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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영

충북아동청소년포럼 공동대표

노자는 강하고 딱딱한 것은 죽음에 속하고 유약한 것은 삶에 속한다는 것을 자연계의 예를 들어 말하고 있다. 사실 갈대를 보면 아무리 태풍이 몰아쳐도 흔들릴지언정 꺾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큰 나무는 맞바람에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혀 버리기도 한다. 산 사람은 몸이 부드러워 마음대로 굽히고 펼 수 있지만, 죽은 시체는 뻣뻣해서 팔다리를 구부리기도 힘들다. 노자는 이러한 현상을 근거로 하여 "유약한 것이야말로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라고 하였다.

천하에 물보다 유약한 것은 없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기로는 이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사실을 세상이 다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이는 드물다

사실 물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유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유약한 물이 바위에 구멍을 뚫는다. 가장 유약한 물이 가장 강한 바위를 이기는 것이다. 우리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치를 잘 잊어버리는 이유는 강한 것이 세상을 이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한 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강함이란 곧 사물의 정점에 이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내 쇠하지 않을 수 없다. 쇠를 불려서 날카롭게 해 놓으면 오래 갈 수 없는것을 잘 아는 이는 언제까지고 유약함을 지키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굳세고 강한 것을 이겨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것을 부리게 되는 것이다. 노자는 예나 지금이나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해 주면서도 다투지 않고, 뭇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자리잡는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은 자신의 가치를 내세우거나 뽐내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흘러가다 단단한 바위를 만나면 거역하지 않고 스스로 피해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싸우려 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허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경쟁이란 무엇인가? 바로 남을 이기고 남보다 위에 서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물과 같은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스린다면 애써 감추고 싶은 마음의 허물이 없어질 것이다. 또한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하려고 애쓴다면 그가 지도자가 되어 사람들 위에 군림한다해도 사람들은 그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저절로 그를 따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낮은 곳에 처하기를 싫어한다. 조금이라도 남보다 위에 서고자 안달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근심과 걱정이 생겨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심신은 괴로워진다. 그러니 지혜로운 사람의 행동은 다를 수밖에 없다. 마치 물처럼 행동하므로 남과 다투지 않는다. 다투기는커녕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하려고 한다. 결국 노자가 말하는 낮은 곳에 처하라는 것은 작위적인 행동, 억지로 하는 행동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잠시 마음을 내려 두고 생각해 보자. 도대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툴 필요가 있는 것일까? 싸움을 통해 극복할 대상이 있는 것일까? 또 그렇게 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현명한 이는 알고 있다. 이 세상에 다툴 사람은 하나도 없으며 오직 하나 있다고 하면 바로 자기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손바닥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싸우려고 하는 상대가 있어야 싸움이 되는 법이다. 시끄럽고 피곤하고 부산한 인생이 아니라 조용하고 평온하며 넉넉한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스스로 유약함을 지키며 남과 다투지 말고 겸허하게 아래에 처하려는 것 말고 또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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