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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9.11 20:44: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뒤로한 채 내일부터는 추석 연휴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조지훈 시인의 ‘낙화(落花)’>
옛 시인은 귀촉도(歸蜀道·두견이) 우는 가을밤에 지는 꽃을 보며 자연과 인생의 섭리를 관조(觀照)한다. 그렇게 깊어 가는 가을날, 서로 보듬고 때로는 상처 주는 민감한 속살들이 가족의 이름으로 한데 모이는 추석이다.
추석은 여론의 너른 마당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기본 단위인 가족과 친지, 이웃들의 만남에서 세상사가 이야기되고 그것이 모여 거대한 민심이 된다.

올 추석의 최대 화두(話頭)는 경제가 될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추석을 앞두고 한국경제는 온통 난리요, 야단법석이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주가와 요동치는 환율로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추석 물가는 뜀박질을 멈출 줄 모른다. 사교육비는 살인적으로 오른다. 금리마저 뛰어 빚 내서 내 집을 마련했거나 전세금을 보탠 가계는 숨통이 막힐 지경이다.

지난 6월말 기준 가계대출이 622조8천948억원으로 가구당 빚이 3천960만원이란다. 정말 많은 집들이 이자 내느라 허리가 휠 듯하다. 그런데 봉급은 제자리에 머물고 일자리는 늘지 않아 많은 젊은이들이 거리에서 방황한다.

환율도 무섭게 뛴다. 아들, 딸을 유학 보낸 집은 환율을 챙길 때마다 생돈 나가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철렁 한다. 주식에 손을 댄 가계라면 주가가 곤두박질쳐서 그야말로 거덜났다. 반타작 난 주식이 수두룩하니 말이다. 집이라도 팔아 빚을 갚으려 해도 안 팔린다.

금융·외환시장까지 요동을 치며 중산층·자산층까지 흔들어 놓는다.

그래서 인지 올 추석은 추석답지가 않다는 말을 주변에서 흔히 접한다. 되레 서민들에게 허탈과 삶의 고뇌로 다가선다.

한 국내 대형유통업체가 최근 고객(2천260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가 올 추석 고향길을 포기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민 5명 중 1명이 고향길을 포기한 것을 의미한다. 고향에 가지 않는 이유로 26.3%가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 되었고 현대건설의 최고 경영자 출신으로 실물경제를 충분히 경험했다는 측면에서 국민은 현 정권이 한국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6개월을 지낸 뒤 추석을 맞는 국민들은 민생고 해결에 골머리를 앓으며 실망이란 표현을 서슴치 않는다. 당·정·청와대 간의 사전 조율없이 불쑥 내놓았다 거둬들인 경제정책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주요 정책마다 오락가락하여 엇박자를 놓으니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턱이 없다.

이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추석여론 반전을 위한 승부수를 띠웠다.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경제문제에 비중이 실린 100분 동안의 일문일답에서 거침없는 설명과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가 내놓았던 8·21부동산대책, 9·1감세안, 불교계를 향한 종교편향 유감 표명에 나섰다. 이 대통령의 이런 노력이 추석연휴 국면반전을 이뤄낼까. 전문가들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대통령의 ‘의중’이 국민의 ‘체감’으로 전달될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정치권도 민족의 명절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가위 민심 잡기’ 경쟁에 나섰다고 한다.

여야 모두 추석 민심이 향후 여론의 향배를 좌우할 ‘바로미터’라는 판단에서 각별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각 당 지도부가 ‘중앙’에서 민생 행보에 속도를 내는가 하면 의원별로 지역구로 귀향해 구전 홍보 작업을 진행하는 등 공중전과 지상전을 병행하며 이번 연휴를 민심 잡기의 분수령으로 삼으려는 전략일 게다.

의도의 진정성과 내용의 신뢰성이 뒤따라야 한다. 두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대화로 포장된 행사는 일방통행식 이벤트로 끝나기 마련이다. 막힌 곳을 뚫기는커녕 불신과 냉소주의를 부채질하는 역효과만 자아낸다.

아직까지도 많은 국민들은 새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추석민심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오는 초석(礎石)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고 추석민심을 제대로 챙긴 뒤 서민을 위한 정책에 반영할 것을 정치권에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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