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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이를 설명하는 구절이 '논어(論語)'에 나온다. 논어에 따르면 정치의 첫째 덕목은 바로 '믿음·신뢰(信)'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나라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는 교훈이다.

논어 12편 안연 7절에 보면 자공(子貢)이 '정치가 무엇입니까' 하고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 말하길 '족식, 족병, 민신지의(足食, 足兵, 民信之矣)'라고 답했다. 정치는 식량이 넉넉하고, 군병도 충분하며,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는 의미다.

자공이 말하길 '필부득이이거(必不得已而去) 어사삼자 하선(於斯三者 何先)' 그럼 그중에 부득이하게 반드시 버려야할 것이 있다면 그 세가지 중 무엇을 먼저 버려야할까요· 라고 물었다. 공자 답하길 '거병(去兵)' 군병을 버려야지라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말하기를 '필부득이이거(必不得已而去) 어사이자 하선(於斯二者 何先)' 남은 두가지 중에서 부득이하게 필히 한가지를 버린다면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하겠습니까·

공자 말하길 '거식(去食)' 식량을 버려야지. '자고개유사(自古皆有死)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자고로 모든 것은 다 죽게 되어 있으나 백성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면 일어설 수가 없지 않는가.

백성에게서 믿음을 얻지 못하면 일어설 수 없다는 말. 다시 말하면 백성에게서 믿음을 얻으면 모든 것이 다 죽는 상황에서도 그 정부는 죽지않고, 또 죽었다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생명력이 된다는 이야기가 정치의 근본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세종시'의 수정을 진행중인 현 정부에 이같이 '적확(的確)'한 '경구(警句)'는 없는 것 같다.

이 말은 지난 주 정우택 충북지사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 간담회에 참석해 "세종시는 여야간 합의와 두 번의 대선과정을 거친 국민적 합의로, 대통령도 충청인에게 약속했던 국정과제"라고 지적하면서 했던 말이다. 정지사는 "이같은 국민과의 약속을 번복하는 것은 심각한 신뢰의 훼손으로 지역에서는 충청도민이 농락당했다는 생각까지 갖고 있다"고 악화된 지역민심을 전했다.

정지사는 또 "지역여론은 정부가 약속한대로 세종시에 9부2처2청을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실리적 판단이 아닌 신뢰와 자존심의 문제로 일반적인 정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해 도민과의 대화를 통한 설득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신뢰를 잃으면 나라를 세울 수 없다. 정부는 먼저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그 중요성을 다시한번 지적했다.

현 정부의 신뢰성을 잃은 세종시 정책에 심각한 경고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논란이 거듭되고있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충청민의 요구는 다름아니다. 국회의 논의와 대선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세종시법은 국가의 신뢰문제 차원에서 수정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족기능이 부족하면 오히려 '알파'개념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맞지 이를 번복해 기업도시니, 과학교육도시니 하는 새로운 포장으로 면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나 더. 이같이 정권이 바뀌면서 지난 정권의 정책들이 폐기되거나 수정된다면 이로인한 국민적인 피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미디어 법등이 정권이 바뀔 경우 또 다시 번복되는 일을 겪지않으리라는 법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자족기능과 함께 서울까지 거리가 얼마고 시간이 얼마가 소요된다는 등의 반대논리는 제3정부 청사가 있는 대덕의 경우 더 큰 문제지만 이젠 자족기능 확보와 고속전철등의 영향으로 그리 큰 문제가 아님도 참고해야한다.

언제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과밀현상을 두고 봐야하는지, 세종시 역시도 수도권 과밀해소 차원에서 시작됐고 이미 보상도 끝난 정부의 사업이다.

정말 현 정권의 지적대로 자족기능이 부족해 유령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면 이곳에 그러한 기능들을 보완하면 될 것이다.

또 충청민의 반발이 수그러들지않자 이제와서 9부2처2청이 다 올수도 있고, 2-3개 부처가 올수도 있고, 아주 안 올수도 있다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식의 발언은 충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나라를 세울 수 없다'는 논어의 구절대로 현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한다.

세종시 수정이 정치적인 계산에서 나왔다면 다시 판단을 해야한다.

세종시 수정 관련 여론조사가 오히려 현 정부에 이롭지않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매듭은 원리원칙대로 풀면 풀리는 법이다. 이제라도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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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