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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둘레의 산 - 노고산(老高山 429m)

무색·무취·무념… "겨울산의 담백함' 배어

  • 웹출고시간2010.01.14 19:46: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노고산 능선에서 마니산 자락을 살펴보고있는 탐사대원들.

노고산(老高山 429m)

...죽산리 중심이 마을~능선안부~480봉~노고산(429m)~죽산리 비암칭이(도상거리 3.3km 소요시간3시간30분)

노고산 480봉에서 왼쪽부터 어류산, 굽이치는 금강줄기, 성산의 모습이 한눈에 가득하다.

마을주변에 대나무가 많은 곳이라 하여 불리워진 영동군 양산면 죽산리의 지형적 특징은 마을의 영봉인 마니산을 가운데 두고 동서로 1300m의 병풍을 두른 듯한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천연적인 성의 역할을 하는 적벽을 토대로 삼국시대에는 동으로 100m 남으로 1000m의 성을 쌓았는데 지금은 곳곳에 흔적만 남아있다. 홍건적의 난 당시 고려 공민왕이 난을 피하여 머물던 어류산, 3정승과 6판서를 거느리고 국정을 논의하던 국사봉과 육판날 그 외에도 왕자의 출생시 태를 봉안한 태봉 등 지금까지도 역사적인 의미가 담겨있는 지명이 많이 남아있는 고장이다. 마니산을 중심으로 문어발처럼 뻗어나간 지능선상에는 각각 동골산, 봉화산, 노고산, 시루봉, 어류산 등이 위치해 있는데 그중 마니산에서 우측으로 반원을 그리며 이어진 산줄기의 끝부분에 위치한 노고산은 백제시대 할머니들이 앞치마에 돌을 담아 운반하여 성을 쌓았다는 노고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겨울 금강은 얼음땡 게임에 빠진 듯 무색, 무취, 무념의 담백함을 담고 있다. 어느 누구의 방해도 없는 쉼도 있고 생각도 있고 여유도 있는 잔잔한 마음 한컷이 그리운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나들이길이다.

노고산 정상에 있는 노고산성을 오르고 있는 박현민 탐사대 총무.

동골산, 노고산, 봉화산, 어류산, 시루봉등 주변에 산재해 있는 산들과 연계해 산행거리와 시간 등 개개인에 맞게 맞춤 산행지로서의 선택사양이 다양함으로 고르는 재미도 좋다. 그 어떤 산이든 양강과 양산을 가르는 금강물줄기의 물흐름을 벗 삼아 산행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노고산만을 단독산행지로 삼고싶다면 중심이 마을이든 죽산리 비암칭이 마을, 죽산리 오정저수지등 여러곳이 있지만 탐사대는 중심이마을에서 좌측능선으로 오른뒤 480봉을 거쳐 노고산을 오른뒤 죽산리 비암칭이 마을로 하산하는 3.3km 거리를 탐사키로 한다.

경부고속도로 옥천나들목에서 4번 국도를 타고가다 영동군 심천에서 양산을 잇는 강변도로를 따라 가면 우측으로 죽산리 중심이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지점이 중심이 마을이다. 막다른 오지의 남루함이 남아있을 것이란 우리들의 예상과는 달리 말끔하게 조성된 엘로햄 연수원 건물과 운영중인지 아닌지 모를 포도주 공장 건물 등이 자리하고 있다. 산행은 막다름에 자리한 포도주 공장 건물 좌측으로 난 과수원길을 따라 오르다 산으로 접어든다.

희미한 골짜기 길을 따라 능선에 오르니 죽산리 오정저수지 방향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게 되는 +안부다. 그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마니산 오름길이고 노고산은 좌측으로 이어진다. 척박함이 배어있는 너덜길에 내려앉은 눈으로 나아감이 꼼꼼하다. 완만하게 늘어선 오름길 따라 한걸음 두걸음 발걸음이 더할 때 마다 주변의 산들은 모습 드러내기에 더하고 빼느라 정신없다. 기암절벽의 단애함을 차올랐던 향로봉도 도도함을 늦추고 덩달아 마니산도 어류산도 순한 듯 눈높이를 낮춘다.

영동 천태산에서 대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모습.

널뛰기 하듯 오르나림이 걸터앉은 능선을 가르며 480봉에 오르니(중심이마을에서 1.1km 48분 소요) 성큼 올라선 고도감 아래 마주한 주변의 산군은 온통 백호의 등줄기를 닮아 하얗다. 동으로는 손에 닿을듯 시루봉이 마주하고 그 뒤로 어류산과 멀리 포성, 주행봉까지 남으로는 백두대간 줄기따라 민주지산까지 서로는 천태산과 갈기산, 그 뒤로 덕유산까지 북으로는 월이산, 서대산, 대성산등 아기자기한 산능넘어 계룡산까지 그리고 바로 아래로는 죽산리 앞을 가로지르는 금강의 굽이굽이 물길까지 때마침 불어대는 바람결에 하늘도 땅도 산도 강도 다 들여다보일 듯 투명하다. 시원스런 겨울풍경화의 정취를 선사한다.

굽이치는 금강을 굽어보는 윤석준숲해설가.

480봉에서 우측으로 휘어지던 산줄기는 안부를 지나 잠시 벅찬 숨 토해내는 오름길 후 노고산이다. (480봉에서 1.3km 1시간 소요) 정상이라고는 하지만 정성석도 팻말도 없다. 백제시대 할머니들이 앞치마로 날라 쌓았다는 노고산성의 흔적은 너무도 작고 초라하다. 촘촘하게 알박힌 성곽과 흩어진 돌무덤들이 다였다. 노랗고 빨간 이름모를 산객의 흔적만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혹한기 겨울바람을 견디고 있다.

하산은 정상에서 좌측 산능를 따르다 막다름과 마주한 공터에서 우측으로 희미하게 난 가파름을 타고 내려선다. 급격히 떨구어지는 깊이감 아래 드러나는 바깥세상은 한 마리 새가 되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눈과 낙엽 그리고 급경사 삼박자 속에 그에 따른 조심성은 우리들의 몫이다. 미끄러지고 주저앉고 매달리느라 손에선 땀이 나고 콧끝에선 단내가 나지만 부딪치며 나누는 교류는 그래도 상생을 위한 공존이다. 한껏 속임수와 기교로 설치된 올무가 곳곳에 눈에 띤다. 누군 재미로 하지만 다른 누군 죽임을 당하는 잔인한 현실이다.

죽산리 마을 자랑비

숲을 벗어나니 묘지와 연결되는 임도다. 임도따라 골짜기를 벗어나니 숨도 안쉬고 늘어놓은 자랑거리 빼곡하게 들어찬 마을 유래비 서있는 죽산리다.

(노고산에서 0.9km 1시간30분 소요) 동물들에게 있어 추운 겨울을 나기위한 생존전략중 하나가 동면이다. 동면이라고 해서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먹을 것의 갭을 줄이기 위해 움직임을 최소화 하는 나름대로의 휴식이고 지혜이다. 바빴던 일상 잠시 접고 추운 겨울을 나기위한 휴식과 게으름의 시간은 자연에게나 사람에게나 주어지는 겨울이 주는 마음씀이다. 노고산의 품에 안긴 죽산리는 지금 동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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