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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의 역사, 면에서 읍 그리고 군으로 승격까지

증평·도안, 나란히 면(面) 설치 110주년

  • 웹출고시간2024.03.31 14:15:33
  • 최종수정2024.03.31 14:15:33

이재영

증평군수

2024년 4월 1일 오늘은 증평역사에 매우 의미 있는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인 1914년에 일제는 부군면(府郡面) 통폐합 조치를 3월에 단행하고 대대적으로 행정 구역을 개편하여 같은 해 4월 1일에 실질적인 행정 구역으로 면을 도입하였다.

이에 따라 1914년 4월 1일 지금의 증평군에 근간이 되는 행정구역인 증평면과 도안면이 각각 하나의 행정단위 지역으로 탄생하였다. '면(面)'은 조선시대 초기인 15세기에 군현(郡縣)을 면(面)과 리(里)로 구분하는 행정제도가 생겼으나, 이때의 면은 구역과 경계를 분명하게 갖춘 행정단위가 아니라 군현 소재지를 중심으로 동면·서면·남면·북면 등 방위에 따라 대략 나눈 것이었다. 오늘날과 같은 지방행정 체제로서 면은 1914년에 행정단위로 면을 구분하면서 실질적인 행정단위 체계가 된 것이다.

증평이라는 지명은 면으로 탄생하기 1년 전인 1913년 8월 18일에 당시 청안군에 속해있던 근서면의 삼성,평사,증천,내상,안곡,장평 6개리를 병합해 증평으로 이름 지어 증평리로 출범한 것에서 증평이라는 이름이 탄생하였다. 1914년에 증평면은 청안현 근서면과 남면(증평 남부권) 일대를 관할 구역으로 하여 오늘날 증평읍의 모습과 유사한 행정체계가 되었다.

이렇게 1914년에 면으로 출발한 증평지역은 이후 1949년에 읍으로 승격한다. 읍으로 승격한 것이 충북도에서 두 번째이니까 이미 1940년대에도 인구가 2만 명에 육박하는 당시의 지역사회의 모습이 밀도 있고 융성한 지역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증평은 인삼과 엽연초, 봉밀로 전국에 명성을 날리고, 상단도 지역의 상권을 좌지우지하는 거상들이 증평을 중심으로 아주 활발하게 조직되어 있던 무역의 중심이자 뿌리부터 상인 기질이 있던 지역이었다.

예를 들면 인삼은 1530년에 발간된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증평지역의 토산품이 인삼이라는 기록이 등장해 증평 인삼은 500년 가까운 역사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조금 더 조사하면 500년 이전부터 증평에서 인삼을 재배한 기록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19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가적으로 인삼재배 촉진을 위한 최적지를 조사했는데, 증평이 인삼재배에 기후와 환경, 토양 등이 최고 적합하다고 조사되어 농업진흥청 산하 국립 인삼시험장이 증평지역에 설립되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1914년 부군면(府郡面)을 통폐합하면서 당시 괴산군과 청안군 그리고 연풍군을 괴산군으로 통합하였는데 그때 청안군의 관할 구역은 현재의 증평군 전 지역과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오창읍의 일부, 괴산군 청안·사리면, 진천군 초평면과 음성군 원남면의 일부로 언어에서도 청주 방언을 사용하는 청주 중심의 생활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청안군의 관할 구역으로 볼 때 이미 이때 생활권 중심으로 통폐합하였다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있다. 결국 생활권이 생판 다른 괴산군과 청안군의 통합은 이후 계속된 분리독립의 명분으로 결국 2003년에 생활권 중심의 증평군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행정체계 개편의 흐름을 살펴보면 증평군 독립은 어쩌면 필연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증평읍은 이후 1990년 증평출장소를 거쳐 2003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주민의 손에 의한 입법으로 만들어진 자치단체로의 엄청난 역사를 만들어 냈다.

도안의 경우에는 증평과는 역사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도안은 금강과 한강의 수계에 위치하여 강가를 중심으로 넓은 들판이 형성되어 일찍부터 살기 좋은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었다. 도안이라는 지명은 오래전인 고려 태조 23년, 923년에 도안현으로 명칭이 처음 등장한다. 이때의 현은 청주목 소속으로 청당현이 도안현을 겸임하여 다스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도안은 청주목 관할로 생활권이 구분되어 있었으며 청안과는 행정체계가 늘 같은 구역으로 편제되어 하나의 공동체임을 알 수 있다. 1896년 고종 때 13도로 개편하면서 도안은 역시 생활권이 같은 청안군에 소속되었다. 이후 1914년 4월 1일 증평면과 함께 도안면으로 탄생하게 된다.

도안은 유구한 역사가 말해 주듯이 선사시대의 유적인 고인돌과 선돌이 송정리와 광덕리 일대에 분포되어 있으며, 추성산성은 4세기 중엽인 한성백제 시기에 흙으로 쌓은 토성으로 역사적인 의미가 커 국가 사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산성이다. 도안지역이 얼마나 전략적 요충지이자 성곽으로 보호할 정도로 번화한 지역이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또한 도안은 지리적으로 길이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어 지명이 길 도(道)자에 편안할 안(安)자를 써서 조선시대에는 인삼을 신선한 상태에서 빠르게 수송하여야 하기에 도안에서 생산된 인삼을 임금께 진상하고 개성과 중국으로 보내는 데 도안이 가장 좋다는 기록이 있다. 시화 역참은 교통의 중심 역할을 하여 도안이 생활은 물론 산업과 문화에서 탁월한 지역임을 알 수 있다.

문화적으로 벼루재라는 명칭에서 보듯이 벼루를 생산하기 좋은 돌이 나오는 지역으로 아마도 붓의 장인인 유필무 필장이 도안에 자리 잡은 것과 우리나라 유일의 소월문학관이 도안에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이렇듯 증평군은 1읍 1면으로 두 곳 모두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에 동시에 면으로 탄생하였으며, 이후 증평지역 주민들의 끈질긴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면 탄생에 머무르지 않고 긴 세월을 묶어 엄청난 저력으로 군을 탄생시켰다. 지금의 증평군은 규모를 뛰어넘는 강하고 생동감 있는 공간구조와 산업의 집적지로 또 꾸준한 인구증가와 합계출산율 1.07명으로 인구가 늘고 있는 이상적인 지역이다. 청년인구도 25.3%로 젊은 군으로서 역동적이며 매력적인 콤팩트 도시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자치단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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