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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산경탐사Ⅱ- 계명지맥 답사기 ④

"오르고 또 오르고 보니 희뿌연 충주호는 한폭의 수묵화라네"

  • 웹출고시간2009.02.12 23:22: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남산에서 바라본 충주호

4일차...신매고개~마즈막재(도상거리 8.5km 5시간 50분 소요)

신매고개~337.8봉(△)~ 462.2봉(△)~재오재~성재~남산(△636m)~마즈막재
희뿌연 연무에 잠식당한 세상은 온통 그늘지다. 그로인해 체감되는 바깥공기는 더 스산하다. 게다가 폴폴폴 싸락눈 까지 허공을 가른다.

춥다. 움직여야 했다. 신매고개 출발하연 간간이 낙엽속으로 드러난 통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선 능선에서 제일 먼저 우릴 맞이하는 건 묘지였다. 묘지를 지나 이어진 마루금은 아늑한 산책길 같다. "바스락바스락" 갈잎들의 아우성에 리듬을 타듯 걸음이 가볍다. 자잘한 오르나림이 점차 가속이 붙는 오름길은 비스듬 좌측으로 이어지고 또다시 수북수북 쌓인 낙엽헤치고 가야 하는 나뭇잎 러쎌후 377.8봉(△)이다.(신매고개에서 1.4km 55분 소요) 희미함 속에 형체만 드러난 주변의 산세가 아름답다.


377.8봉 이후 좌측으로 휘어지는 마루금은 날등으로 이어지더니 철탑이 있는 안부에서 봉을 오르고 이어진 오름길은 봉에서 좌측으로 그리고 잡목들 사이 가늠되는 다음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틀어지는 능선길이 지맥길일거야 생각하며 오른 봉우리인데 또다시 그림자처럼 나타난 커다란 다음 봉우리와 이어진 우측능선...그 위세에 아무런 의심없이 또 미련스레 갈 길을 고집한다. 그리고 봉에 오른뒤 숨고르며 둘러보는 사이 또다시 스치는 서늘한 기운...간간이 보이던 리본도 안보인다. 선두팀들의 흔적도 안보인다.

"또?" 아니나 다를까 선두그룹과 연락해 보니 전 봉우리에서 좌측능선으로 길머리를 틀었어야 했는데 한 봉우리를 더 진행한 것이었다. 잠시 가던길 되짚어 봉 갈림길에서 대원들 기다리는 사이 차량이동을 위해 하산지점인 마즈막재 다녀온 대원들도 만났다. 얼마나 죽을동살동 쫓아왔는지 숨은 헐떡거리고 땀은 뻘뻘 얼굴은 발갛게 익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지만 지맥답사를 위한 여정에 부수적으로 생기게 되는 사소한 수고와 희생이 있기에 우리들의 하루는 마음껏 즐겁고 마음껏 행복할 수 있는것 같다.

얼기설기 풀어헤친 잡목들의 성가스러움을 뿌리치며 급격히 떨어지는 흐름을 타고 내려서니 +안부 발치다. 고갯마루 우측 아래로 자리한 묘지뜰에 둘러앉아 평화로운 산골마을 전경과 충주호를 바라다 보며 점심상을 펼친다. 음산함은 잠시의 소풍도 허용함에 인색하다.

춥다. 얼른 움직여야 했다. 가풀막이 드세다. 중간중간 용도를 알수없는 석축이 있다. 봉에서 우측으로 이어진 능선은 아담한 숲길 이어지고 간간이 묘지를 지나 삼각점이 있는 446.2봉(△)이다.(377.8봉(△)에서 3km 2시간 50분 소요) 삼각점 주변을 에워싼 철쭉들의 자리매김이 빼곡하다.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남산이 한눈에 다 바라다 보인다.

446.2봉(△)에서 좌측으로 이어진 산줄기는 또다시 낙엽으로 무장한 희미함을 뚫고 내달리다 막다름에서 마주하게 된 벌건 벽...채석장이 있는 재오재이다. 깎이고 파헤쳐지는 문명의 폭행으로 인해 흉물스레 속살 드러낸 산줄기 바라보며 우리들은 잠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이곳에서 마루금은 우측능선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너무 훼손이 심해 채석장을 가로질러 좌측 산능으로 오르는 타협점을 찾지만 그또한 만만치 않다. 꾸역꾸역 봉에 오른뒤 완만하게 이어진 산줄기는 이번엔 아름드리 느티나무 롸 산신각에게도 자리 내어준다. 날씨탓인가 음산하다.

산신각뒤 임도를 가로질러 시작된 남산 오름길은 고행의 시작이다. 길은 너덜길에 가시덤불 투성이다. 겨우 벗어나는가 싶으면 임도가 나타나고 또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가파름을 거스르는 일은 갈수록 태산이요 산넘어 산이다. 너무 힘들어 임도 따라 편하게 가자 걸음 떼어보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산허리를 휘감아도는 임도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멀어지는 것 같아 또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가시덤불 사이로 몸을 던지며 "참나~"못말리는 이 객기를 나무란다. 가파름이 장난이 아니다. 듬성듬성 성벽처럼 자리한 바위들의 틈을 가르며 능선에 서니 그토록 고대하던 남산은 아속하게도 뒤로 물러나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천연의 요새처럼 차오른 남산(△ 636m)정상부엔(462.2봉에서 2.6km 1시간 50분 소요) 축대처럼 쌓은 성곽이 빙 둘러처져 있고 2그루의 소나무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다. 빽빽한 도심 충주시가 내려다 보이고 푸르른 물줄기를 담은 충주호가 바라다 보이는 조망이 압권이다. 후미팀 합류후 기념사진 찍고 (재오재, 마즈막재2.2km)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성곽길 따라 내려서니 다음에 이어갈 계명산이후 산줄기가 건너다 보인다. 성곽길 따라 내려서다 좌측으로 난 성곽사이를 빠져나와 내려서면 올라오던 길과는 딴판으로 산길이 선명하다. 평일인데도 산을 찾은 시민들을 많이 볼수 있다.


여운이 더 길게 남는다 했던가? 남산이후 내리막길은 금새 다달을 것 같은 성급함을 나무라듯 잦아들듯 하다가도 되살아나는 자잘한 오르나림이 길다. 이동통신탑을 지나고도 남은 여운은 이어지고 철탑을 지나자 자동차 소리 들린다. 도심의 소음이 반가울수 있는 시간인 보훈탑과 쉼터가 있는 531번 도로 마즈막재(462봉()에서 2km 1시간 10분 소요)...끝이다.

춥다. 얼른 움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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