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 충북협회 '진흙탕 싸움'

서로 "선출무효" 주장… 협회 무용론 일어

2009.06.14 18:14:52

둘로 쪼개진 충북협회가 각각 회장을 선출한 다음날부터 싸움을 시작했다.

이필우 회장은 지난 12일 충북지역 각 언론사에 보낸 '충북협회 회장선임에 대한 본회 입장'에서 박덕흠 회장을 선출한 대의원회의는 성원이 미달돼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박 회장 측에서 주장하는 자격논란의 대의원 3명(이 회장이 임명한 고문)과 양분된 재경청원군민회를 제외한다면 총 대의원수는 34명인데, 박 회장을 선출했던 모 호텔에서 이 회장의 지지를 선언하며 퇴장한 재경 제천·진천 향우회 소속 대의원 6명을 제외할 경우 이날 참석자는 17명으로 결국 과반수 참석이 안 돼 대의원회의 개회자체가 무효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 측 관계자는 "박 회장을 선출한 모 호텔의 대의원회의에 재경 제천·진천 향우회 소속 대의원 6명이 정식으로 참석했고 이들 중 김모씨는 선거진행까지 맡았다"며 "이 회장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회장 주장대로 총 대의원수가 34명이면(고문3명, 청원군민회 3명 제외) 이 회장을 선출한 육군회관 대의원회의 참석자는 제천·진천 향우회 소속 대의원 6명을 포함하더라도 16명에 불과하다"며 "이 회장을 선출한 대의원회의가 정족수 미달"이라고 강조했다.

양분된 충북협회가 예정된 분란을 시작하면서 충북협회 무용론과 해체론이 일고 있다.

충북출신 재경 인사들의 친목 모임인 '사단법인 충북협회'는 지난 48년 정관계 인사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도민회 성격보다는 서울에서 자리 잡은 선배 출향인들이 중앙정부기관으로 발령받은 후배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이후 대전시향우회, 충남향우회가 활동하면서 충북협회가 충북도민회 역할을 하게 됐다.

하지만 전임 임광수 회장이 20여년 장기집권하면서 지역현안 챙기기 등 민간도지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고, 이 회장은 민간지사 역할은 커녕 출향인 화합마저 실패하면서 양분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임기동안 정기총회 2번을 치렀고 매년 4억-5억원씩 3년간 12억-15억원의 개인 돈을 협회에 썼다"며 "나름대로 협회장 역할을 했지만 청주시향우회 등 일부 시군민회와 언론으로부터 실컷 두드려 맞는 등 가시밭길을 걸어왔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재선에 성공해 향후 임기 3년을 보장받았다)"고 강조한 뒤 "지금이라도 충북협회가 화합이 되면 내일이라도 당장 회장직을 그만둘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9년이든 10년이든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밝힌 화합의 조건은, 재경청주시향우회 관계자와 그가 지목한 특정 고교 출신자들이 그동안 이 회장과의 불협화음에 대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충북출신 모 정치인은 "충북협회가 고향발전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며 "지금과 같은 반목이 계속된다면 차라리 해체해 충청향우회 활동을 강화하는 것을 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서울/ 김홍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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