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 강진 발생한다면…

보은 6.8지진 가상 시뮬레이션 결과
1만2천명 사망 14만동 붕괴 등 폐허

2011.03.14 20:37:16


일본 동북부지역에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15m가 넘는 해일이 들이닥쳐 한 마을을 통째로 휩쓸어 버린 가운데 충북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어느 정도나 될까. 지진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충북도 절대로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008년 5월 가상 지진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충북 보은지역에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사망 1만2천809명, 부상 59만4천402명, 긴급 피난자 51만 명으로 예상치가 산출됐다. 또 건물 붕괴는 14만동 이상 파손되는 것으로 나왔다.

보은을 중심으로 한 청주, 청원, 상주 등이 최대 피해지역으로 나타났고, 수치로만 따진다면 지난 1995년 한신(阪神)대지진의 인명 손실보다 무려 두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진앙지가 보은지역이었는데도 피해지역은 상당히 넓어 강원도 지역까지 그 여파가 미쳐 강원도에서만 199명이 숨지고 1만525명의 부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충북도내 도내 주요 댐도 지진 앞에 무력한 실정이다. 수십억t의 물을 담고 있는 댐이 붕괴될 경우 그 피해는 일본의 해일 피해만큼 심각한 2차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다목적댐 15곳과 용수댐 12곳 가운데 내진설계가 된 곳은 한 곳도 없다.

대청댐은 보은·옥천·청원지역에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고, 충주댐은 충북의 중북부지역에 드넓게 형성돼 지진으로 인해 댐이 붕괴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10월 충북도 국정감사에서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김기현(한나라당) 의원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청주·제천지역에서 허가·접수된 건물 1천72동에 대한 내진설계 적합성을 확인한 결과, 60.4%인 647건이 부적합했다고 밝혔다. 특히, 건축사가 확인한 구조안전(내진설계)확인서 930건 가운데 631건인 67%가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규모 6.5이상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충북도내에서 20년이 넘은 아파트나 건축물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진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규모 5.3의 평북 의주(1980년 1월), 그 다음이 보은 속리산(1978년)이 규모 5.2를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충북도 지진에 안전지대는 아니다"면서 "충북지역에서도 규모 6.0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운용하고 있긴 하지만, 국내에서 관측되고 있는 지진을 모델 삼아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규모 4.0이상의 지진 시뮬레이션 결과는 얻을 수 없었다.

현재 충북도는 지진피해에 대한 통합적인 대응시스템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 풍수해 재난관리시스템을 운용하는데 그쳐 강진으로 인한 전기 및 통신시스템이 붕괴됐을 때 그 대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금 현재로서는 일반 풍수해 재난관리시스템으로 통합 운용되고 있다"면서 "일본과 같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진피해에 대한 대응시스템 등의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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