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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히말라야 오지마을 체험기 - 해발 1천565m 란드룩마을을 향해

안나푸르나 남봉·히운출리 병풍처럼
수백미터 폭포와 야생원숭이 재롱 볼만

  • 웹출고시간2012.01.29 19:50: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히말라야에서 첫날밤을 보낸 우리 일행은 새벽 5시20분부터 출발준비를 했다. 아침식사로 전혀 예상치 못한 미역국을 대접받았다. 오전 7시 들뜬 마음으로 해발 1천565m '란드룩(Landruk)' 마을을 향해 출발. '빙하의 눈물'이 만들어낸 계곡과 우거진 숲을 따라 하염없이 걸었다.

"헉~헉" 거친 숨이 목까지 차오를 때마다 웅장하고 신비로운 히말라야의 자연은 우리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길이 수백m에 달하는 폭포와 자연스레 미소지게 하는 야생원숭이들의 재롱이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폭 60cm에 길이 150m는 족히 돼 보이는 지상 30m 높이의 출렁다리가 눈에 들어온 순간 나의 몸은 얼어버렸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겐 절체 절명의 위기상황이다. 일행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는 순간 박연수 대장의 막대아들이자 체험단의 가장 나이어린 박형빈(9·남성초 2년)군이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하는 군인처럼 맨 앞에서 출렁다리를 씩씩하게 건너는 게 아닌가.

"아뿔사"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무섭다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앞사람을 따라 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출렁다리에 발을 올려놓았다. 엉거주춤한 나의 모습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뒤 따라오던 최윤철 변호사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다리를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그 뒤론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떻게 그 긴 다리를 건넜는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박 대장 부인인 한은순(원평중 교사)씨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여하튼 우리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오후 2시쯤 히말라야에서 두 번째 밤을 보낼 란드룩의 '헝그리아이'(Hungry Eye) 롯지에 도착했다.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곳에 자리한 아름다운 숙소였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조성된 계단식 논·밭과 집, 그곳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동화책에서 나옴직한 그런 곳이었다. 일행은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이 서둘러 란드룩에 도착한 이유는 따로 있다. '2012히말라야오지마을체험단' 출정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한 봉사의 참의미를 실천하고 전파하기 위해서다. 오지마을체험단이 무서운 속도로 자리 잡아갈 수 있는 배경에도 이 같은 봉사의 의미가 실천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정 전 참가자 전원에게 못 입는 헌옷 등을 준비하라는 의미를 이곳에 와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 롯지에 짐을 푼 일행들은 준비한 헌 옷과 학용품 등을 청주시청에서 제공한 쇼핑백에 담아 인근 산드룩(Sandruk Primary School)학교로 향했다.


우리의 방문을 미리 알아서인지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찬드라 칸다트리파팀(50·Chandra KantaTripatmi)) 교장을 비롯해 교사 8명이 92명의 초·중학생(4~12세)을 가르치는 이 근방에서는 제법 큰 학교였다. 선물을 전달한 우리는 아이들에 섞여 우리 전통놀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서 만난 스미다(15·Sumiter Hamal)라는 여학생은 장래희망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간호사라고 답했다.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마을주민들을 위해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스미다의 말을 듣고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허덕이며 스스로의 꿈을 설계하지 못하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느덧 안나푸르나 반대쪽 하늘에서 석양이 지고 있다. 내일은 이번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 중 가장 힘든 구간으로 꼽히는 지누단다(1천780m)를 거쳐 촘롱(2천170m)까지 계획돼 있다. 산드룩에서 만든 남다른 추억 때문인지 새벽 2시까지 잠이오지 않았다.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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