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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악기 가운데 인간의 감성을 가장 자극하는 악기는 아마도 색소폰일듯 싶다. “울어라 색소폰아...”라는 대중가요 노랫말이 있듯 색소폰은 인간의 영혼을 사로잡는 듯한 마력을 갖고 있다.
U자로 휘어진 목관을 통과하는 갈대(리드)의 떨림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대변이라도 하는 양 변화무쌍하다.

미국에서는 대입 면접이나 입사 면접시험에 “색소폰을 불 줄 아느냐, 헌혈을 해봤느냐” 등을 묻는 예가 많다. 이 무슨 생뚱맞은 질문일까. 만약 우리나라 입학시험에서 이런 식을 채택했다간 학부모들한테 절단이 날 것이다.

“학생이 공부만 잘하면 됐지 색소폰은 뭐고 헌혈은 또 뭐야” 아마도 많은 학부모들은 펄쩍 뛰고 입을 삐쭉거릴 것이다.

미국의 입학시험도 학력을 우선하지만 이와 더불어 사람 됨됨이나 예술성을 가늠해 본다.
자기만 알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회성, 지도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점수를 깎는다. 사회의 지도자가 되려면 헌혈할 줄도 알고 색소폰도 불 줄 아는 성정(性情)을 가져야 한다고 그들은 판단한다.

색소폰으로 재미를 본 정치가는 단연 빌 클린턴 전 미대통령이다. 그는 색소폰을 곧 잘 연주했다. 아칸소 주지사를 지낼 때인 1992년 새해에 워싱턴의 한 클럽에서 있은 모금 집회에서 색소폰을 연주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에도 유세장에 색소폰을 즐겨 들고 나왔다. 유권자들이 그 색소폰 연주에 환호하자 공화당은 “세금을 많이 걷으라는 나팔소리”라고 반격했다.

대통령에 당선 후 빌 클린턴은 취임식 때도 색소폰을 불었는데 이 색소폰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소재 아메리칸 재즈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이름난 색소포니스트는 케니 지이다. 1959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케니 지는 워싱턴대를 졸업한 인텔리 음악인이다. 우리나라에도 연주여행을 온 바 있는 케니 지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풍부한 감성으로 “색소폰의 마술사”라는 애칭이 붙어 다닌다. 케니 지는 색소폰 가운데에도 소프라노 색소폰을 잘 연주한다.

국내 색소폰의 명인으로는 고 이봉조 씨를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가요사를 수많은 히트곡으로 장식한 그는 작곡가 겸 명 색소폰 연주자였다. LP레코트 시절 그의 색소폰 연주곡은 경음악으로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국악인 이생강 씨는 피리로 색스폰 연주곡으로 이름 난 ‘오 데니 보이’를 멋들어지게 연주하여 영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청주지역에서는 안용희씨가 명 색소포니스트로 이름 나 있다.

김제식 부산지검장도 소문난 섹소폰 애호가다. 그는 구랍 송년의 밤에서 ‘눈이 내리네’ 등을 연주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미 ‘마이웨이’ ‘밤안개’ ‘존재의 이유’ ‘선구자’ 등 14곡을 CD로 출반한 실력자다. 문경새재를 넘으면 어디선가 구슬픈 색소폰 연주소리가 들려온다.

비 문명과 문명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소요산방에서 뜬금없이 들려오는 ‘옥경이’ ‘데니 보이’ 연주소리는 지나가는 길손의 발걸음을 잡아 끈다. 조껍데기 술 한잔에 곁들이는 색소폰 소리는 문경새재에서만이 맛볼 수 있는 별다른 취흥이다.

정우택 지사가 요즘 색소폰 연주에 푹 빠져 들었다 한다. 지사가 색소폰을 연주한다고 해서 흉볼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무미건조하기 십상인 공직생활에 어떤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다. 구랍 송년 무대에서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등을 연주했는데 1년 간 연습치고는 그런대로 훌륭한 연주솜씨였다는 게 주위사람들의 평이다.

지도자의 리더십은 당근과 채찍을 무기로 삼는다. 일을 못한다고 부하직원을 들들 볶을 게 아니라 “시간이 나면 색소폰이라든지 사물놀이를 배워보라”고 권장할 수는 없을까.

그렇게만 한다면 임직원들은 신바람이 나 일을 더 잘 할 것이다. 우리민족은 신명의 민족이기 때문에 멍석만 깔아주면 별 재주를 다 부린다.

경제특별도를 밀어붙이는 정 지사에게 색소폰은 더없이 훌륭한 무기가 된다. 지리한 투자 설명회 대신 색소폰 한방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국내외 유수기업이 불나비처럼 색소폰의 마력에 끌려 오송·오창단지를 저절로 찾아들게 끔 해야 한다.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말해주듯 놀란 만한 투자유치 사건이 ‘색소폰 효과’에서 비롯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색소폰의 또다른 효과는 도민화합을 다지는 촉진제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색소폰이 다른 악기와 어울려 화음을 이루듯 도민과 지사가 혼연일체 되는 화합의 무대를 새해 아침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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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