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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5.24 17:31:55
  • 최종수정2018.05.24 17:31:55

임현규

와칭인사이트 대표

90년대 공포영화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수많은 패러디의 소재로 대히트를 기록하였다. 10대의 음주운전으로 시작된 사건은 모르쇠로 변명을 늘어놓다 살인, 시체은닉으로 막장 범죄의 끝을 보여주는 줄거리이다. 이 영화의 "술은 마셨지만 운전은 안했다..음주 운전을 했지만 살인은 안 했다. 아니, 기억이 안 난다"라는 변명 아닌 변명들은 2018년 현재에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전국의 법원과 수사기관에서 반복되고 있는 일상이다.

땅콩회항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 오너일가의 지난 수년간의 갑질들이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의 폭로로 연일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정권들의 적폐 청산으로 시작된 폭로시리즈는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될 것 같다.

이러한 폭로와 그 사회적 확산과 충격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시작되고 증폭되고 수습되고 있다. 단순히 개인 간의 혹은 이해 당사자 간의 법적 다툼으로 수습되었던 사건사고들이 현재는 일파 만파 전국민들의 관심과 분노로 펴져 가며 관련 당사자들에게 엄청난 리스크가 되어가고 있다. 정치권력과 공권력, 그리고 경제 권력의 일탈행위는 '갑질'이라 불리며 관련 집단, 개인에게 엄청난 리스크로 응징되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악한 주인공에 대한 시청자의 분노처럼 국민적 공분의 대상으로 순식간에 등장한다. 마치 영화 속의 잔인한 복수극처럼 부정적 여론은 정치, 경제 권력을 과거의 갑질까지 하나하나 끝까지 밝혀내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분노와 응징을 가한다.

이러한 신속하고 광범위한 국민적 공분과 응징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새로운 기술과 그 변화로 탄생한 새로운 개인들로 가능해졌다.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이 가져온 네트워크 혁신과 이러한 혁신이 탄생시킨 신 네트워크 개인들이다. 이제 개별 디지털 네트워크 장비로 무장한 개인들은 더 이상 묵인하거나 가만히 수긍하지 않는다. 중차대한 국가적 이슈뿐만 아니라 극히 개인적인 이슈에서도 더 이상의 숨기거나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개개인이 적극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폭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참하고 공분을 이끌어낸다. 이전에는 그냥 넘어갔던 공권력, 연장자, 조직, 그리고 상사의 강압, 강요, 남성위주의 사고나 행동 등에 대해 조목조목 잘못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과거의 잘못까지도 폭로하며 이에 대한 법적 사회적 경제적 보상을 요구한다.

기술과 네트워크의 혁신이 을의 혁명을 가져온 것이다. 새로운 개인의 등장으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부조리와 불공정한 일들을 묵인하거나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며 넘어가지 않는다. 그 누구도 참지 않는다. 이제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과거에는 '찻잔속의 태풍'처럼 특정 집단의 개인 간의 사건사고들이 이젠 국민 개개인들이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 등으로 엄청나게 신속하고 밀접하게 연결된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의 발전은 우리 각 개인을 1인 미디어제작자, 1인 언론사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전 거대하고 전문적인 언론사나 방송사, 혹은 전문종사자들을 통하지 않고도 각 개인이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동참을 호소할 수 있는 길이 수없이 많아졌다. 이런 과정에는 어떤 정치, 경제적 권력이나 거대 언론사의 갑질이 개입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과거에 현실을 왜곡하고 부조리를 덮었던 힘만으로는 더 이상 문제가 덮어지지 않는다.

정치, 경제, 사회 어떤 권력이라도 이제는 피해갈 수 없고 도망갈 수 없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너의 변명과 모르쇠는 그 순간 거짓임이 들어난다. 이게 현재 한국사회의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 한국의 갑질들은 착각들을 하고 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지만 그런 말을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한 적은 있지만 그런 의도나 상처를 준 적은 없습니다.", "모르는 일입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마직막에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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