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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16 17:11: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오송(五松)이 천지개벽을 하고 있다.

불과 10여년전까지만해도 오송은 한적한 시골이었다. 청주사람들에도 오송은 청주와 조치원 중간쯤 되는 곳에 위치한 정도로만 인식돼 있는 청원군의 그저그런 농촌이었다.

그러던 이 곳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신천지가 됐다.

지평선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광활한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상이 솟아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보건관련 6대 국책기관의 위용은 하늘을 찌를듯 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 등 6대 국책기관은 거대한 보건의료행정타운을 이루면서 우리나라 바이오생명산업의 한 축으로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다.

보건의료행정타운 인근에는 인체자원중앙은행, 국립노화연구소가 들어설 부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오송에 본격적으로 둥지를 트게 되면 그야말로 오송은 우리나라 생명산업의 메카로서 날개를 달개된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오송첨복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보건의료행정타운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행정적인 측면의 한 축이라면, 오송첨복단지는 실질적인 연구와 임상을 맡는 또다른 한축이 된다.

바이오산업의 '좌 청룡 우 백호'가 모두 오송에 안착하게 되는 것이다.

보건의료행정타운 맞은 편에는 오송신시가지 조성이 한창이다.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가 거대한 단지를 이루고 있고, 그사이로 상가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마치 새생명이 움트는 것처럼 오송은 활기로 가득하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입구에서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남북으로 길게 시원하게 뻗은 경부고속철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간쯤에는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 오를 듯한 지붕을 머리에 얹고 있는 오송역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지난 11월 경부고속철 2단계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오송역은 교통의 변방인 충북을 단숨에 교통의 허브로 만드는 신통력을 발휘했다.

한적한 시골이 이렇게 신세계로 바뀔 것인지 과연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아마도 1천여년전 이 곳을 생명이 잉태하는 땅으로 지목해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 오행에 맞춰 다섯그루의 소나무를 심고 오송(五松)으로 칭했다는 신라말 최치원 선생도 먼훗날 이 곳이 이렇게 바뀔줄 예지했을까.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오송은 분명 충북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면모를 갖췄다.

하지만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보면 오송이 '생명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2% 부족한 면이 적지 않다.

오송이전으로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국책기관 직원들은 하소연을 한다. 몸은 고달퍼도 이사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왜 그들은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그 의문에 대한 답은 한번 오송을 가본 사람이라면 금세 알 수 있다. 변변한 약국이나 병원조차 없는 곳이 오송이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들은 그런 불편에 대처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체득하고 있을 터이지만 이 곳이 낯선 타지인 그들로서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직원들은 더욱 난감하다.

교육여건이 좋은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것이 부모의 생각이지만 오송에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교육여건이 아직은 불비하다.

밤이면 밤거리를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치안은 불안하다. 뻥뚫린 도로는 질주하는 차량들로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른다.

안타깝지만 새생명이 움트고 있다는 오송의 뒷면에는 이런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오죽했으면 맘먹고 오송으로 이사를 온 국책기관의 한 직원이 다시 서울로 이사가고 싶다는 말을 할까.

청원군 홈페이지에는 이런 현지민들의 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답변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지민들은 당장 시급한 문제인데 행정기관에서는 절차상 운운하며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모든 것들이 일정부분 거쳐야 할 과정이자 성장통이라고 볼 수 있지만 명색이 대한민국 생명의 땅이라고 하는 자부하는 오송에서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너무 아쉽다.

분명 시간이 걸려야만 해결될 문제도 있지만 행정기관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해결할 의지만 있다면 빠른 시간내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도 있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고, 그리고 그들이 안심하고 뿌리를 내리고 살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이웃이 아닌가.

생명의 땅 오송을 세계적인 바이오메카로 만드는 것도 우리의 과제지만 먼저 사람살맞나는 곳으로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몫임을 잊지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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