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민희는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다. 본래 이름은 '정심'이었는데 한 언론인이 '민첩한 여자'라는 뜻인 '민희'를 가명으로 지어 주었다는 말이 있다. 아무튼 '최민희'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그녀는 2004년 북한 방문을 앞두고 최민희로 호적이름을 바꾼다. 진위는 확실치 않지만 북측에 본명보다 '최민희'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어 혼선을 없애려고 개명했단다. 그녀가 방송위 보직을 맡자 차관급 예우를 받는 대한민국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 북측에 대한 배려로 개명했다는 어처구니없는 개명사유에 대해 한동안 구설이 분분했다.
민희가 된 그녀는 민첩한 여자라는 이름에 걸 맞는 날선 말솜씨로 날쌔게 활약했다. 최민희의 활동 중 유별나게 튀었던 부분 중의 하나가 성 인식 관련 발언들이다. 최민희는 한 언론사기고를 통해 각국 남성의 성적 능력과 성 문화에 대한 비교분석을 올린 바 있다.
'인도 사람들은 히말라야의 정기를 받아 정력이 너무 세서 여자들이 자신의 몸을 감싸 보호해야 했다', '백인들은 추운 지방에서 살다보니 성기 가리개도 다양하고 두텁다', '서양영화가 벗기고, 음담패설을 늘어놓고, 음란장면을 까는 것은 서양인의 성 능력이 약해 자극이 필요해서다', '성 능력이 약하면 성 문화가 거칠고, 성 문화가 거친 민족은 침략적 성격을 띤다' 등의 근거 없는 주장들이 거의 야설 수준이었다.
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3월, 정인성 개혁신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민희의 노골적인 인종혐오와 비뚤어진 성 인식을 질타하며 이런 후보가 공직을 맡는다는 것은 해외토픽 감이고 존재 자체가 외교적 결례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때 강원도의 단골식당 주인할머니와 어깨동무 포즈로 촬영을 한 것에 대해 "어깨를 잡으면 굉장히 민감하다"며 성희롱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핏발을 세웠던 일은 거의 코미디였다.
할머니는 불쾌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최민희의 인격을 나무랐다. "내 나이 일흔으로 윤 전 총장보다 한참 누나인 내가 어깨동무를 하자고 했다. 내가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 성추행이 아니다. 정치인 수준이 한심하다는 내 말을 꼭 보도해 달라"
윤석열 어깨동무를 비난했던 최민희는 자신의 발언이 식기도 전, 2016년 4·13총선 당시 문제인과 포옹했던 사진이 들통 나 비웃음을 샀다. 심지어 어깨동무보다 강도가 센 허리를 부둥켜안은 포즈였다. 지적질 잘하는 최민희는 자신이 저지른 위험한 행동엔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이렇듯 남의 성적인 사안에만 민감한 최민희가 이재명대표와 이재용회장이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을 두고 "소름 돋을 만큼 섹시한 장면"이라는 표현을 했다. 들뜬 심정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섹시만으로도 영 어색한데 소름 돋을 만큼 섹시하다는 표현은 그 말이 주는 부적절한 뉘앙스 때문에 소름이 돋는다.
섹시(sexy)함은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 도발하는 성적인 힘이다. 당연히 번식과 관련이 깊다. 그래서 남성은 젊고 건강한 여성에게, 여성은 강하고 능력 있는 남성에게 끌린다. 여성이 남성보다 이성의 외모에 관대한 것은 강인함을 판별할 수 있는 요소에 경제력, 지능, 직업, 성격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섹시함과는 거리가 먼 육십 대 중반의 여성 최민희가 내로라하는 남성 둘에게 대놓고 관심을 어필했다는 점이다. 혹자는 섹시함을 대중을 제압하는 강한 영향력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최민희의 거북한 찬사가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누구보다 권력지향적인 사람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