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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

와칭인사이트 대표

매주 우리는 언론을 통해 정기(정례)조사라는 이름의 주간여론조사, 주중여론조사 등 여러 조사회사들의 목적을 알 수 없는 조사결과 발표를 접하게 된다. 조사내용은 주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정당지지도, 정치현안, 경제현안 등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특히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나 정당 지지도는 매주 시계열적으로 부침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언론의 관행이 자리잡았으며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 마저도 이제는 한국 정치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이러한 정기, 정례 여론조사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역대 선거과정에서 쏟아진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과연 여론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많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 조사했음에도 여론조사 기관마다 결과는 들쭉날쭉했다.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라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해 매번 선거때마다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법적, 기술적 테두리내에서는 현재의 여론조사방법이 유일한 방법이라 '여론왜곡', '여론조작'이라는 비판과 오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선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현재의 여론조사가 가지는 조사방법의 한계와 오류 가능성을 항상 의심하고 조사결과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여론조사방법이 정치적, 기술적으로 가지는 한계는 시공간적 그리고 물리적 한계에 따른 대표성의 문제이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된 여론조사 방식은 '전화자동응답'(ARS·Automatic Response System)이다. 비용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조사자상담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전화면접 방식에 비해 응답률은 떨어지지만, 익명성이 보장돼 좀 더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조사 대상은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유선전화뿐이었다.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유선전화 가입가구의 '대표성'의 문제이다. 다양한 계층의 응답자를 인구비례에 맞춰 조사하는데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어 대부분 조사가 인구비례나 계층비율을 맞추기 위해 사후에 가중치를 부여해 조사대상별 비율을 맞추게 된다. 이러다 보니 집에 있지 않고 유선전화를 전혀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조사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이로 인해 역대선거에서 보면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방식이 '임의 전화번호 걸기'(RDD·Random Digit Dialing)다. 지역별로 부여된 국번 외에 마지막 네 자리를 컴퓨터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를 거는 방식이다. 하지만 RDD 역시 현재 가구별 유선전화가 가지는 대표성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본인 명의 유선전화 등록이 거의 없이 휴대전화만 쓰는 사람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이들 대부분이 여론조사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유선전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무선 병행조사'(MMS·Mixed Mode Survey) 방식을 많은 조사회사들이 개발해 조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무선 조사의 경우 개별 여론조사 기관들이 마케팅조사 등을 위해 사전에 미리 동의를 받고 확보한 휴대전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로 무작위 조사를 벌이는 것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각종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동의한 휴대폰 번호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사전 동의된 다양한 휴대폰번호 확보에 한계가 있어 조사는 유선전화번호를 병행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통계적으로 적절한 유무선전화에 대한 조사비율에 대한 과학적 근거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문제가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조사자의 편의와 의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간단히 말해 젊은 층이나 진보적 성향의 조사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무선비율을 높인다던지 하는 식의 조작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아직은 조사방법상 여론조사의 대표성, 정확성, 신뢰도에 대해서 많은 의문과 문제점, 그리고 나아가 조사자의 의도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식의 여론조사가 이뤄지면 각종 쟁점이나 정치적 평가에 대한 여론이 반영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분별하게 남발되는 여론조사가 사실을 가리거나 '착시 현상'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방법의 한계를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결과의 오류 가능성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조사결과 해석에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결과 해석에 있어 엄격함은 통계적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조사방법의 한계나 설문지 작성의 문제점 등은 일반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각종 여론조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해석하는 자세가 언제나 요구된다.

여론조사 결과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쟁점에 대한 다수의 의견이나 평가인양 판단해서는 안되며 단지 현재 우리사회의 쟁점이 무엇이며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정도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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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