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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26 15:12: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사동민

충북대 환경생명화학과 교수

지구상에는 수 만종의 식물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인류가 주식으로 이용하는 쌀과 밀이 있다. 밀은 가루를 내어 빵을 굽거나 국수로 만들어 먹는다. 즉 가공공정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쌀은 별도의 가공공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조리해 먹는다. 대부분의 곡식들은 물속에 하루만 담가 놓아도 썩어버리기 십상이다. 볍씨는 한달 가량을 물속에 담가놓아도 썩지 않고 싹이 트고 거기 서 자라나 벼가 되고, 4-5개월이 지나면 새로운 볍씨로 열매 맺는다. 볍씨 안에는 에너지를 생산 하는 효소가 있어서 물속에 잠겼을 때 생존과 성장을 돕고 내부에 있는 영양분을 썩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강력한 보호물질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쌀은 밀에 비해 영양소가 30%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양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머리가 우수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영양소가 풍부한 쌀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쌀을 주식으로 살아왔으며 자연환경이 농경에 적합하여 벼농사가 급속히 발전해 왔다. 벼농사는 다양한 토질의 습지와 강 근처에서 복잡하고 섬세한 과정을 통해 지어진다. 논은 물의 드나듦이 좋아야 하므로 다양한 경로의 두렁을 만들어야 한다. 물이 빠지고 들어오는 논두렁들은 인근의 물길과 닿아있어서 벼에게 적정한 물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 논바닥에는 단단한 진흙이 깔려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이 전부 바닥으로 스며들게 된다. 그러나 단단한 진흙바닥에는 모를 심을 수 없으므로 그 위에 벼를 지탱해줄 부드러운 진흙 층이 두텁게 깔려있어야 한다. 파종할 시기가 되면 준비된 모판에 볍씨를 심는다. 몇 주가 지나서 모가 자라면 논으로 옮겨질 준비를 한다. 이렇게 모판에서 자란 어린 싹을 논으로 옮겨 심는 것을 모내기라고 한다.

화창한 오월과 함께 모내기가 한창이다. 오래 전에 일 년 중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였던 모내기는 가족들만으로는 안되기에 일손을 따로 빌리거나 동네 집집마다 돌아가며 품앗이를 해야만 했다. 모내기 계절에 농촌학교에서는 수업을 빼주고 일손 돕기를 하도록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줄을 맞춰 서서 논에 모를 심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모판을 올려놓고 끌고 다니면 자동으로 모를 심어 주는 이앙기의 보급으로 모내기가 한결 편해졌다. 어느 집에서 모내기를 하는 지도 모르게 모내기가 끝나고 논두렁 길 따라 새참 음식들이 빠르게 배달되는 요즈음, 물 댄 논에서 흙탕물에 튀어 얼굴이 흙투성이가 되고, 다리에 붙어 피를 빨던 거머리를 보며 질겁했던 그 시절이 참 그립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벼농사에도 친환경, 유기농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친환경, 유기농법은 토양의 오염과 과도한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로 등장한 새로운 농업기술로 자연 본래의 생산력을 중시하고 자연의 생태적 균형을 존중하는, 미생물, 식물, 동물 등 공생에 의한 재배 방식을 말한다. 벼농사에서도 미꾸라지, 우렁이, 참게, 오리와 같은 자연 생물들의 속성이 벼와 공생관계를 이루고, 천연물로 만든 발효퇴비 등을 사용하여 친환경, 유기농 쌀을 생산, 이미 우리 식탁을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벼농사는 우리의 식량안보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식량은 에너지에 비해 늘 풍족하고 원하는 때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나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생산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식량은 에너지와는 달리 자연에서 재생산 할 수 있지만 기상환경이나 생태계 변화에 취약하다. 식량공급의 안정성과 우리 나라의 식량안보 수준 향상을 위하여 우리의 주 식량이며 친환경산업의 기반이 되는 벼농사의 체계적인 관리와 과감한 지원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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