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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삼승산(三升山 574.4m)

어머니 품처럼 포근… 팍팍환 일상을 내려놓다

  • 웹출고시간2009.12.10 19:21:57
  • 최종수정2013.12.03 16:07:58

삼승산(三升山 574.4m)

…여재~삼승산(△574.4m)~비조치~울미산(△450.6m)~기대리 기대교(도상거리 7.9km 산행소요시간 4시간28분)

금적산과 삼승면

보은군 삼승면 내망리는 삼승산의 정기를 받아 판사를 8명이나 배출했다고 하여 팔판동이라고도 불리운다. 내망리의 동남쪽에 위치한 삼승산(574.4m)은 세 개의 연봉으로 이어져 있는 지형적 특징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삼정승의 기운을 담고있다고 믿고 있다.

인근에 명산인 속리산과 구병산의 위용에 비할수는 없지만 야트막한 오지능선을 가득 메운 낙엽길 걷는 재미와 드넓은 보은뜰을 휘감아도는 보청천의 부드러운 물흐름이 그림처럼 펼쳐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고 전설처럼 떠도는 자잘한 이야깃거리들이 함께하는 소소한 매력이 있는 산이다.

삼승산 정상을 지도에서 확인하고 있는 대원들.

삼승산 오름길은 삼승면 내망리나 여재를 들머리로 삼승산을 오른 뒤 비조치와 울미산을 거쳐 거대리 거대교로 하산할 경우 7.9km거리로 느린 걸음으로 4시간 30여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삼승산과 울미산의 능선을 중심으로 삼승면 내망리, 천남리, 탄부면 성지리, 대양리와 마로면 초천리, 기대리가 위치해 있어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탈출로 또한 선택이 용이하다.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보은나들목에서 19번 도로를 타고 삼승면을 지나 영동방향으로 가다보면 좌측으로 법왕사 팻말을 볼 수 있다. 팻말을 따라 좌측으로 난 마을길을 따라 직진하게 되면 능월소류지가 나오고 소류지를 지나면 여재(여치)에 닿게 된다. 그곳에서 우측은 관모봉 오름길이고 좌측이 삼승산 오름길이다. 여재는 능월리와 만월리를 잇는 고개로 도로공사중 팻말과 함께 출입이 통제되어 더 이상 차량으로는 통행이 불가하다.

절개지를 치고 오르기 시작된 오름길은 처음부터 가파르다. 모진 겨울을 나기 위한 게으름에 빠져있던 숲의 일상이 탐사대의 발걸음에 놀란듯 바스락바스락 손님맞이가 소란스럽다. 그래도 언제올지 모를 산객들을 위한 배려는 차곡차곡 내려앉은 떡갈나무 잎들의 조아림이 고맙고 푹신푹신한 솔잎의 포근함이 고맙다. 너무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마르고 닳아빠진 명산의 등로에 비하면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안부를 지나 봉에 오르니 내망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능선 좌측으로 눈높이를 마주한 금적산이 마주보기를 청한다. 이후 서서이 깃을 세운 오름길은 잠시 이어지더니 46분만에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는 삼승산(574.4m)이다.(여재에서 1.5km 46분 소요)

삼승산 옆 봉우리에 위치한 산불감시초소에선 삼승면 들녘이 한 눈에 가득하다.

마구자란 잡목들로 쉴 수 있는 공간도 조망도 시원찮다. 삼승산에서 능선길 따라 100m쯤 가다보니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 삼승산 능선길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우측으로 속리산과 구병산이 마주하고 좌측으로 금적산이 마주한다. 이쪽 저쪽 산으로 둘러쳐진 답답성이 아늑함으로 그려지는 곳의 중심에 경지정리가 잘된 드넓은 보은뜰이 있다. 보은뜰을 가로지르는 보청천의 물흐름도 아름다운 러브라인을 그리며 흘러간다.

봄이 되면 희망을 심는 촌부들의 바쁜 움직임따라 채워지는 파릇함으로 여름이면 햇살과 바람과 비의 애정 속에 벌판 가득 일렁이는 초록의 물결이 가을이 되면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벌판이 그리고 겨울이면 하얀눈으로 촘촘하게 채워질 팔색조 같은 보은뜰의 모습이 그려져 나도 모르게 번지는 미소와 함께 가슴까지 시원해짐을 느낀다. 산도 들도 물길도 그리고 사람들의 바쁜 움직임도 다 들여다 보일 것 같은 깊이감은 걸리버의 눈길에 머무는 소인국 같다. 그래서 꾸는 꿈은 모두를 품고픈 어버이의 마음이었을까...삼정승의 마음을 키우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자연인가 보다.

삼승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팔음지맥의 산들.

이후 능선길은 드문드문 나뭇가지끝에서 춤을 추는 산객들의 흔적을 쫓아 아기자기함을 늘어놓는다. 이파리 떨군 나무들의 야윈 몸짓 드러난 산능은 마치 말갈기 같다. 계절이 그린 또다른 산의 모습이다. 고만고만한 오르나림 속에 한창 벌목중인 벌목단지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 이어지더니 비조치이다.(삼승산에서 3.6km 2시간16분 소요)

한자로는 날개 비(飛) 새조(鳥) 치(峙) 오천1리에서 비조고개를 가기 직전 작은 동산이 있는데 새의 날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첨첨히 내려앉은 낙엽무덤이 종아리를 웃도는 비조치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있고 성황당의 흔적도 남아 잇다. 비조고개는 마로면 오천 1리와 탄부면 대양리 수피마을과 경계를 이루는 고개로 과거 아랫녘에서 한양으로 가는 지름길이였다 한다. 세중리와 원정리 등 군내 남쪽마을 주민들도 이 길을 통해 보은장을 이용했고 또 이 고개를 걸어 넘어 탄부 대양 벽지를 거쳐 중학교를 가야했던 통학로이기도 했다 한다.

삼승산과 울미산 중간 지점에서 보은읍 방향 모습.

또한 쇠가 많이 나와 금동리라 불리었던 오천1리는 일제때 쇠를 캐는 광산이 있었고 마을에 일본 주재 사무소까지 설치해 운영했으며 채굴한 금은 케이불카로 마을까지 운반해 일본으로 가져갈때도 비조고개는 질이 우수한 우리의 자원이 일본으로 반출되는 역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버텨낸 곳이다.

비조치 이후 이어진 된비알은 쉼없이 늘어놓아 가파른 오름길도 오름길이지만 쌓인 낙엽으로 때아닌 더하고 빼는 숫자놀이로 힘이 든다. 봉에 오른 뒤 또다시 늘어놓은 능선길은 참나무 숲과 니키다소나무숲길로 번갈아 내어주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남은 여맥은 울미산에서 멈춘다.(비조치에서 1.8km 1시간 소요) 재경 보덕중학교 산사랑회에서 2008년 6월에 세운 정상 말뚝과 삼각점이 있는 울미산 산정엔 파묘된 자리의 공터가 있지만 조망은 시원찮다. 성큼 다가선 구병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날 뿐이다.

울미산에서 기대리로 하산하는 대원들.

하산은 울미산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내려선다. 가파름에 덧씌운 낙엽길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쩔쩔맨다. 아예 낙엽스키를 타듯 미끄러짐을 즐긴다. 검은 전선이 늘여져 있는 길따라 이어지던 가파름도 멈추고 숲도 끝나고 간벌된 산등성에 서니 하산지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보청천을 마주한 거대리의 한적함이 정겹다.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 버려진 듯한 개축사가 나오고 좌측으로 난 콘크리트포장길을 따라 내려오니 큰다리 쉼터 입간판이 서있는 505번 도로와 보청천이다.(울미산에서 1km 26분 소요)

울미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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