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9.01.22 18:54: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기축년 설 연휴다.

한 해의 풍요와 상서로운 출발을 알리는 설이 넉넉함 속에서 찾아들어야 하는데 서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고 서럽기만 하다.

돌아보면 사실 우리에겐 웃을 일이 없었다. 무자년 쥐띠 해, 물론 출발은 좋았다. 모두의 기대를 안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다. 장밋빛 전망, 금방이라도 모두가 잘 살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꿈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제 여기저기서 못 살겠다는 아우성 소리만 들린다. 우리 모두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다.

지난 12월 신규 취업자는 40대 이후는 조금이나마 늘었지만 20~30대는 20만여명 이상 줄었다. 청년 실업자 35만명, 구직포기자 15만명, 취업준비자 60만여명을 합치면 110만명이다. 체감 실업률은 20%에 이른다. 여기에 청년 비정규직 200만여명까지 합치면, 청년의 절반은 불완전고용 상태다. 스물다섯 청년이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전출해 10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면, 주택청약저축도, 자가용도 없고, 결혼도 못하는 3무 인생이 된다고 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근로자들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 체불임금은 9천억원이 넘고 피해 근로자만 24만명이 달한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2만7천명이 1천 억원이 넘는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두배가 넘는 것이다.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 관내 7개 시·군에서만 지난해 연말 기준 1천933개 사업장의 4천8백여명 근로자들이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받지 못한 임금만 234억원 달하고 있다. 실물경제 악화로 근로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지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지표다. 여기에다 우울한 경제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위정자들은 생활고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희망보단 실망감만을 심어 주기 일쑤였다. 아니 실망을 넘어 개탄과 분노만을 남게 했다.

개그맨 박성광 씨는 상대 개그맨 박명진 씨에게 늘 뒤통수를 맞는다. 인기를 끈 국회의원 편에서는 "국민이 이러실 줄 모르고 뽑았을 거 아닙니까·"라고 질문하니 "나도 내가 당선될 줄 몰랐어. 모르고 그런 거야."라고 받아친다. 권위에 대한 조롱이다.

시계제로, 게다가 야만시대로의 복귀 조짐도 보이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나라 살림을 챙겨야 할 대한민국 국회는 난장판 자체였다. 회의장 문을 부수기 위해 해머와 전기톱이 동원됐는가 하면, 일부 의원들은 허리에 쇠사슬을 칭칭 감은 채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런 장면들이 외신을 타고 세계 곳곳에 알려져 나라 망신을 자초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 9명은 사리분별도 못한 채 단체로 골프외유를 떠났다가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국민들은 경제 한파로 가장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는 이때, 깽판 임시국회 운영으로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들 의원들은 저마다 부인과 가족을 데리고 따뜻한 남쪽나라로 찾아들어 파티를 열고 골프를 쳤다. 비난여론이 빗발치자 황급히 돌아와 내뱉은 해명들도 가관이었다. 한두 사람이 마지못해 자성한 것 빼고는 대부분 '사적인 여행인데 뭐가 잘못이냐'고 도리어 도끼눈을 떠 서민들을 분개케 했다.

또 국세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과 경주·대구에서 이명박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저녁을 함께한 사실이 알려져 서민들을 또 한번 허탈케 했다.

경찰이 철거민의 점거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한 서울 용산구 재개발 현장에서는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용산 참사' 이틀째인(21일) 사건 현장에는 철거민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할머니가 현장을 찾아 임시로 설치된 분향소에 헌화하면서 끝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설을 맞는 서민들을 더욱 우울케 하고 있다.

밀가루 장사하면 바람 불고 소금 장사 하면 비가 온다더니…. 우리에게 언제 웃을 틈이나 있었던가. 그렇게 운 쪼가리 하나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웃음을 잃은 채 또 다시 한해를 보내고 말았다.

그래도 다들 새해에는 웃으며 살자고 들 한다.

카네기의 '웃음 예찬'이 아니더라도 웃음이 '피곤한 자에게 휴식이 되며, 실망한 자에게는 소망이 되고, 우는 자에게 위로가 되며, 인간의 모든 독을 제거하는 해독제'임을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젠 뭔가 희망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기본으로 돌아가 희망을 찾아야 할 때다. 돌아오는 새해에는 모두가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