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실패 소고(小考)

2018.04.17 20:00:00

[충북일보] 충북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추대위)가 제안한 6·13지방선거 충북도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가 결국 무산됐다. 보수진영의 후보단일화 작업이 4년 전과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추대위는 지난 16일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을 단일후보로 결정했다. "추대위 검증 방식인 여론조사 50%와 추대위 평가 50%를 합산해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의보 후보는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심 후보는 추대위의 발표와 관련해 단일화 무산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추대위의 참 나쁜 단일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단일화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교육감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보수 진영의 단일화 실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에도 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최종 본선 후보까지 낙점했다. 하지만 컷오프 후보가 반발해 무산됐다. 여론조사 제외 후보까지 선거에 나섰다.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작업은 대개 세력이 비교적 약한 쪽에서 이뤄진다. 최종 목표는 말 할 것도 없이 선거 승리다. 물론 목표대로 승리할 때도 있다. 선거 때마다 당리당략이니 이합집산이니 하는 식의 비난을 받는 이유도 여기 있다.

심·황 두 예비후보는 그동안 단일화 합의문 이행과 배심원제 포함 문제로 대립하며 파열음을 내왔다. 이후 추대위가 제안한 단일화 합의 시한인 지난 13일까지 합의하지 못했다. 결국 심 예비후보의 단일화 불참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선거에선 필연적으로 승패가 뒤따른다. 2등은 없고 1등만 있다. 영광과 축하는 오롯이 1등 몫이다. 후보들이 쉽게 양보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양보는 실패든 성공이든 모든 걸 포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는 투표로 완성된다. 좋든 나쁘든 유권자 선택으로 완성된다. 그 중심에 유권자가 있다. 유권자가 다양한 견해를 가진 여러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하고 평가한 뒤 최적의 대안을 찾으면 된다. 물론 그 선택이 최선일 수도, 차선일 수도 있다. 때론 차악이고 최악일 수도 있다.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의 궁극적 의미는 실패를 줄이자는 데 있다. 후보들끼리의 자체 논의를 거쳐 유권자들에게 한 개의 선택지를 제시하자는 시도다. 선거의 가치와 의미를 고려할 때 나쁘지 않다. 되레 유권자에게 좋을 수 있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무조건적 폄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선거 후보 단일화 시도는 늘 있었다.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후보군에서는 비일비재 했다. 4년 전에도 그랬고,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충북도교육감선거에서 진보 진영의 후보는 단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충북 보수 진영에서 도교육감선거 보수 후보 단일화를 끊임없이 요구한 이유도 여기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보수진영의 후보단일화는 물 건너갔다.

충북도교육감 선거 보수 후보들은 4년 전 전철을 되밟고 있다. 심 후보와 황 후보는 제 갈 길을 갈 것 같다. 현직 교육감과 3자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구도는 그렇지만 성향으로 보면 보수의 분열이나 다름없다. 이 구도가 굳어지면 보수에겐 불행이다.

6·13지방선거 충북도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의 고전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심·황 두 후보는 내가 만든 날카로운 욕망의 가시가 누구에게 상처를 줄 지 헤아려야 한다. 궁극적으로 누구를 아프게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충북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보수 후보가 선전하려면 단일화해야 한다. 이미 충분조건을 넘어 필수조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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