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9.02.12 19:04: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얼마전 충북도교육청에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왜 언론은 늘 비판적인 기사만 크게 쓰고, 잘한 내용은 그다지 비중있게 다루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여 "언론의 속성상 비판적인 내용에 더 관심이 높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잘한 것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 아니냐"고 은근히 비꼬았다.

이 말을 듣고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한다"고 항변아닌 항변을 했지만 솔직히 마음은 불편했다.

아무튼 이런 얘기를 듣고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과연 충북교육은 늘 비판만 받고 지탄의 대상이 될 정도로 잘못한 것이 많은 것일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감도 들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오히려 잘못한 것보다 잘한 것이 많은데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해 묻혀 넘어간 것이 적지않다는 걸 알게 됐고, 차제에 작심하고 충북교육을 칭찬하기 위해 노트북을 열었다.

다음에 소개하는 내용에 대해 관점과 시각에 따라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라면 드러내놓고 칭찬받을 만한 성과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교육의 분야가 워낙 다양한 관계로 학력부분에 국한된 두 가지 사례만 소개한다.

먼저 충북과학고 최영석 군을 빠뜨려서는 안될 것 같다.

최 군은 지방과학고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7월 영국에서 열리는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유일한 지방출신이라는 점도 화제가 됐지만 더욱 최 군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 것은 올해 입시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서울대 화학과에 합격하고도 올림피아드 출전을 위해 서울대 진학을 미련없이 포기했기 때문이다.

최 군은 이미 최근 국내 화학관련 경시대회에서 숱한 입상실적을 거둬 화학도로서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은 우리 지역의 인재다. 물론 이렇게 최 군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노력과 교사의 지도, 학부모의 격려 등 삼박자가 잘맞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영재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영재교육의 산물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최 군이 어릴적부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토양을 마련해 준 것이 바로 충북의 영재교육이라는 커다란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학력부분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성과는 서울대 합격자가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것이다.

서울대 합격자수가 "뭐 그리 대수냐"며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고 서울대 보다 의대, 한의대 등에 진학하는 학생이 많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여전히 서울대 합격자수는 학력제고의 척도이자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 도내 서울대 합격자수는 82명(최종 등록이 끝나면 다소 가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음). 지난해 73명 보다 9명이 늘어난 것이다. 비록 서울대 입학정원이 줄지 않은 4~5년전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정원이 줄어든 후에도 합격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충북의 학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조화로운 학력제고(한마디로 공부 잘하자는 내용)를 기치로 한 도교육청의 교육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수학습지원센터를 통한 사이버 가정학습 등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배가시킨 원동력이 됐다.

특히 어려운 여건에도 걸출한 성적을 거둔 일부 학교에는 정말로 찬사를 보내고 싶다. 입학성적을 기준으로 할때 상대적으로 우수학생이 적은 학교인데도 서울대 합격자 도내 2위와 3위를 기록한 대성고와 충북대 부설고가 여기에 해당한다. 또 농촌교육이 피폐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각각 3명과 2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옥천고와 영동고는 '농촌학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좋은 본보기가 됐다. 다른 학교도 이들 학교의 성과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다면 다음엔 더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충북교육의 펀드멘탈도 그만큼 두터워 질 것이다.

이러한 도내 학교의 학력제고는 궁극적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인재의 외부유출을 막을 수 있다.

해마다 중학교 교문에 자랑스럽게(?) 내걸린 'XX외고 합격', 'OO과학고 합격' 등의 플래카드를 더이상 바라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각설하고 안병만 교과부장관이 13일 충북을 방문한다.

음성 금왕에 있는 충북반도체고를 방문하기 위해 충북을 찾는 안 장관은 이 고장 출신이다. 지역 출신인 안 장관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여건에서 충북이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는 보고를 받게 되면 내심 흡족하지 않을까. 충북교육 만세.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