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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19 17:02:02
  • 최종수정2018.12.19 17:49:51

이혜정

청주YWCA사무총장

 학교 내 각종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발인 '스쿨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 일상에서 이어지는 여성혐오문화, 그에 따른 성범죄 피해사실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은 학교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성차별과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던 우리사회의 낙후된 권력구조가 그대로 있는 학교 현장에, 성폭력 성추행의 범죄가 암암리에 행해지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학교라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공간에서 권력을 가진 교사에 의해 벌어지는 성폭력, 성추행의 문제는 학교에 다닌 적이 있는 여성들은 익히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다.

 늘 조심하라고 훈육하지만 권력을 가진 나 '교사'는 예외인 듯 행동하는 소위 변태 선생님. 허벅지를 드러내고 짧은치마를 입으면 남자들을 흥분시키니 모두 다 네 책임이라고, 다리 벌리고 앉아있으면 섹스하고 싶어하는 표시라고 하면서 나의 몸을 혐오하게 하는 권력자. 정작 그들은 허벅지를 더듬고 무릎에 앉히면서 성범죄를 저지른다. 바로 학교라는 교육현장에서.

 피해 학생들은 이런 부정의한 학교현장을 고발한다. 철저하게 남성의 몸과 여성의 몸을 구분해 인지시키고 교사와 학생이라는 권력이 위계화 돼있는 학교현장이 어쩌면 우리 사회 모든 성폭력, 성차별의 뿌리일 수 있다.

 충북 지역에서도 청주대, 충북여중에서 시작해 충북여고, 청주여상, 대성여중 등 다양한 학교에서 스쿨미투 고발이 이뤄졌다. 스쿨미투는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앞으로도 터져나올 것이다. 하지만 충북교육청의 대안은 매뉴얼과 선언 수준에서 그치고, 실행단계에서는 한참 뒤처져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28일, 충북여성정책포럼과 충북젠더폭력방지협의회에서 공동주최한 '2018년 스쿨미투 우리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지역의 스쿨미투 현황을 파악하고 학내 성 평등한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당시 토론자가 발표한 국정감사 보고서를 보면 전국적으로 제보된 스쿨미투 학교는 65개교로 충북지역 4개교가 포함돼 있었다. 학교 유형별로 보면 고등학교가 2곳, 중학교 2곳이었고 이 가운데 여고가 2곳, 여중 1곳, 남녀공학 1곳으로 여학생만 있는 사립학교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사립교원에 대한 징계 기준을 국·공립 교원 수준으로 강화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사립학교는 성비위 사건 가해자에 대한 징계 권한이 학교 재단에 있어 교육공무원법을 따르지 않는다.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교육부도 지지부진하다. "기업이나 기관이 아닌 학교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이어서 대책 마련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공공 부문과 직장, 문화체육예술계 등 다른 분야 성희롱·성폭력 대책들이 나오는 동안 교육부는 포괄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미적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는 남성 중심적 시공간이다. 교사들의 태도 이외에도 교과서 교육과정 학교 문화는 학생들에게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을 내면화시킨다. 여학생으로 산다는 것에 일상적 규제, 모욕, 비하를 견디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10대들의 청춘들은 비로소 목소리를 드러내고 연대한다.

 지난 11월 28일, 스쿨미투 토론자로 참석한 교사는 토론문의 마지막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너희들이 잘못이 아닌데… 참고 견디느라 아팠겠다. 용기를 내어 말해 준 너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다. 너희들을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지?"

 이제 우리가 위드유로 응답할 때이다. 개별학교의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학교에 성희롱, 성폭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법, 제도, 정책적 변화와 이를 위한 연대와 투쟁이 필요하다.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며 거리로 뛰어나온 '여'청소년의 목소리를 듣는다. 울림을 듣는다. 스쿨미투는 학교와 교육의 페미니즘적 전환을 위한 여학생 주체들의 용기이다. 이런 용기있는 여학생들의 걸음에 나는,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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