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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둘레의 산 - 어류산(御留山 490m)

칼바위 벼랑 끝에 서서 세상의 여유로움을 맛보다

  • 웹출고시간2010.02.04 17:27: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어류산 정상에서 김정자 모자가 영동과 황간 일대의 산들을 살펴보고 있다.

어류산(御留山 490m)

평계리 평촌~555봉(마니산/어류산 갈림길)~중심이재~사자머리봉(546봉)~441봉~어류산(490m)~기호리(넘마) (도상거리 6.3km 소요시간 6시간)
영동군 심천면 기호리 금강변에 위치한 어류산은 고려말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공민왕이 잠시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진 유명세에 걸맞게 주변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쉽게 근접이 어려운 성채의 형세를 갖춘 험난함과 우뚝함이 그에 대한 첫인상이다.

산사면을 에워싼 오름길은 거의 절벽에 가까운 바위지대로 접근이 수월치 못하다. 어류산에 대한 구체적인 산행정보는 물론 산길정비나 변변한 안내팻말도 없다. 아직은 길들여지지 않은 개척산행의 어려움이 따르지만 발빠른 몇몇 산객들의 흔적들을 쫓아 올라서면 산과들을 휘감아도는 금강의 물줄기를 빌어 시원스레 소통되는 몸과 마음의 흐름을 흐믓하게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조망이 좋다.

어류산만을 단독산행지로 선택할 경우 등로는 기호리 태소마을 밀양박씨문중묘역으로 가는 길을 따르다 우측으로 난 작은 계류를 건너 산능을 치고 오르는 길과 태소마을에서 우측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다 좌측 산능으로 오르는 길 심천과 양산을 잇는 도로상에 위치한 기호리 심신산골식당 입구에서 동학천진교를 거쳐 오르는 길 또는 기호리 넘마마을 등 다양함을 선택할 수 있지만 어류산 특유의 지형적 험난함으로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코스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특히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엔 가급적 산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평계리평촌마을 뒷산을 오르고 있는 탐사대.

탐사대는 평계리 평촌마을 노인회관을 시작으로 능선에 오른뒤 마니산/어류산 갈림봉인 575봉을 지나 사자머리봉을 경유 어류산을 오른뒤 기호리 넘마로 하산하는 6.3km 코스를 탐사하기로 한다.

경부고속도로 옥천나들목을 나와 무주, 영동 이정표를 따라 영동방향으로 가다보면 옥천군 이원면이 나오고 이원에서 501번 지방도로를 따라 양산 방면으로 가다보면 개심리 개심저수지를 지나 좌측으로 형성된 마을이 평계리이다. 산행 들머리는 평계리 마을자랑비 서있는 평계리 노인회관 앞으로 난 임도를 따라 이어진다.

어류산으로 오르는 탐사대원 뒤로 금강줄기와 노고산이 보인다.

임도를 따라 가다보면 아름드리 둥그나무 서있는 대북재를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계속 임도를 따라 골짜기길을 접어들면 마니산과 어류산을 잇는 중심이재로 연결된다. 임도를 버리고 우측으로 난 능선으로 접어들면 575봉이다.(평계리에서 1.3km 55분 소요) 마니산과 어류산을 잇는 분기봉이기도 하다.

봉에 오르기전 좌측 사면으로 이어진 우회길을 따라가면 중심이재로 바로 연결된다. 주저앉듯 내려앉은 안부인 중심이재에서 우측으로 이어진 길은 중심이 마을로 연결되는 계곡길이고 좌측으로 이어진 길은 평계리 평촌마을과 연결되는 길이다. 이후 산길은 희미하다. 잡목들 또한 성가스럽다. 묘지가 있는 555봉에서 좌측능선을 따르다 우측으로 이어진다. 가파름이 심하다. 마곡리와 중심이 마을로 연결되는 안부를 지나 또다시 오름길내내 무릅을 웃도는 낙엽무덤이다.

어류산으로 향하는 암릉에서 영동군 주변의 산들을 조망하고 있는 윤석준 숲해설가.

숨이 턱에 닿을듯 오르니 사자머리봉(546m)이다. 마니산의 전경이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바위전망대에서 잠시 숨고른뒤 좌측능선을 따르다 바로 우측으로 이어진 우회길을 따른다. 가파른 너덜길과 산길 또한 희미하여 독도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내 능선은 살아난다. 우측으로 벌목지대가 형성된 안부를 지나 산길은 441봉 오름길전(575봉에서 2km 1시간35분 소요) 좌측으로 연결된 임도를 따라 간다. 임도는 어류산 오름길전 안부로 이어진다.

숨이 멎을듯 다가서는 장애물은 어류산 벽을 싸고 도는 바위지대뿐이 아니다. 사람들의 손을 타지않은 얽히고설킨 가시덤불 또한 피하고픈 장애물이다. 헤치고 나아감이 전쟁같다. 겨우 지났는가 싶더니 이번엔 가파른 바위너덜길이다. 존재 자체가 천연의 요새같은 가파른 바위너덜길은 발디딤도 불안하고 낙석도 불안하다.

코가 땅에 닿을듯 끄덕거림 끝에 오른 어류산 정상은(441봉 오름길전에서 1km 2시간10분 소요) 정상석도 쉬었다 갈 수 있는 공터도 없지만 벼랑끝을 딛고선 듯 고도감아래 펼쳐진 세상은 한편의 멋진 파노라마 처럼 장대하다.

어류산 정상에서 바라본 심천유원지일대.

굽이굽이 산능사이로 속리산이 보이고 민주지산, 덕유산도 모습을 드러낸다. 가까이로는 영동의 백화산과 월이산, 국사봉이 손에 닿을듯 마주한다. 아래로는 유유히 흐르는 금강의 물굽이가 아랫도리를 적시듯 흘러간다. 칼바위 능선을 딛고선 발끝으로 전해오는 짜릿함은 작은 움직임에도 움찔움질 생색을 내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왜그리 평화로워 보이는지 여유로워 보이는지...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공민왕의 설움이 얼마나 컸을까?

어류산 정상에서 기호리로 내려서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하산은 어류산 능선 중간 잘록이에서 좌측으로 난 가파른 사면을 타고 내려선다. 언뜻보면 길이 없는 것 같지만 지그재그로 늘어놓은 산사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서는 고된 실랑이는 한동안 이어진다.

쏟아질 듯 깊이감으로 내려앉은 뒤에야 능선은 제모습을 찾아간다. 하늘로 차오른 듯 우뚝선 어류산이 드리운 그늘은 한낮인데도 어둡다. 키작은 솔숲길의 아늑함과 키다리 은사시나무길의 호젓함을 들여놓은 야트막한 산길을 가르는 긴 어류산 그늘 벗어나기는 저 먼저 마중나서는 멍멍이의 수다스러움이 한적함을 깨우는 기호리 넘마마을에서 멎는다.(어류산에서 2km 1시간20분 소요)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금강의 물줄기 따라 짚어가는 눈길에 머무는 것은 기호리에서 금강의 다리를 건너 금정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관어대(觀漁臺)다. 영동군 향토유적 제3호인 관어대는 조선 중기 영동 출신 학자인 석계 민욱이 그 아우 민성과 더불어 이곳에서 놀며 아래 위로 고기가 노는 모양을 보고 관어대라 하였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우거진 노송 사이 낡은 정자가 쉬어감을 부추긴다. 방금 액자 속에 갇혀있던 그림이 세상밖으로 나온 듯한 절경에 생명력을 떨구어놓는 것은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요 그곳에서 노니는 고니들의 잔잔한 유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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