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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9.18 21:16: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얼마전 충북의 대표적인 대학인 청주대가 내년부터 철학과를 문헌정보학과로 통폐합한다고 밝혀 대학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文), 사(史), 철(哲)이라고 해서 인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이 청주대에선 드디어 간판을 내리게 된 것이다.

기초학문인 인문학이 흔들리고 존폐기로에 놓였다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드디어 도내 대학에도 이러한 인문학 고사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철학뿐만아니라 이공계열의 기초학문인 물리학과도 두차례 이름을 바꿔가면서 내년부터는 공대로 편입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실용학문과 응용학문의 ‘쓰나미’에 인문학은 속수무책으로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2년제 대학에서의 기초학문 홀대는 더욱 심각하다.

모 전문대학의 한 교수는 현재 자신의 전공과는 관계도 없는 복지분야 강의를 맡고 있다.

원래 문예창작이 전공이었지만 지원학생이 없다는 이유로 학교측이 학과를 폐지하면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사회복지분야 강의를 하고 있다.

전문대에서 이러한 교수들을 보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기초학문이 이렇게 내몰리고 있는 상황을 전적으로 대학당국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무리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가면서 교수를 뽑아놓고 학생을 기다려봤자 우수 학생 유치는 고사하고 정상적인 학과운영이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 대학당국의 하소연이다.

결국 ‘인풋’과 ‘아웃풋’이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것은 어찌보면 바보스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대학마다 경제논리에 입각해 학생이 모이고 돈이 되는 학과만 설치하는 것도 정말 ‘참을 수 없는 교육의 가벼움’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고사직전의 기초학문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것인가.

많은 학자들은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사회적으로 기초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기초학문에 대한 재정지원제도를 확실히 마련해 주고 우수한 인재들이 경제적인 걱정없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책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은 인문학을 특별지원하기 위해 ‘인문학 특별기금’을 운영한다고 한다. 일부 대학들은 실용분야 프로젝트 수주액의 50%를 기초학문 연구비로 지출하도록 의무화했다고 한다. 더 이상 부러워하지 말고 우리나라도 이러한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연구한다면 좋은 방안을 마련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또 경제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만을 추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진리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학문의 발전을 위한 지원책도 늘어나야 한다.

아울러 기초학문 연구자 스스로 현시대에 필요로 하는 학문으로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가령 영화와 게임 등의 시나리오를 만들 때 문학작품 등의 줄거리를 접목시킨다면 영화와 게임의 질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학문만을 위한 기초학문이 아니라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정신으로 기초학문을 연구하고 실생활에 접목시킨다면 기사회생의 반전을 꾀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기초학문의 총체적인 위기를 직시하지 않고 경제논리에 입각한 학과 개편이 진행된다면 머지 않아 ‘소크라테스’와 ‘소쿠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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