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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재산센터장

"이렇게 가물기는 6.25 이후 처음이여. 저기 논 사이로 흐르던 개천이 마를 지경이니 원···." 저녁뉴스에 나온 충남지역 어느 농부의 말입니다. 가뭄이 큰 걱정입니다. 갈라진 논바닥 위에 서서 하늘에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며 하는 농부의 시름에 찬 한마디가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기후는 예측하고 무엇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어쩌면 하늘만이 아는 분야이긴 하지만,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해서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FTA다 뭐다 해서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걱정해야 하는 문제인데도 말입니다.

몇 해 전 아프리카 마사이족을 다룬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떠오릅니다. 아프리카 동부 케냐와 탄자니아 경계의 가시나무가 많은 초원에 거주하는 그들은 가뭄이 지속되면 기우제를 지내는데 신기한 것은 이들의 기원은 100% 응답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신묘한 천지조화술이 있어서 하늘에 통한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들은 비가 올 때까지 매일 매일 기우제를 드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수개 소리로 들릴 줄 모르지만 지금 심정이라면 마사이족처럼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가뭄현상이 지속되는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청년들의 취업가뭄 입니다. 학생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고, 기업은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가 있어서 단편적으로 바라볼 문제는 아니지만, 취업가뭄 문제해결의 시작은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마다 1학기 기말고사를 끝내고 기나긴 여름방학을 시작할 때입니다. 모두에게 중요하긴 하지만 특히 취업을 목전에 둔 4학년들에게 더욱 중요한 시기입니다. 대학에서 수년간 강의를 해온 필자는 학기를 마무리할 때면 학생들에게 마음가짐을 강조하면서 꼭 소개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마사이상'을 제정해 운영해 오고 있는 모 회사의 사례인데요. 이 상은 집요한 승부근성을 가진 직원들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에 마사이족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일화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해마다 결과에 관계없이 집념과 열정을 발휘한 직원을 선발해 격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취업가뭄에 시달리는 요즘 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생들에게 더욱 필요한 건 마사이족 같은 마음가짐과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엊그제 아쿠아 슈즈를 사기위해 성안길 한 상점에 들렀던 일이 생각납니다. 대학생쯤 돼 보이는 점원이 어찌나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설명하는지. 비싸긴 하지만 안사면 안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생이냐고 물었더니 모 대학 경영학과 4학년인데 토·일요일마다 일하고 있다고 하면서, "아르바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유통회사에 취직할 거예요"라고 당차게 얘기하는 모습이 어찌나 자신만만해 보이던지. 그 점원의 집념과 열정에 반해서 그랬는지 계산을 하면서 점장에게 최고의 직원이라고 칭찬을 하고, 제가 회사를 경영하면 꼭 채용하고 싶은 직원이라고 말하고 나왔습니다.

너무 비싸게 샀다고 핀잔을 주어야 할 아내도 옆에서 덩달아 웃으며 내 칭찬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제가 채용하고 싶을 정도이니, 이 학생의 취업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손님이 구매할 때까지 정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사이족은 간절이 바라고, 정성을 다하면 하늘이 감복하여 비를 내려준다고 믿고, 비가 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농촌들녁의 가뭄도 그렇고, 학생들의 취업가뭄도 그렇고, 지금 우리에게도 이런 마음자세가 필요한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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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