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56. 청주 서문동 '무와에뚜와(moi et toi)' 한재남 대표 [충북일보] “천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별자리에 관해 물어요. 당황스럽죠. 우린 별자리 공부를 하지 않거든요. 알파벳과 숫자 조합으로 이뤄진 행성 이름만을 외울 뿐이죠. 천문학은 자연과학 모든 것에 통달해야 깊이 빠져들 수 있는 학문이에요. 3학년 때 제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죠. 전공을 포기하니 미술이나 박물관학 같은 과목을 찾게 되더라고요.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으니까요. 졸업 후 큐레이터와 도슨트로 근무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그림에 너무 빠져 프랑스 파리까지 가게 됐고요.”“파리에서 만난 알제리 출신 택시 기사님이 인상에 남아요. 인종차별로 맘고생 하던 무렵이어서 마음속 얘기를 쉽게 나눌 수 있었거든요. 많은 얘기가 오고갔어요. 그러던 중 지금 행복하냐고 제가 물었어요. 기사님은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아름다운 파리에서 택시 일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면서요. 그렇게 다양한 사람과 얘기를 한다는 건 마치 날마다 세계 여행을 하는 느낌이라며 환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저는 그때까지 남에 눈에 그럴싸한 직업을 가지려고 살았으니까요. 그 기사님을 통해 제 인생 방향이 바뀌게 된 거죠. 대단한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일을 대하는 태도가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진정한 자존심에 대해서도 그렇게 정의를 내릴 수 있었고요.”“향수를 찾는 분들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고연령층이 많은 것 같아요. 자신의 냄새를 걱정하시는 거죠.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한 번도 향수를 쓰신 적이 없으세요. 선물해드려도 냄새가 나서 싫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요즘은 브랜드 향수보단 자신의 향을 만들고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요. 여러 향을 블랜딩하고 레이어드 하면서 자신만의 향기를 만들어내는 거죠. 맞춤형 향수 붐이 일어난 걸 보면 또 그게 또 다른 유행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향수란 기분에 따라 뿌리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론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위해 사용하는 거잖아요. 자신의 향기가 아닌 화학물질로 환심을 사는 것에 대한 반발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그런 진위가 얼마큼 의미가 있을까요? 체취든 화학적인 향이든 결국엔 뇌로 받는 전기적 자극일 뿐이잖아요. 진짜냐 가짜냐는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인간에게 후각이란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감각이 아니잖아요. 후각은 기억과 관련 깊은 감각이니까요. 그래서 향수는 의도한 향기로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신기한 선물이기도 해요. 보통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로 향수를 처음 시작하게 되는 게 그 때문 아닐까요?” “향수 제조 행사에서 부모님과 따님이 같이 향수를 만들러 오셨더라고요. 아버님이 따님 남자친구에게 줄 향수를 만들면서 계속 혼란스러워하셨죠. 계속 내가 이걸 왜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푸념 섞인 말과 함께요. 그러면서도 좋은 향을 만들려고 노력하시더라고요. 정작 어머니는 본인 향수를 만들고 따님은 남자친구 줄 걸 또 만들고. 아버님에게 본인의 몫이란 없었던 거죠. 그렇게 한참을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되뇌었던 것 같아요.”“무심천 벚꽃이 만개할 땐 벚꽃 향을 만들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요. 벚꽃 향이란 게 딱히 정해진 건 아니지만 비슷한 복숭아꽃 향을 많이 담아가시더라고요. 특히 커플이 많이 와서 함께 본 벚꽃을 서로의 향수로 선물하기도 해요. 그저 눈으로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향수로 간직하면 벚꽃과 함께한 그들의 기억을 지속시키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손님들이 원하는 향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실 때가 정말 어려워요. 시원한 향, 파우더 향 같은 구체적인 설명이 있으면 찾거나 만들어 드릴 수 있는데 그런 표현에 대한 필요성을 일상생활에서 느낄 일이 사실상 없으니까요. 이를테면 길을 걷다 스쳐 지나던 여자에게 났던 향, 내가 작년에 쓰던 향처럼 자신만 알 수 있는 얘기를 반복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대체 그 향이 뭔지 알 수만 있다면 불 속이라도 들어가 볼 텐데 그러지 못해 답답하죠. 차라리 여자들이 좋아하는 향이 뭐냐고 묻는 말이 가장 듣고 싶은 질문이에요. 그럴 땐 그때 제가 좋아하는 향을 추천하면 되니까요. 서로가 편하죠.(웃음)” “가을은 생각나는 향기가 가장 많은 계절이에요. 나무 향, 하늘 향, 차가운 향처럼 상징적인 향이 너무 많아 정의 내릴 수 있는 향이 뭔지 모를 지경이죠. 그래서 남자도 어려운 것 같아요.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잖아요. (웃음) 지금은 숲 속 낙엽 냄새를 좋아해요. 버섯이 자라날 것 같은 향 있잖아요. 완전한 가을 내음.” “온종일 향기를 맡다보니 코가 금세 피곤해져요. 그래서 조향할 때를 제외하곤 입으로 숨 쉬는 게 습관이 됐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간혹 코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정말 열심히 병원에 가요. 약도 먹고, 주사도 맞고... 잠든 코를 깨우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거죠. 그래도 잠든 코를 깨울 수 없을 땐 손님들에게 솔직히 얘기해요. 지금은 냄새를 맡을 수 없어 설명해 드릴 수 없다고요.” “제주도에 출장을 갔는데 ‘제주도향’을 만드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귤이나 한라봉 향을 가미한 느낌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청주향’에 대해 떠올려봤죠.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 속상했어요. ‘직지향’, ‘우암산향’ 이런 건 좀 어색했고요. 그래도 청주는 내 고향이니까 일단 따뜻한 향을 베이스로 깔고 싶어요. 거기에 청주에서만 느껴지는 나무껍질 냄새가 있어요. 외곽으로 나가면 비료냄새도 아직 많이 나고. 그런 향들을 섞는다면 ‘직지향’이라 할 수 있을까요?”/김지훈·김희란기자 2015.10.20|지도 크게 보기 NAVER Corp.
[충북일보] 청주시가 민선8기 3대 핵심현안 중에 하나로 꼽고 심혈을 기울였던 '우암산둘레길'이 엉터리 공사로 눈총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시가 지난해 12월 시민들에게 개방한 상당구 수동 우암산둘레길의 나무들이 제대로 수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자리잡은 것이 곳곳에서 확인됐고 심지어 일부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에 잠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본보 취재팀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한 생육환경이 열악한 나무들만 수십그루에 달한다. 이같은 사례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는 데크길에 위치한 나무들이다. 최대한 나무를 피해 데크길을 설치하려는 시의 계획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나무와 데크 사이 틈이 너무 좁아 과연 나무들이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곳곳에선 데크 구멍에 흙이 쌓여 투수가 불가능해보이는 곳도 보였다. 특히 일부 보행자인도에 위치한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가 덮여있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나무의 뿌리 부분은 시멘트 아래에 묻혀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해당 나무들은 주변의 나무들과 비교해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기둥 부분이 갈라지고 이파리도 적게 달려있는 모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민선8기 3대 핵심현안 중에 하나로 꼽고 심혈을 기울였던 '우암산둘레길'이 엉터리 공사로 눈총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시가 지난해 12월 시민들에게 개방한 상당구 수동 우암산둘레길의 나무들이 제대로 수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자리잡은 것이 곳곳에서 확인됐고 심지어 일부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에 잠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본보 취재팀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한 생육환경이 열악한 나무들만 수십그루에 달한다. 이같은 사례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는 데크길에 위치한 나무들이다. 최대한 나무를 피해 데크길을 설치하려는 시의 계획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나무와 데크 사이 틈이 너무 좁아 과연 나무들이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곳곳에선 데크 구멍에 흙이 쌓여 투수가 불가능해보이는 곳도 보였다. 특히 일부 보행자인도에 위치한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가 덮여있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나무의 뿌리 부분은 시멘트 아래에 묻혀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해당 나무들은 주변의 나무들과 비교해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기둥 부분이 갈라지고 이파리도 적게 달려있는 모
[충북일보] 옥천군은 물가 안정과 지역의 소비 촉진을 위해 착한가격 업소에서 옥천사랑 상품권(향수 OK 카드)을 사용하면 기존 10% 적립금에 5%를 추가해 15%의 적립금을 제공한다고 9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군내 착한가격 업소는 모두 33곳이며, 15% 적립금제공은 9일부터 예산 소진 때까지 한다. 군은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금리·고물가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위해 2024년 옥천사랑 상품권 할인 혜택을 지난해와 같은 월 구매 한도 70만원, 적립금 10%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착한가격 업소에서 결제 때 15% 적립금을 제공함으로써 주민의 착한가격 업소 이용을 촉진하는 한편 지역 상인들의 가격안정화 참여를 유도한다는 게 군의 방침이다. 군은 행정안전부의 착한가격 업소 추가 할인 사업비 1천500만원 등 국비를 포함한 2천50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1회 추경에 확보한 바 있다. 황규철 군수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우수한 착한가격 업소를 주민께서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 달라"며 "소상공인과 주민이 상생하는 지역경제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옥천 / 김기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