효자손'이란 이름이 무색할만큼 그닥 시원하진 않다. 간병인 제도 자체가 법적으로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론 꼭 필요한 존재이면서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탓에 각종 잡음을 불러일으키는 간병제도의 실상을 5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청주 A종합병원 간병인 팀장인 B(여·50대)씨는 다른 간병인들 사이에서 '제왕(帝王)'으로 통한다. '팀장'이란 직책을 악용,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있어서다. 다른 간병인들을 몸종처럼 부리는 것은 물론, 회원비 명목으로 금품까지 뜯어낸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청주 A종합병원 피해 간병인 10여명이 작성한 진정서 및 고발장.

ⓒ 임장규기자
본보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피해 간병인 10여명의 진정서를 단독 입수했다. 한 당사자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어 손부터 떨린다. 간병인과 환자, 보호자 모두가 피해자"라고 적었다.

진정서와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B씨는 9년여 전부터 이 병원에서 간병 일을 하다 언젠가부터 '팀장'으로 불리게 됐다. '왕고참'이라는 의미에서 스스로 직책을 부여했다고 한다.

이후 B씨의 횡포가 시작됐다. 특정 간병업체 소속도 아니면서 임의로 간병인을 고용했다. 요양보호사 같은 자격 여부도 보지 않고, 아무에게나 간병을 맡겼다. 대신 입회비 10만원과 월 4만원의 회비를 상납 받았다. 간병 유니폼도 2벌씩(12만원) 사라고 강요했다. 한 간병인은 "일을 하고 싶으면 회비를 내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줬다"며 "B씨는 근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현금으로만 받았다"고 했다. 유니폼 업체와의 리베이트 의혹도 제기했다.

B씨는 자기에게 '반항'하면 곧바로 해고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환자 보호자에게 "지금 간병인이 엉망이다. 보호자 없을 때 환자를 때리기까지 한다"고 거짓말을 한 뒤 교체하는 식이다. 올해에만 20~30명이 이렇게 퇴출당했다.

19일엔 한 환자가 병원을 나갔다. B씨가 간병인을 교체하려고 하자, "나는 그 간병인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병원을 옮기기로 한 것이다. 환자를 정성껏 돌봐야 할 간병인이 도리어 환자를 내쫓은 셈이다.

부당 행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보호자 모르게 2~3명의 환자를 동시에 돌본다는 증언도 있다. 공동간병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이 병원에선 1대1 간병이 원칙이지만, B씨는 병실 곳곳을 돌며 2~3명분의 간병비를 챙긴다고 한다.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횡포를 넘어선 범죄다. 이런데도 병원 측은 '장님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게 피해 간병인들의 하소연이다.

B씨에 의해 해고된 한 간병인은 "병원 측에 부당대우를 호소해도 들은 척도 안 한다"며 "물증만 없지 B씨가 우리에게 걷은 돈 일부를 병원 특정인에게 '뇌물'로 바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피해 간병인들을 모아 경찰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며 "병원 측도 연루된 게 확실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A병원 핵심 관계자는 "진짜로 우리 병원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느냐"고 놀란 뒤 "병원의 명예가 걸린 만큼 철저히 조사해보겠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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