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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슈퍼을'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했는데, 진짜 목적은 세계적 슈퍼을로 알려진 ASML이란 기업을 방문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물건을 사고파는 계약을 하면서 쓰는 약정서에 보통 사는 쪽을 '갑'이라 하고, 파는 쪽을 '을'이라 지칭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물건을 사는 쪽보다는 파는 쪽이 약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는 쪽이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을 내게 되어 '갑질'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런 경우와 달리, 파는 쪽이 강세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두고 '슈퍼을'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네덜란드의 ASML은 반도체 장비의 핵심장치라는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노광공정은 나노단위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반도체의 집적회로를 그리는 '포토-리지스트(photo-resist)'라는 감광액에 빛을 쬐어주는 첨단공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사람의 손이 아닌 빛으로 그리는 것이지요. 2010년대 후반부터 7나노 이하의 웨이퍼 수요가 늘어나게 되어 이를 만들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이런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이 ASML 한 곳뿐이라고 하니 가히 슈퍼을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이 ASML한테는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2022년 순매출이 212억 유로(약 30조 원)에 달하고, 10년간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노광장비는 1대 평균 600억 원으로 비싼 것은 3천억 원을 넘는 것도 있습니다.

이 장비를 사들인 나라를 보면, 대만 38%, 우리나라 28.6%, 중국 13.6%, 미국 9.4%, 일본 4.8%로 현재 반도체 강국들입니다. 올해 우리나라는 3%정도 줄어들었고 다른 나라들은 늘어났습니다. 우리 반도체 불황을 짐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국빈방문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도 ASML지사가 있어 약 2천 명의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ASML의 피터 버냉키 회장이 2022년 11월 우리나라에 와서 경기도 화성의 동탄지구에 ASML수리센터, 글로벌 트레이닝센터가 들어가는 뉴 캠퍼스 조성을 한다는 협약식을 가졌고, 앞으로 R&D센터를 세운다는 계획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더 나아가 완제품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ASML의 노광장비는 800여 개 글로벌 공급업체에서 제공하는 수십만 개의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입니다. 이 부품을 ASML지사에서 모듈형태로 구성한 후 네덜란드 본사로 보내 조립을 하고, 다시 이것을 역순으로 분해하여 구매한 곳에서 조립을 하게 됩니다. 이 장비의 무게는 180t에 이르고 높이는 5m라고 합니다. 옮기는데 비행기 3대, 대형트럭 20대 이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복잡한 분해조립과정을 거치는 대신 한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도록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고가의 최첨단장비를 우리나라에서 완제품으로 만드는데 따르는 효과는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과학적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네덜란드는 좁은 국토에 자원은 부족하면서 인구는 밀집된 비슷한 여건의 나라입니다. 네덜란드는 오래전부터 무역왕국으로 이름을 떨쳤고, 현재도 강소농으로 선진 농업을 자랑하고 있으며 ASML같은 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갖춘 나라입니다.

우리 충북도 네덜란드와 같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면적은 작지만 강한 경쟁력을 갖춘 강소농을 육성하고, 오창과 오송을 중심으로 한 첨단 과학산업단지를 발전시킨다면 우리도 '슈퍼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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