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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3.05 18:58: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오늘은 20여년전 상영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죽은시인의사회'란 영화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로빈윌리암스가 주연으로 나와 열연을 펼친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가히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큼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영화는 1959년 뉴잉글랜드주 명문고 웰튼 아카데미에 이 학교 출신 키팅 선생(로빈윌리암스 분)이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키팅 선생은 부임과 함께 교과서의 첫 장을 찢는 등 파격적인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을 살라'(카르페디엠Carpe Diem)'고 역설하며 학생들에게 참다운 인생의 눈을 뜨라고 강조했다.

닐, 녹스, 토드 등 7명은 키팅선생으로부터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서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들이 그 서클을 이어가기로 한다. 학교 뒷산 동굴에서 모임을 갖고 짓눌렸던 자신들을 발산한다.

그러면서 닐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연극에 대한 동경을 실연, 학생공연인 세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에 응모해 요정으로 발탁된다. 닐은 키팅을 찾아가 평생 연극을 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끝끝내 무대에 오른다. 무대에 서서 갈채를 받았으나 닐의 아버지는 의사의 꿈을 이루어 주리라 믿었던 닐의 연극을 보자 키팅의 교육방법에 대해 맹렬하게 비난하면서 군사학교로의 전학을 선언한다. 그 날 저녁 꿈이 꺾인 닐은 집에서 아버지의 권총으로 자살을 하고 만다. 이 사건의 원인 규명에 나선 학교 측은 '죽은시인의사회'라는 서클을 권유한 키팅 선생에게 책임을 돌리고 웰튼에서 그를 추방한다. 그가 떠나는 날, 교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토드를 시발로 학생들은 권위와 압박의 상징인 책상위에 올라가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며 눈물의 작별을 고한다. 그들을 지긋히 바라보던 키팅은 마지막 말을 던진다. 'thank you'.

제도권 교육에 억눌려 있던 학생들에게 인생의 참가치가 무엇인지 알려 준 키팅선생은 그후로 '참스승'의 표본처럼 여겨져 왔다.

키팅선생이 참스승으로 받들어 질 수 있었던 것은 지식을 전달하는 단순한 기능인으로서의 교사가 아닌 제자들의 아픔과 고민을 마음으로 어루만진 사랑의 소유자였기 때문이 아닐런지.

이런 키팅선생같은 아름다운 사연들이 최근들어 도내 교육계에 아름아름 퍼져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도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훈포장전수식.

정년과 명예퇴직으로 훈포장을 받는 많은 인사들 사이에 훈포장 대상자로 보이지 않는 한 40대 여성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청주시내 모고등학교에 재직중에 세상을 뜬 A 교사의 부인이었다. 오로지 학교밖에 몰랐던 남편을 하늘나라로 훌쩍 떠나 보내고 남편을 대신에 그 자리에 서있었던 것이다. 눈에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훈포장전수식에는 도교육청 간부들도 모두 배석해 있었다. 김경숙 산업정보평생과장의 시선이 훈포장대상자 틈에 낀 그에게 머물렀다. 그리고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도 김 과장의 손을 잡고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두사람의 인연은 김 과장이 1984년 청주여고 평교사로 재직시 제자였다. 한참동안 그를 어루만지던 김 과장은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지갑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모든 것을 꺼내 제자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단지 가진 돈 몇 푼을 건넸다고 해서 코끝이 찡해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훈포장 전수식이라는 공식석상에서 20년이 넘는 오랜세월을 지나 만난 제자를 그냥 지나쳐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는데도 제자에게 달려가 마치 자신의 일처럼 아파하며 어루만져 준 김 과장의 예기치(?) 않은 행동에 대한 큰 울림때문이었다.

이러 면에서 청주대 김홍철 부총장도 제자들의 눈물을 닦아준 참 스승으로 받들만 하다.

점심조차 굶을 정도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자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월급을 털었다. 그리고 자신 뿐만아니라 모든 보직교수들이 십시일반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한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자고 호소, 청석희망장학기금을 조성하는 산파역할을 했다.

세상엔 수많은 스승이 있다. 하지만 참스승은 많지 않다고 한다. 제자의 아픔을 마음으로 어루만진 이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스승의 큰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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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