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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재산센터장

'빠름~ 빠름~ 빠름~' 모 통신사 광고 문구입니다. 빠른 것을 쫒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말 딱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가 그리 급하고 바쁜지. 대한민국 전체가 속도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그간 선진국들이 이루어 놓은 것을 단기간에 압축해 이루려 하다 보니 산업,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지금껏 속전속결을 지향해 왔습니다. 물론 이러한 속도전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달성은 물론, 인터넷 보급률, 스마트폰 보급률 등 수많은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단기간에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낸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남보다 먼저 빨리 앞서가야 한다는 조급증을 불러 많은 부작용도 만들어 냈습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10대 자살률 등이 그 대표적인 부작용입니다.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것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조급증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잠시의 짬도 없이 하루하루를 분단위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 10대들에게 딱히 탈출구가 없어 보여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달리는 자전거는 패달에서 발을 잠시 떼어도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남보다 빨리 앞서 가기 위해 쉼없이 패달을 밟도록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우리 사회의 속전속결 문화로 인해 은연중 속도경쟁에 내몰려진 우리 어른들이 또 우리 아이들에게 속도경쟁을 대물림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가끔은 아이들에게 달리는 자전거의 패달에서 발을 떼도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좀 쉬어가면 좋으련만 문제는 이미 우리사회가 빠르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구조가 되어버렸다는 것에 있습니다.. 인터넷도 가장 빨라야 하고, PC나 노트북도 전원을 켜면 바로 부팅이 되어야 합니다. 이뿐인가요. 한밤중 야식배달도 가장 빨리 도착해야 합니다. 느림보 배달은 사람들에게 금새 외면당하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6개월이 멀다하고 신제품을 쏟아내는 IT회사들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속도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또한 1년이 멀다하고 새휴대폰으로 교체하는 소비문화가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우리나라 휴대폰 교체주기는 일본보다 두배나 빠르고, 10명중 7명이 약정만기 전에 새로운 휴대폰으로 교체한다고 하니 우리가 얼마나 속도에 중독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국민게임이 되어버린 '애니팡'도 속도중독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SNS에 연결된 지인들간에 상호 경쟁심을 유발하여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그 어떤 게임보다 가장 빠른 속도의 눈놀림과 손놀림을 필요로 하고 1주일마다 점수데이터가 리셋되어 남들보다 빨리 높은 점수를 획득하도록 유도하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쟁심과 속도경쟁 심리를 잘 이용한 게임이라 소위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것입니다.

백두산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기사님께 다음 여행지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물었더니 하시는 말씀이 "잠깐이면 도착합네다" 라고 하십니다. 한참을 가기에 되물으니 3시간정도 걸리는 거리라고 하십니다. 요즘말로 '헐~'이란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사님 말씀이 더 가관이었습니다. "고저, 우리 옌벤에서 3시간은 앞집 놀러가는 수준이고, 5시간은 동네 한바퀴 도는 수준입네다. 8시간 정도 운전해야 '아~ 오늘 운전대좀 잡았구나~'라고 합니다"기사님의 위트에 한바탕 크게 웃긴 했습니다만, 느긋하고 여유를 갖는 그 모습과 시간에 대한 관념이 참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주위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쉼없이 달려가고 가고 있는 우리 사회 전반에 여유로움과 느림이 필요하단 생각을 해 봅니다. 속도에 중독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 바로 쉼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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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