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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4.09 19:52: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 무심천변을 수놓은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연인들끼리, 가족들끼리 꽃길을 걸으며 한껏 벚꽃에 취하는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벚꽃이 핀 무심천변 일대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청주 뿐만아니라 전국적으로 벚꽃축제가 난리다. 진해 군항제를 비롯해 서울 여의도 등 왠만한 곳에서는 벚꽃축제로 야단법석이다.

활짝핀 벚꽃은 그야말로 화사한 아름다움 자체다. 일본을 대표하는 꽃이라는 사실을 떠나 만개한 벚꽃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더구나 하늘하늘 날리며 지는 벚꽃은 마치 인생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눈처럼 날리는 벚꽃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한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의 문인들도 이렇게 지는 벚꽃을 '화우'(花雨)에 빗대면서 그 아름다움을 노래했다고 하니 동양에서의 벚꽃 아름다움 자체에 대해서는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

벚꽃도 그렇지만 벚나무는 매우 실용적인 나무로 예부터 사용돼 왔다.

옛 문헌에는 벚나무 껍질을 벗겨 활의 재료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실제 벚나무는 재질이 치밀하고 말라도 비틀어지지 않아 가구재나 건축내장재로 요긴하게 쓰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 경판도 벚나무 목재로 깎아 만들었고, 북벌계획을 세웠던 조선 효종이 활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대규모 벚나무 숲을 조성했다는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벚나무는 악기재료로도 유용하게 사용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음악지침서인 악학궤범에는 '나무의 잎사귀를 말아서 풀피리를 만드는데, 지금은 벚나무 껍질을 쓴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정서에는 꽃은 아름답지만 왠지 좋아해서는 안되는 꽃으로 인식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비록 벚나무(구체적으로 왕벗나무)의 원산지가 우리나라 제주도이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꽃인데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보고 있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벚꽃을 일본의 군국주의 표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태평양전쟁 당시 카미카제 특공대원들이 벚꽃가지를 꽂고 임무를 수행할 정도로 벚꽃은 일본의 정신이자 사실상 일본의 나라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부 민족문제 전문가들은 "애당초 우리나라에는 벚꽃놀이가 없었고, 벚꽃(사쿠라) 축제 자체가 일본문화의 상징코드"라고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여하튼 벚꽃을 바라보는 국민적 정서는 이렇게 이중성을 띠고 있다.

장황하게 '벚꽃타령'을 늘어놓은 것은 며칠전 만난 고위 공무원이 불쑥 던진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고위공무원은 "비록 며칠 뒤면 떨어지는 벚꽃이지만 한번쯤 화사하게 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듣는 순간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말 뜻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발등에 떨어진 주요 지역 현안을 두고 탄식하는 소리였다. 오죽하면 그런 소릴 다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공감이 됐다.

청주공항 민영화 및 활성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첨단의료복합단지유치, 세종시 법적지위 문제 등등이 다 그렇다.

이 사업들은 충북의 미래를 견인할 수 있는 확실한 '블루칩'이지만 작금은 사정은 충북 또는 충청권의 의지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청주공항 활성화 문제는 궁극적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은 정부의 활성화 조건만을 도가 믿고 덥석 민영화를 수용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북 유치는 사실상 물건너간으로 보는 안타까운 전망이 우세하다.

세종시 특별법의 4월 임시국회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단계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연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행복도시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세종시 흔들기에 나섰고, 정부측도 요리 조리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세종시 특별법 제정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충북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볼 수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오송 유치도 최근 정치논리에 입각한 분산배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뭐 하나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없다. 이 모든 사업의 중심에 서 있는 충북도로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도의 의지대로 되갈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일이다. 모든 여건이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어느 국회의원이 말한 것처럼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도민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할때다. 그 중심에는 충북도가 서야 되며 충북도의 '선장'인 정우택 지사가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만 충북에도 '찬란한 봄'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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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