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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충북 민속예술의 뿌리를 찾아서 - 보은민속놀이

고된 농사일에도 화합과 웃음 지키던 조상들의 지혜

  • 웹출고시간2011.11.17 19:17: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보은 민속놀이

보은지역에도 다양한 민속놀이가 있다. 그 중에서도 1950년대 초반까지 전승돼 오다 행해지지 않는 민속놀이는 북실면 기세배가 있다. 기세배는 1998년 충북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해 1999년 40회 전국민속예술축제에 나가면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역만의 독특한 민속놀이로는 물다르기, 호상놀이 징검다리 건너기, 탕골개상제, 팔상전놀이 등이 있다.

△기세배

보은군 보은읍 북실마을에 전승되는 기세배는 대동굿에 해당된다.

여기서 북실은 보은군 산내면 지역이었던 보은읍 종곡리, 성족리, 누정리, 강신리 일대를 가리키는 말로 열 두 자연마을이 모여 있다. 이 열 두 마을은 경주 김씨의 대표적인 집성촌으로 매년 7월20일을 전후해 호무시(호미씻이)를 먹었다.

북실 기세배는 이 호무시에서 비롯되었는데 벼농사의 김매기가 끝나는 음력 칠월 중순 노달기(농사일이 없는 한가한 때)에 한바탕 신명을 풀어내는 것으로 '호미가 필요 없어 깨끗이 씻어둔다'는 뜻으로 생긴 이름이다.

북실마을의 호무시는 열 두 마을이 한 곳에 모여 두레풍장을 치며 두레패 상징인 용기를 가지고 기세배를 한다.

두레풍물이 형성된 순서에 따라 형제의 서열을 정해 이 순서에 따라 두레기를 수그려 서로 절을 한다.

평소에도 들녘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형 마을의 농기가 들녘을 지날때면 일손을 멈추고 황급히 뛰어나와 세워 놓았던 농기를 세 번 흔들며 절을 했다.

행렬을 멈추고 기다렸던 형 마을 기는 정중히 답례라고 삼색천을 답례로 선물을 했다.

이 예를 행하지 않으면 형 마을의 풍물패가 기목을 뽑아 자기 깃대에 거꾸로 매다는 형벌을 가했다. 북실 기세배는 1950년대 초반까지 전승됐다.

* 구성

각 부락의 풍물패가 풍물을 치며 마을 앞 강변으로 집결한다. 먼저 맏형기가 풍물을 뽐내고 자리를 마련한다. 둘째 마을기는 맏형기 앞으로 이동해 영기로 인사할 것을 고한 다음, 영기를 낮게 세 뻔 쓸고 한 번 숙여 절을 한다. 맏형기는 살짝 숙이는 것으로 답계를 한다. 절이 끝나면 둘째 마을기는 맏형기 왼편으로 이동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기세배를 계속 진행한다. 기세배가 끝나면 농기를 차례로 세워놓고 각 풍물패와 주민이 한데 어울려 대동판을 마련하고 놀음놀이를 한다.

△물다르기

보은군 산외면 백석 1리에는 두 개의 큰 샘이 있다. 샘의 수원이 뒷산 유방혈의 두 젖무덤이기 때문에 흰돌부락 사람들은 마을의 풍요와 안녕이 샘의 석천수로부터 비롯된다고 여기고 있다.

이 샘은 물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수량이 풍부해 300여년이 넘도록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웃마을의 시샘을 받아 왔다.

실제로 50년 전만 해도 정월이 되면 장갑 리(일명 나맥이부락)에서 물의 근원을 뺏으려 했다.

이를 흔히 물다르기(충청도 방언; 물 빼앗기)라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일종의 민속놀이로 전승되고 있다.

*구성

물다르기는 1987년 2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보은흰돌) 물다리기놀이'로 출연해 단체 부문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흰돌부락과 나맥이부락의 농악대 24명이 농악을 치며 입장하고 양병꾼 20명과 놀이패 40여명이 춤을 추며 입장한다.

인사를 하고 두 부락으로 나누어 정렬한 다음 흰돌부락은 두 개의 샘 중에서 아랫말 샘부터 자기네 마을의 우물이 마른 것을 알고 흰돌부락으로 물을 다리러 간다.

흰돌부락에서 아랫말 샘고사에 이어 웃말 샘고사를 올리고 서로의 부락에서 몰래 물을 퍼 담아 자기네 샘물에 쏟아 붙고를 반복하다 두 부락의 함성과 축제 속에 농기가 앞서 서로 화해하고 전체가 어울여 한바탕 놀이를 벌이다가 퇴장한다.

△송이놀이

ⓒ 충청북도문화원연합회 제공
속리산은 우리나라 명산으로 산중 사람들은 매년 10월 범날에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속리산 산신을 맞아 천왕굿을 올렸다. 이 때 산신에 공물로 남근을 바치고 축제를 벌였다. 산신에게 남근을 바치는 것은 소원을 표현하기 때문에 생산의 신성이 이Tss 여신에게 성력이 있는 남근을 바침으로써 신성혼인에 의한 효과적인 생산 혹은 풍요를 기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속리산산신제에서 남근을 바쳤다는 것은 바로 속리산 산신을 여신으로 이해한 것이며 또한 속리산 산중 사람들이 속리산 여신에게 남근을 바친 것은 효과적인 생산 내지는 풍요를 기대하는 주술적인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송이는 승려들이 쓰는 남근의 은어로 송이놀이는 '남근놀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도 하다.

*구성

송이놀이는 사또행차 송이찾기, 오방기놀이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제물을 진설하고 산신제와 무당굿을 펼친 뒤 신분에 맞는 의상을 갖춘 현감, 이방, 포졸 등이 자리 잡고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송이찾기를 전개한다.

출연진은 기수 3명, 쇠 3명, 징 2명, 바라 1명, 장고 5명, 북 4명, 소고 4명, 사또 1명 등 모두 70여명이 참여한다.

이채가락으로 흥을 돋우며 출발준비를 하고 출연진 모두가 각자 공물로 바칠 송이를 소지하는 '모임굿'을 시작으로 '무당굿'이 펼쳐진다. 이때 주민들은 남근 모형의 송이를 제단위에 바치고 사또가 입장을 하면 송이놀이가 시작된다. 송이놀이가 끝나면 풍물패는 송이와 같은 방향으로 원진을 그리다가 안으로 반대 원을 그리면서 '북춤'을 준비한다. 북춤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원을 만든 루 을자진을 이용해 남근 및 사또, 관속들을 가운데로 몰아 원진을 그리고 무당의 간단한 의식에 의해 송이를 천천히 판 중앙에 세운다. 이어 주민들은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방아찧기를 시작하고 송이를 뒷간 옆으로 옮겨세워 모든 사람들이 한바탕 노는 것으로 천천히 퇴장한다.

△전통혼례 행렬·호상놀이 징검다리 건너기

보은군 내북면 창리에는 주성교라는 옛 돌다리가 있다.

이 돌다리를 매개로 전통혼례 행렬과 호상놀이 징검다리 건너기가 정승됐다.

한쪽에서는 신랑신부를 태운 말과 가마가 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상여 행렬이 온다.

돌다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양보하라며 현싸움을 하다 결국 산 사람이 양보한다는 의미에서 상여 행렬이 먼저 돌다리를 건넌다.

*구성

전통혼례 행렬과 호상놀이 징검다리 건너기는 신부가 부모님과 이별하는 장면, 풍악소리에 맞춰 신랑신부가 떠나는 장면, 함진아비와 하인들이 짐을 짊어지고 가는 장면, 호상인 만큼 만장을 들고 행렬하는 장면, 혼백을 모신 작은 상여를 메고 가는 장면, 시신을 모신 큰 상여를 메고 가는 장면, 신랑신부의 말, 가마와 상여가 징검다리를 건너는 장면 등으로 진행된다. 출연진은 대감, 풍악대, 신랑신부, 말과 돌다리, 가마꾼, 함진아비 등 모두 61명이다.

△탕골개상제

보은군 산외면 길탕리는 탕골과 질골이라는 두 개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돼 있다. 탕골에서 개상제가 전승되고 있다. 개상제는 개상질(볏가리를 마당에 쌓아놓고 탈곡하는 행위)을 끝낸 뒤 올리는 제의를 뜻하는데 일종의 추수감사제 성격을 띠고 있으며 대동놀이를 포함하고 있다. 개상제를 달리 풍년제라고도 한다.

*구성

2000년 충북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연한 탕골개상제의 재현 공연은 모임굿, 점고, 입장, 원진, 인사굿, 을자진, 일자진, 모내기, 김매기, 벼베기, 탈곡, 개상제, 정선, 말질, 대동놀이, 원진, 4열종대, 인사굿, 퇴장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출연진은 기수와 상쇠, 부쇠, 수징, 부징, 수장고, 부장고, 끝장고, 양반, 잡색이, 아동 등 모두 52명이 투입된다.

△팔상전놀이

속리산 법주사 내 국보 55호로 지정된 팔상전을 소재로 한 농악이다.

문화재청에서는 팔상전을 "법주사는 진라 진흥왕 14년(553)에 인도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승려의신이 처음 지은 저이다"며 "법주사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으로 지금의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에 다시 짓고 1968년에 해체·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화재청에 따르면벽면에 부처의 일생을 8장면으로 구분해 그린 팔상도가 그려져 있어 팔상전이라 이름 붙였다.

1층과 2층은 앞·옆면 5칸, 3·4층은 앞·옆면 3칸, 5층은 앞·옆면 2칸씩 되어 있고 4면에는 돌계단이 있는데 낮은 기단 위에 서 있어 크기에 비래 안정감을 준다.

지붕은 꼭대기 꼭지점을 중심으로 4개의 지붕면을 가진 사모지붕으로 만들었고 지붕 위쪽으로 탑 형식의 머리장식이 달려있다.

건물의 양식구조가 층에 따라 약간 다른데 1층부터 4층까지는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해 짜은 구조가 기둥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이고 5층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포를 설치한 다포 양식으로 꾸몄다. 법주사 팔상전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우리나라의 탑 중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며 하나뿐인 목조탑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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